[휴먼]한국솟대문화보존회 김익열 회장 "자연과 전통문화의 조화, 민족신앙 뿌리 지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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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한국솟대문화보존회 김익열 회장 "자연과 전통문화의 조화, 민족신앙 뿌리 지켜야죠"

솟대는 공동체 문화의 원류 … 장대 위에 조각한 새 매달아 마을 안녕 기원했던 풍습 제10회 인산솟대마을 솟대제ㆍ제2회 작품전 호응속 성료

  • 승인 2017-03-02 10:15
  • 신문게재 2017-03-03 2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국솟대문화보존회 김익열 회장을 만나다

'가족과 이웃, 자연과 전통문화가 더불어 함께'.

김익열 한국솟대문화보존회장이 지난달 11일 정월 대보름날을 맞아 동구 대별동 인산솟대마을에서 제10회 인산솟대마을 솟대제와 제2회 인산솟대작품전을 열었다. 일평생을 솟대 제작에 바치며 청춘을 불살라온 김익열 회장을 동구 대별동 인산솟대마을에서 만나 솟대에 쏟은 사랑과 정열, 한국솟대문화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 회장님, 지난 제10회 인산솟대마을 솟대제와 제2회 인산솟대작품전이 주민들의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요?

▲정유년 정월 대보름을 맞아 저희 한국솟대문화보존회에서 주최하고 인산솟대마을이 주관한 인산솟대마을 솟대제와 인산솟대 작품전을 개최했는데요. 이번 솟대제와 작품전은 한민족 정신문화의 최고 정수이자 공동체 문화의 원류인 솟대를 주제로 아름답고 장엄한 솟대예술과 문화를 널리 알리고 계승해 발전시켜나기 위해 열었습니다. 솟대제는 마을공동체를 꽃피우는 행사입니다. 정유년 새해 우리의 희망이고 꿈인 솟대를 통해 새해의 복록을 빌고, 복록, 관록, 식록을 듬뿍 듬뿍 주는 해로 삼았으면 합니다. 새로운 대통령을 뽑고 봉황이 나는 해를 맞아 국운 융성과 문화융성의 새로운 발판을 맞이하는 새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 회장님, 솟대에 대해 설명해주실까요?

▲'솟대'는 '솟아있는 대'입니다. 공공예술의 시원이 바로 솟대죠. 솟대는 공동체의 삶이었습니다. 특정한 동·식물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던 상고시대 '토템문화'는 공동체 사회의 특성을 나타나는데요. 단군조선의 웅족과 호족이 토템으로 여겼던 곰과 호랑이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더해 자유롭게 창공을 나는 새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새 토템의 흔적은 '솟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예부터 장승과 함께 마을의 수호신으로 세웠던 상징물인 솟대는 긴 장대 위에 나무나 돌로 조각한 새를 매달아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던 풍습입니다. 옛 사람들은 하늘과 소통하고 싶은 인간의 염원을 훨훨 나는 새에 담았을 것입니다. 공공미술과 공공예술의 시원인 솟대문화는 우리 정신문화의 정수입니다. 솟대는 민간신앙이고 다산과 풍년을 기원하고 통치자를 상징합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새인 봉황은 하늘의 소리를 전하는 임금의 새입니다. 임금이 하늘의 소리를 듣고 백성들에게 전해주는 새이죠. 솟대를 공부하다보니 역사의 퍼즐맞추기를 하게 됩니다. 천지자연의 소리를 들으라는 의미를 깨닫게 되죠.

-인산솟대마을 소개 좀 해주실까요?

▲이 곳 인산솟대마을은 25년전 제가 이 곳 대별동으로 이사를 오면서 5400여 평의 당산에 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집 뒤의 당산 지모산에 오르면 우리 민족의 암석 숭배 사상과 조상들의 신앙행위를 알 수 있는 흔적들이 곳곳에 있어 신비로움마저 느껴지는데요. 동네 공동체 구성원들의 건강과 풍요, 행복하고 신명나는 삶을 바라는 의미에서 신령스러운 성물(聖物)인 바위를 매개로 기도하던 곳입니다. 민족신앙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이자 모태가 되는 곳이기도 하고, 산자들의 삶을 위해 기도하고 치성을 드리던 우리 민족의 영혼의 고향같은 장소입니다. 기층민들의 힘든 삶을 하늘의 초월적 힘을 빌어서라도 온전하게 실현시키고자 했던 조상들의 꿈과 이 나라 통치자들의 희망이 맺히고 영글어있는 자리에 희망안테나인 솟대를 세울 수 있어서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역사는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바래면 신화가 된다고 하죠. 당산의 뒷산은 신화를 만들고, 앞산은 역사를 만들고 잉태합니다. 당산 지모산은 스토리텔링의 보고입니다. 제가 가꾼 이 지모산에 오를때마다 마음이 참 편안해지고 행복해집니다.

-인산솟대마을 갤러리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시지요.

▲이 곳 저희 집 별관에 인산솟대마을 갤러리를 조성해놨는데요. 27년 전 취미로 목공예를 시작한 저의 꿈이 서려있는 이 곳은 제가 직접 제작한 수백점의 솟대를 만나볼 수 있는 문화공간입니다. 솟대는 하늘에 마을의 안녕과 풍요와 풍농, 다산과 성공 등을 기원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세워놓은 신과 인간의 매개체였습니다. 솟대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소통수단이자, 인간이 하느님께 다가가기 위한 희망의 안테나인 동시에 제정일치사회의 제사장이고 단군성조들의 통치수단이었지요.

-김 회장님이 솟대를 제작하게 된 특별한 사유가 있으신지요.

▲지난날 대학에서 성공학을 강의하던 시절, 성공과 금전을 동일시하며 너도 나도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꿈을 꾸는 학생들에게 현실과 꿈의 간극을 좁혀서 스스로 땀흘려 일하면서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모습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취미로 뿌리공예를 하고 있던중 13년 전쯤부터 본격적으로 솟대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과감하게 기존에 해오던 일들을 접고 이 곳에 들어와 솟대 제작에 전념하게 됐죠. 솟대는 날고 싶어도 날지 못하는 장애새입니다. 생각해보면 솟대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도 나무새처럼 날고 싶어도 날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죠. 그렇다고 우리의 꿈과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죠. 그래서 가장 역설적이지만 날지 못하는 나무새를 통해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땀 흘리는 모습을 우리 아이들에게만이라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솟대마을을 만들 정도로 솟대 제작에 전념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나요?

▲대학에서 강의만 하던 사람이 너무도 생소한 솟대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 주변의 반대가 심했지만 제 스스로는 이 일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불광불급'이라고, 스스로 미쳐서 온몸으로 땀 흘리며 보여준 노력과 실천 덕분에 가족들도 결국 저에게 솟대에 전념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자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늘 고마우면서도 미안하기만한 가족은 제 힘의 원동력이자 삶의 보람이지요.

-인산갤러리를 둘러보니 나무솟대뿐 아니라 도자기로 만든 솟대도 많더군요.

▲나무솟대는 밖에 세워두면 2~3년 지나면 썩습니다. 작품성 있는 나무솟대들을 어렵사리 만들어 밖에 둘 수가 없기때문에 저는 처음부터 솟대를 밖에서 건물 안으로 들여놓는 작업을 했습니다. 원래 우리의 솟대는 공공조형예술의 원류이기도 하지만 현대 조형미술의 한 장르로 생각했습니다. 재료의 다양성과 함께 나무새의 대체재로서 도자기새를 생각한 것인데 무엇보다 제 딸이 손재주가 좋아요. 딸아이 자신도 만드는 것을 아주 좋아해서 도자기솟대 작가 1세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녀가 함께 작업활동을 한답니다.

-솟대를 보존하는 막중한 일을 하고 계신데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시지요.

▲솟대는 저와 평생을 함께할 동지입니다. 솟대로 가는 길은 천지자연과 하나되는 길입니다. 십자가 위의 새, 부처님 위의 새, 예수님 위의 새 등 무궁무진한 소재로 하드웨어를 만드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이 곳 솟대마을은 우리가 지난날 잃어버린 영혼의 고향이자 민족 신앙의 성지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우리마음에 영성과 공동체문화가 다시 살아나는 영혼의 안식처와 같은 곳으로 재창조되어서 문화 컨텐츠를 창조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곳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바람입니다. 앞으로 저는 '이야기와 함께 가는 솟대'를 제목으로 한 수필집을 낼 계획입니다. 인산솟대마을에 솟대 동산을 만들고, 우리 지역에 솟대를 널리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대담·정리=한성일 제2사회부장 부국장


▲ 김익열 회장은 누구 … 1963년 경북 상주 출생, 대전대 행정학과 석·박사, 우송공업대학 사회복지과 겸임교수, 대전대 행정학과 출강, 우송대·우송정보대 사회복지학과 출강, 충효국민운동 대전시지부 사무국장, 한국청소년 동아리연맹 대전시동구지부장, 대전·충남미래와 경제포럼 지방자치위원장, 대전대 대학원 원우회장 역임. 현재 인산문화원 대표, 인산솟대마을·한국솟대문화보존회 회장으로 활동중. 저서로 장편역사소설 홀로 도는 바람개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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