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칼럼] 역설이 주는 지혜

  • 오피니언
  • 중도칼럼

[중도칼럼] 역설이 주는 지혜

  • 승인 2017-05-31 13:23
  • 신문게재 2017-06-01 22면
  •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모두가 다 아는 아버지와 아들의 목욕탕 유머 한편. 탕 속에 들어간 아버지의 “아, 시원하다”는 말에 아들은 탕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앗 뜨거워” 한 마디 내뱉은 후, 아버지를 보며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네”라고 말한다. 뜨거운 물 속에서 느끼는 아버지의 시원함의 역설적 의미를 아들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또 하나의 역설의 의미를 튀긴 아이스크림이라는 디저트 음식에서 찾는다. 이 음식은 뜨거운 튀김과 찬 아이스크림의 이질적인 맛을 통합적으로 느끼는 경험을 제공한다. 뜨거운 물이 어떻게 시원함으로 느껴지는지,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뜨거운 튀김과 함께 어떻게 공존을 하는지... 이렇게 뜨거움과 시원함, 아이스크림과 튀긴 것을 하나로 통합시켜 버리는 역설적인 상황은 새로운 경험으로 우리를 이끈다. 서로 대조적인 각각의 이질성이 어느 지점에선가 수렴되어 의외적인 결과를 만들어 예기치 않은 느낌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리냐의 범주를 이미 넘어선다.

이성의 시대에는 역설의 논리가 쉽지않다. 왜냐하면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서부터 물질과 정신, 자연과 초자연, 과학과 종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성향이 있어 둘중의 하나를 택하는 논리만 있기 때문이다. 이분법적 사고는 복합적인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하나의 범주 안에 들어가도록 구분해야한다는 강박을 더욱 부추긴다.

예수님의 말씀 중에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제 목숨을 버리고자 하는 자는 얻을 것이다”라는 역설적인 가르침이 있다. 이 가르침은 아무 것도 보지않고 그저 얻고자 하는 삶 만을 생각하고 달려왔던 방향을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 얻기 위해서는 버려야하는 역설의 진리 속에서 생각의 전환이 생긴다. 죽자고 붙들고 있던 생각을 한번 뒤집어 보는 역설의 경험은 우리의 사고를 의외의 방향으로 틀수 있게 한다.

역설은 어떤 사물을 뒤집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논리적으로는 자기모순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진리에 도달하게하는 반전의 효과를 일으킨다. 듣는 순간 자기 생각과 반대인 것 같은데 역방향에서 오는 참된 의미가 자신의 생각을 통합시켜서 다름의 영역을 받아들인다. 역설의 논리는 지금 까지 갖고있었던 통속적인 사고를 깨고 새로운 사고의 흐름으로 나아가게 한다.

반전의 매력이라고 하던가? 이 매력은 어디서 오는가? 이미 범주화된 사고 틀 속에서 전혀 뜻밖의 의외성이 나타날 때 느끼는 매력이다. 우리의 사고 방식은 틀에 짜여있다. 자신들만의 프레임에 갖혀 사고하고 그렇게 산다. 프레임을 건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 말은 일련의 논리의 틀에 가두어 다른 생각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다는 말도 될 것이다. 정치논리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프레임들, 인종차별적 프레임, 학력 프레임, 계층 프레임, 명품 프레임등의 온갖 편견들로 이루어진 프레임들이 우리 사고의 경직성을 지속시킨다. 이 틀이 깨질 때 우리는 반전의 매력이라하며 의외성이 주는 신선함에 열광한다. 이것은 통합적으로 볼수 있게 하는 역설이 주는 힘이며 지혜이다.

역설 속에서 이질성의 경험은 각각 개별로 존재하는 것들이 하나로 묶여지면서 진리를 깨닫게하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우리는 오랫동안 논리를 따라 범주화시키는 사고에 길들여 왔다. 같은 것 끼리 묶고 구획 시켜 범주화된 것을 만들어 선택하게 한다. 분석하고 구획하는 근대적인 사고틀은 의도치 않게 편협적인 세계관을 갖게할 뿐만 아니라, 다름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차단해 왔다. 이질적인 두 개의 범주는 함께 공존해서는 안되는 것인가? 이 경계를 풀어 주는 지점에서 역설의 진리가 드러나고 우리는 자유로움을 경험한다. ‘둘 중의 하나’가 아니어도 괜찮은, 이것과 그리고 저것 ‘양쪽 다’라는 것을 허용하는 통합의 사고를 기대해 본다. 서로 다른 것들을 통합하는 힘은 삶의 다양한 면들을 이해하여 열린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축복된 은총을 가져온다. 스콧 펙이라는 정신의학자가 주장하는 역설적으로 사고하는 통합의 사회가 떠오른다. “그리하여 우리는 사업체가 이윤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윤리적일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정치질서와 사회정의를 조성해줄 수 있는 정부, 숙련된 기술과 연민을 갖고서 시행되는 의술, 과학과 종교를 다 함께 배우는 어린이들을 꿈꾸고, 우리의 비전은 통합의 비전이다.”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시체육회-더보스턴치과병원, 체육인 구강 건강 증진 업무협약
  2. [숏폼영상] 도심 한복판에서 숲속 공기 마시는 방법
  3. 백석대, 건학 50주년 기념 기독교박물관 특별전 '빛, 순간에서 영원으로'
  4. 남서울대, 제2작전사령부와 국방 AI 협력 업무협약 체결
  5. 천안시, 성고충상담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1.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
  2. 천안법원, 무면허 음주사고 후 바꿔치기로 보험금 타려한 50대 남성 징역형
  3. 연암대, 직업재활 치유농업 충청권 워크숍 개최
  4. 천안 대학병원 재학생, 병원서 실습나와 숨진 채 발견
  5. 보존된 서울 상암 일본군관사와 흔적 없는 대전 일본군관사…"같은 피해 없도록 피해자성 공유 중요"

헤드라인 뉴스


한 마리 학이 알려준 기적의 물! 유성 온천 탄생의 전설

한 마리 학이 알려준 기적의 물! 유성 온천 탄생의 전설

대전 유성 하면 떠오르는 것 바로 ‘유성온천’입니다. 지금은 뜸해졌지만 과거 유성온천은 조선시대 임금님이 행차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유성온천은 과연 언제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을까요? 유성온천의 기원은 무려 1000년 전 유성지역에 살던 어머니와 아들의 사연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뜻한 온천과도 같은 어머니의 정성이 담겨 있다는 유성온천 탄생의 전설을 전해드립니다. 금상진 기자유성온천은 언제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졌을까 1000년 전 유성지역에 살던 어머니와 아들의 사연에서 시작한..

`5점대 평균자책점`…한화 이글스, 투수진 기량 저하에 고초
'5점대 평균자책점'…한화 이글스, 투수진 기량 저하에 고초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026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추락하며 고초를 겪고 있다. 팀 내 주축 선수들의 기량 저하가 핵심 원인으로, 특히 5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을 정도로 불안정한 투수진은 한화가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2일 KBO에 따르면 한화는 올 시즌 11승 17패 승률 0.393의 성적으로, 리그 10개 구단 중 8위에 올라있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3승 7패로, 이달 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 패하며 3연패 수렁에 빠진 상태다. 중위권과는 2경기 차로 뒤처진 상황이며, 9·10위권과는 단 0.5..

보존된 서울 상암 일본군관사와 흔적 없는 대전 일본군관사…"같은 피해 없도록 피해자성 공유 중요"
보존된 서울 상암 일본군관사와 흔적 없는 대전 일본군관사…"같은 피해 없도록 피해자성 공유 중요"

전투가 벌어진 장소를 전쟁유적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전쟁 시설 조성에 동원된 인력과 그 과정도 유적에 포함된다. 일제강점기에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로서 제국 일본의 영역이었으므로 지배를 강압하고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준비한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정혜경 일제전쟁유적네트워크 대표는 그의 저서 '한반도의 일제 전쟁유적 활용, 해법을 찾아'에서 "우리 주변에 남아 있는 일제 전쟁유적은 일본 침략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강제동원의 역사에서 피해자성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이라며 "피해자성이란 피해의 진상을 파악하고 강제동원 피해자의 아픔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

  • 기자간담회 갖는 이장우 대전시장…오늘 예비후보 등록 예정 기자간담회 갖는 이장우 대전시장…오늘 예비후보 등록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