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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
이성의 시대에는 역설의 논리가 쉽지않다. 왜냐하면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서부터 물질과 정신, 자연과 초자연, 과학과 종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성향이 있어 둘중의 하나를 택하는 논리만 있기 때문이다. 이분법적 사고는 복합적인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하나의 범주 안에 들어가도록 구분해야한다는 강박을 더욱 부추긴다.
예수님의 말씀 중에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제 목숨을 버리고자 하는 자는 얻을 것이다”라는 역설적인 가르침이 있다. 이 가르침은 아무 것도 보지않고 그저 얻고자 하는 삶 만을 생각하고 달려왔던 방향을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 얻기 위해서는 버려야하는 역설의 진리 속에서 생각의 전환이 생긴다. 죽자고 붙들고 있던 생각을 한번 뒤집어 보는 역설의 경험은 우리의 사고를 의외의 방향으로 틀수 있게 한다.
역설은 어떤 사물을 뒤집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논리적으로는 자기모순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진리에 도달하게하는 반전의 효과를 일으킨다. 듣는 순간 자기 생각과 반대인 것 같은데 역방향에서 오는 참된 의미가 자신의 생각을 통합시켜서 다름의 영역을 받아들인다. 역설의 논리는 지금 까지 갖고있었던 통속적인 사고를 깨고 새로운 사고의 흐름으로 나아가게 한다.
반전의 매력이라고 하던가? 이 매력은 어디서 오는가? 이미 범주화된 사고 틀 속에서 전혀 뜻밖의 의외성이 나타날 때 느끼는 매력이다. 우리의 사고 방식은 틀에 짜여있다. 자신들만의 프레임에 갖혀 사고하고 그렇게 산다. 프레임을 건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 말은 일련의 논리의 틀에 가두어 다른 생각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다는 말도 될 것이다. 정치논리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프레임들, 인종차별적 프레임, 학력 프레임, 계층 프레임, 명품 프레임등의 온갖 편견들로 이루어진 프레임들이 우리 사고의 경직성을 지속시킨다. 이 틀이 깨질 때 우리는 반전의 매력이라하며 의외성이 주는 신선함에 열광한다. 이것은 통합적으로 볼수 있게 하는 역설이 주는 힘이며 지혜이다.
역설 속에서 이질성의 경험은 각각 개별로 존재하는 것들이 하나로 묶여지면서 진리를 깨닫게하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우리는 오랫동안 논리를 따라 범주화시키는 사고에 길들여 왔다. 같은 것 끼리 묶고 구획 시켜 범주화된 것을 만들어 선택하게 한다. 분석하고 구획하는 근대적인 사고틀은 의도치 않게 편협적인 세계관을 갖게할 뿐만 아니라, 다름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차단해 왔다. 이질적인 두 개의 범주는 함께 공존해서는 안되는 것인가? 이 경계를 풀어 주는 지점에서 역설의 진리가 드러나고 우리는 자유로움을 경험한다. ‘둘 중의 하나’가 아니어도 괜찮은, 이것과 그리고 저것 ‘양쪽 다’라는 것을 허용하는 통합의 사고를 기대해 본다. 서로 다른 것들을 통합하는 힘은 삶의 다양한 면들을 이해하여 열린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축복된 은총을 가져온다. 스콧 펙이라는 정신의학자가 주장하는 역설적으로 사고하는 통합의 사회가 떠오른다. “그리하여 우리는 사업체가 이윤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윤리적일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정치질서와 사회정의를 조성해줄 수 있는 정부, 숙련된 기술과 연민을 갖고서 시행되는 의술, 과학과 종교를 다 함께 배우는 어린이들을 꿈꾸고, 우리의 비전은 통합의 비전이다.”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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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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