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칼럼] 더불어 사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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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칼럼] 더불어 사는 사회

김상인 대덕대 총장

  • 승인 2018-04-04 08:01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상인 대덕대 총장
김상인 대덕대 총장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한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 국민들에게 재미는 물론 적지 않은 이야깃거리를 선사했다. 아이스하키와 스키 등 몇몇 종목밖에 알지 못하던 필자도,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종목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컬링이라는 종목에서 의성 출신 여자선수들이 세계강호들을 물리치면서 선전하자 경기종목의 홍보는 물론, 많은 국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열린 패럴림픽에서는 신의현 선수가 크로스컨트리 스키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로 많은 장애인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 3년 동안 두문불출하던 실의에 빠진 젊은이가 가족의 사랑으로 가정도 이루고, 장애인스포츠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해서 5전 6기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승전보는 뭉클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함께 기쁨을 나누는 가족들의 환한 얼굴에 맺힌 눈물은 길고 긴 고난을 극복한 소중한 인간승리의 상징이었다.

30년 전 영국에 유학 갔을 때 현지에서 겪은 가장 큰 충격 가운데 하나가 길거리에서 자주 만나는 장애인들 또는 몸이 불편한 노약자들이었다. 휠체어를 탄 사람들은 물론이고, 맹도견(guide dog)의 안내를 받아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일상생활을 하는 시각장애인들, 아침에 골목길까지 들어와서 불편한 분들을 모셔갔다가 오후에 귀가시키는 특수차량 등은 당시 서울에서는 볼 수없는 광경이었다.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장애인들이 더 많나? 아니면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산업재해를 입은 사람들이 더 많이 발생한 것인가? 등등 별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다, 차츰 영국이라는 나라의 시스템을 알게 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사람이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였기 때문이었다. 영국국민인 이상 몸이 불편하거나,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더라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면서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사회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통계를 확인해보니 OECD국가의 장애인 비율은 국가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2016년 8월, 총장으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사님 한 분으로부터 장문의 메시지를 받았다. 우리 학교에 몇 년째 강의하러 나오시는데 학교에 처음 왔을 때 당시 총장님께 건의를 드린 적이 있었고 이번이 두 번째라고 서두를 시작했다. 이번에도 처음에는 이런 글을 쓸 생각이 없었는데, 총장 취임사를 읽어보니까 학생을 최고로 섬기겠다고 해서 용기를 내서 건의를 드린다고 한다. 내용인즉, 교내 다른 건물들은 모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는데 인문사회관에만 엘리베이터가 없단다. 우리 학교에서 제일 큰 학과가 사회복지과이고, 또 몸이 불편한 학생이 가장 많이 있는데 모든 강의가 1층에서 이루어지지도 않고 2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하니 어려움이 많다며 몸이 불편한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꼭 설치해 주십사는 건의였다. 말미에 본인도 몸이 조금 불편하다고 썼다. 그 주 교무회의에서 예산을 점검해보니 예비비 등은 거의 바닥이 났고 소요예산은 추경으로 확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관계부서에서는 유사한 건의가 몇 번 있었지만 재정 여건으로 실현되지 못했다고 하며, 난색을 표한다. 나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꼭 이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총장의 약속이다. 취임식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러분들을 잘 섬기겠다고 해 놓고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지 않는 것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므로 제가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 주셔야겠다고 했다. 둘째로는, 정작 더 중요한 이유지만 영국에 유학 가서 목격한 앞서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법인에서도 이사장님과 사무국장님의 도움으로 예산을 확보했고, 드디어 인문사회관에도 근사한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를 세우려고 할 때마다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반복되는 것이 우리의 답답한 현실이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우리의 이웃이고 더불어 살아가야할 이웃으로 인식할 때, 우리사회에서도 스티븐 호킹같은 대학자도 배출할 수 있지 않을까?

김상인 대덕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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