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칼럼]과학기술의 발전, 어디까지?

  • 오피니언
  • 중도칼럼

[중도칼럼]과학기술의 발전, 어디까지?

이종서 대전대 총장

  • 승인 2017-10-25 09:31
  • 수정 2017-10-25 16:25
  • 이종서 대전대 총장이종서 대전대 총장
이종서대전대총장
이종서(대전대 총장)

물질적 풍요를 넘어 세상 살기가 너무 편리해졌다. 내비게이션은 물론 버스 정류장에 가면 타려는 버스가 몇 분 뒤에 오고 버스 안의 혼잡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준다. 집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그 날의 날씨, 일정, 출근길 교통 등 말을 건네면 답을 해준다. 이제 기억하거나 찾아보지 않아도 내가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가 제공되니 세상을 거저 사는 느낌마저 든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가속도가 붙어 알파고에서 보았듯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어디가 끝이 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상상을 뛰어넘어 달려가고 있다. 자율자동차, 드론,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인공장기, 로봇 등 지금 시도되고 있는 것만 일상화되어도 우리 삶은 천지개벽이 될 터인데 불과 20여 년 전의 지식정보화혁명, 문명사적 변혁을 넘어 4차 산업혁명이 온다고 온 세계가 난리다.

그러면 과학기술의 발전만큼 우리의 삶은 행복해졌는가? 경제, 정보화 능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위계층 일부 사람들은 편리해지고 행복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정보화사회가 되면서 정보격차(digital divide)를 걱정했던 것처럼 이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은 불편하고 더 힘들어졌을 가능성이 많다. 소득이 낮고 정보화에 덜 노출된 국가들의 행복지수가 높고 부탄이 국민 행복지수 1위로 나왔다는 것은 이를 반증하는 결과라 볼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행복지수가 높아졌다고 응답하는 사람들도 높은 자살률, 환경오염, 이상기후, 게임중독, 몰래카메라 및 도청 등 사생활 노출, 경쟁 스트레스의 심화에 따른 정신적·육체적 건강문제, 북한의 핵 문제까지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크고 작은 폐해에 시달리고 있음은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러함에도 우리는 한없는 과학기술경쟁만 해야 할 것인가? 그렇게 간다면 그 끝은 어디일까? 우선 그 끝을 예측해보는 것이 경각심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의 예측처럼 인공장기의 개발로 노후 된 장기를 기계부품처럼 교체해 인간이 반 영구불멸의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면 지금도 고령사회가 되어 걱정이 태산인데 이 지구는 어떻게 존재가 가능할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나무』에서 노인들 때문에 삶의 수준이 퇴락했다며 노인들을 수용소에 잡아 가두고 상점에 출입도 못하게 하며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의사들에게 "생명을 존중할 것이 아니라 생명의 한계를 존중하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소설로 끝날 일이었으면 좋겠다.

둘째, 로봇이 공장과 군대, 사회에서의 역할을 넘어 가정에서 아버지, 어머니 역할까지 더 훌륭하게 대신하면서 가정이 파괴되고 결국은 로봇과 결혼을 하게 되는 날을 보게 될지 모른다. 동성 간의 결혼이 금기시되다 점차 인권문제로 대두되어 온 것처럼 로봇사회가 되면서 인간과 로봇간의 결혼도 상상할 수가 있는 것이다.

셋째, 인간의 생명도 공장(병원)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동물복제나 인공수정은 벌써 보편화되었고 농산물도 수직농장(vertical farm)이라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시대가 곧 실현될 것이다. 인간들의 금도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인류사회로 표현되지 않는 새로운 세상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실수에 의해 인간을 파괴하는 정체불명의 새로운 생명체가 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3가지 국면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다행히도 인간은 이기적이면서도 합리성과 절제로 위기의 일보직전에서 멈출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해 왔다. 끊임없는 전쟁을 하면서도 종전을 했고 핵확산금지협약을 만들었으며 기후변화를 멈추게 하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생명복제 연구에도 제한을 가하고 속도(speed)를 추구할 때 슬로시티(slow city)를 만들고 디지털(digital)이 만연할 때 LP판을 만들며 아날로그(analog)도 찾는 중용의 덕을 갖는다. 이제 과학기술 발전을 즐기기만 하기엔 너무 위험한 요소들이 눈앞에 와 있다. 끝없는 진전보다는 그 혜택의 보편적 확산과 과학 하는 마음, 자세를 가다듬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 했듯이 인류를 지키며 평화롭게 살아갈 미래를 그려가며 과학기술의 발전을 꾀해 나가길 기대한다. 

 

이종서 대전대 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계양구, 작전동 일대 1168억 투입해 '대형 하수도 수술'
  2. 세종 아파트값 상승폭 확대… 대전·충북은 둔화, 충남은 하락폭 축소
  3. 아산시, " 10cm의 기적, 모두가 누리는 1층" 사업 마무리
  4. 천안시, 8일 '천안삼거리 떡 페스티벌' 개최
  5. 충남콘진원, 당진시민 초청 영화 '군체' 앵콜 특별상영회
  1. 천안동남소방서, 어린이 눈높이 맞춘 소방안전 체험교육 실시
  2. 한기대, 연구실 안전관리 노하우 공유
  3. 천안시복지재단, 한창이지엠 창립 20주년 기념 김장 나눔 행사
  4. 충남혁신센터, '창업 BuS-100번가의 톡' 10월 IR서 8개사 투자 무대 올라
  5. 상명대 국어문화원, 충남 국어책임관·국어문화원 공동 연수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충남대 통합 재추진 시동…이번엔 학내 반대 여론 넘을까

충남대 통합 재추진 시동…이번엔 학내 반대 여론 넘을까

충남대학교가 국립공주대학교와의 통합을 재추진하기로 했지만, 짧은 시간 내에 학내 반대 여론을 돌릴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통합안 제출 시한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존 통합안을 수정하기보다는 구성원들에게 통합의 필요성과 세부 내용을 다시 설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대학본부의 설득 전략이 실질적인 동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남대는 지난달 29일 학무회의를 열고 국립공주대와의 통합 재추진을 의결했다. 당초 이날 오전 통합 재추진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발표를 약 2시간 앞두고 일정을 돌연 연기하는..

충청권 광역 BRT 운영체계 새판…4개 시·도 협력 시험대
충청권 광역 BRT 운영체계 새판…4개 시·도 협력 시험대

충청권을 잇는 광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의 운영과 재원 마련 기준이 새롭게 세워지면서 4개 시·도 협력체계 구축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앞서 중앙정부가 BRT 사무를 처음으로 지방에 위임한 데 이어 지역 차원의 운영 기반이 갖춰지며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충청광역연합의회 초광역건설환경위원회는 30일 제12회 정례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충청광역연합 광역간선급행버스체계(BRT) 운영 조례안과 특별회계 설치 및 운용 조례안을 각각 원안 의결했다. 이는 앞서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의 BRT..

은행서 정기예금 연 4% 이상 금리 비중 2년 9개월만에 두 자릿수로 `껑충`
은행서 정기예금 연 4% 이상 금리 비중 2년 9개월만에 두 자릿수로 '껑충'

국내 은행에서 신규 취급한 정기예금 중 연 4% 이상 금리가 적용된 예금 비중이 2년 9개월 만에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시장금리 상승 속에서 각 은행이 특판 상품을 선보이며 금리 경쟁을 벌인 결과다. 1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예금은행이 신규 취급한 정기예금 중 금리가 연 4% 이상인 비중은 10.6%로 집계됐다. 8월 0.5%에서 한 달 만에 10.1%포인트 치솟았다. 비중이 10%를 넘은 것은 2023년 12월(42.6%)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2024년 1월 6.7%로 떨어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타이어전문점 화재 대전 타이어전문점 화재

  •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 ‘포기마다 정성 담아’…맛있는 이웃사랑 ‘포기마다 정성 담아’…맛있는 이웃사랑

  • 미래 진로직업 체험 미래 진로직업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