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상식 정복한 '노장' 나문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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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시상식 정복한 '노장' 나문희의 힘

  • 승인 2017-12-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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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캔스피크'에서 도깨비 민원 할머니 나옥분을 연기한 배우 나문희.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치지 않는 '노장' 나문희의 무한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크고 작은 연말 영화 및 언론 시상식에서 6관왕에 올랐다.

나문희는 올해 10월 처음 열린 시상식 제1회 더서울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시작으로, 제37회 영평상, 제38회 청룡영화상, 제17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제20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2017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등에서 여우주연상과 대상 등을 수상했다.



70대 여성 배우의 유례 없는 여우주연상 수상 독주는 한 편의 영화로부터 비롯됐다. 영어를 꼭 배워야만 하는 도깨비 민원 할머니와 영어 능력자 9급 공무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이캔스피크'가 바로 그 시작이었다.

나문희는 영화 초반에 유별난 도깨비 민원 할머니 나옥분으로 등장하지만 서서히 비극적 역사의 한복판을 겪어내고, 살아내야만 했던 과거가 드러난다.



일본군 '위안부'에 강제로 끌려갔던 아픔을 겪은 나옥분은 하나뿐인 남동생에게조차 그 사실을 숨기며 살아간다. 그러나 결국 미국 하원에서의 생존자 증언을 위해 영어 연설을 하기로 결심한다. 실제 77세 나문희에게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위한 연설 장면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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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캔스피크'에서 도깨비 민원 할머니 나옥분을 연기한 배우 나문희.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나문희는 '더서울어워즈' 수상 당시 "미국 청문회장 연설 장면이 정말 너무 너무 힘이 들었는데 우리 위안부 선배님들이 너무 애쓴 생각을 하고, 내가 정말 나라를 위해서 영화를 위해서 한 번 해 보겠다고 했다"고 영화에 임했던 각오를 밝혔다.

나옥분 캐릭터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얽힌 우리 내부의 시각과 해결되지 않은 외부 갈등에 묵직한 울림을 던진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유교 관념에서 비롯된 따가운 사회적 시선을 감내하며 상처조차 치유하지 못했던 현실 그리고 나옥분 캐릭터 모티브가 된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으로부터 10년이 흘렀음에도 제대로 된 사과가 없는 일본 정부의 모습이 그것이다.

'거침없이 하이킥' 시리즈, '수상한 그녀' 등 나문희는 코믹하면서도 따뜻한 연기톤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이번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우리 사회 속에서 상처를 묻고 살아가는 한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섬세한 감정의 흐름으로 보여주면서 공감을 이끌어냈다. 동시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피해' 당시 모습에 초점을 맞추지 않아도 충분히 그 아픔을 느낄 수 있다는 영화적 대안을 제시했다.

좋은 작품을 만난 나문희 역시 56년 동안의 연기 생활에서 다시 한 번 진행형 배우임을 증명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누군가의 어머니나 할머니로 등장하는 나문희 또래 배우들에게도 독자적인 캐릭터에 대한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다.

나문희는 시상식 수상 소감마다 빠짐없이 자신의 나이 또래인 동료 배우들을 언급했다. 그에게도 '노장' 배우들이 영화계에서 현역으로 더 큰 활약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다.

영평상에서는 "영평상에서 공로상이 아닌 여우주연상을 받아 너무 감개무량하다"면서 "이 나이에 나름 학구적으로, 진실을 더 많이 들여다보면서 노인들과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희망이 될 수 있는 그런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벅찬 심경을 이야기했다.

청룡영화상에서는 "나의 친구 할머니들, 나 상 받았다. 여러분들도 열심히 하셔서 그 자리에서 상 받으실 바란다"고 가슴 따뜻한 소감을 전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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