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43화. 요양보호사 없었다면 부모님 병구완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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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43화. 요양보호사 없었다면 부모님 병구완은 어땠을까

알콜성치매가 우려스럽기에

  • 승인 2018-05-0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얼마 전 뉴스에서 편의점 GS25가 유한킴벌리와 손잡고 요실금 전문 브랜드 제품 3종를 선보였다는 걸 봤다. GS25는 그동안 대형병원이나 요양원 주변 점포에서만 제한적으로 성인용 기저귀 등을 판매해 왔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시니어 인구의 사회생활이 늘어남에 따라 꼭 필요한 요실금 제품부터 전국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는 것이다. GS25는 이번 상품 외에도 올해 안에 20~30종의 시니어 제품을 더 선보여 보다 편리하게 필요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기서도 볼 수 있듯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를 넘어 '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시니어 제품 및 서비스 시장 역시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무병장수를 꿈꾼다. 그러나 생로병사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과거엔 늙고 병든 노부모를 가정에서 직접 병구완을 했다. 하지만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이러한 병구완은 어쩜 필연적으로 가족 간의 불화로 이어졌다. 또한 기약 없는 경제난의 단초로도 작용했다.



오죽했으면 심지어 고려장(高麗葬)이라는 설(說)까지 나왔을까. 역사적 사실은 아니지만 '고려장'은 늙고 쇠약한 부모를 산에다 버렸다고 하는 장례 풍습으로 효(孝)를 강조하는 일부 설화에서 전해지고 있다.

70살이 된 늙은 아버지를 아들이 지게에 지고 산중에 버리고 돌아오려고 했다. 그러자 함께 갔던 손자가 나중에 아버지가 늙으면 지고 온다며 그 지게를 다시 가져오려고 한다. 이에 아들은 크게 깨닫곤 아버지를 다시 집으로 모셔 지성으로 봉양했다는 게 출처 불명의 설화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유교문화의 고착화로 말미암아 효(孝)를 대단히 중요한 덕목으로 인식해 왔다. 따라서 부모에 불효하는 자식은 가장 못된 자로 경멸했다. 그러다가 물질만능 사관의 자본주의 사회로 팽창하면서 효도의 감도 역시 시나브로 부식되기에 이르렀다.

자본주의의 부작용과 폐해는 무수하다. 빈부격차의 심화와 갈등은 기본이다. 있는 자는 부를 더욱 확장시키지만 반대로 빈자는 늘 열심히 일해도 빈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민(빈민)들의 병든 부모의 병구완은 사실상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될 수밖에 없음은 상식이다. 그러므로 가족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 돈을 모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부모를 모실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지난달에 작고하신 장인 어르신 역시 요양병원에서 장기간 계시다 눈을 감으셨다. 요양보호사의 정성어린 병구완 덕에 가족들 부담이 크게 경감되었음은 물론이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 최초 요양보호사 교육 및 파견업체인 조인케어를 소개할까 한다.

일본 복지 전문가이자 사회복지학 박사인 조인케어 김동선 대표는 인사말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 "우리가 나이 들어서 받고 싶은 노인 수발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조인케어의 존재 이유입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꿈입니다.

하지만 질병이나 장애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노후를 보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본인이나 가족의 수발에 있어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가 가족을 대신해 정성을 다해 노인을 돌보아줄 사람을 찾는 일입니다.

조인케어는 노인수발 문제에 있어서 안심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문제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첫 과제로 노인과 가족을 위해 좋은 요양보호사를 양성하고 이들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

김동선 대표에 따르면 요양보호사는 노인 수발을 담당하는 핵심적인 존재이다. 가족들을 대신해 어르신의 안부를 살피고 식사 시중을 들고 심지어 기저귀까지 간다. 그래서 '간호사는 천사, 요양보호사는 만사'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요양보호사는 이제 시대적 대세다. 요양보호사는 의사, 간호사 및 가족들로부터 대상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요양보호서비스 계획을 세우고 대상자의 청결유지, 식사와 복약보조, 배설, 운동, 정서적 지원, 환경 관리 및 일상생활 지원 업무를 수행한다.

요양보호사는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도입되면서 시행되었다. 초기에는 인력확보를 위해 누구나 일정기간 소정의 교육과정만 이수하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2009년 말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제를 골자로 하는 '노인복지법'을 개정하여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시험에 합격해야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요양보호사 시험은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으로 이루어지며, 각각 만점의 60퍼센트 이상을 득점하여야 합격한다.

그래서 일 년에 3번 실시하는 요양보호사 시험 날이면 60대, 70대의 노인들이 예상문제집을 꼭 쥐고 불안해하며 시험장에 들어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인케어 블로그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야 하는 이유'로 3가지를 꼽고 있다.

1. 내 부모님을 수발하면서 국가로부터 용돈을 받을 수 있다.

2. 사회복지사보다 월급이 더 높다. 장기근속지원금, 처우개선비 등을 포함하면 시급 1만 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시급은 재가, 시설에 따라 다르고 서비스시간과 일자에 따라 달라진다.

3.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재가요양센터, 주간보호센터 등 실버비즈니스에 진입할 수 있다. 요양보호사 5년 근무이면 재가요양센터를 오픈할 수 있다.

한 가지를 더 붙이자면, 노인들을 보살피면서 내 노후에 대해 생각하고 현재에 더 감사하며 건강하게 늙어가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요양보호사들이 존중받지 못한 상태로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김동선 대표는 "이들이 자신의 일에 대한 자존감을 갖고 인정받는 인력이 되도록 교육하고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일을 하고자 함"을 밝히고 있다. 결국 좋은 요양서비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대우와 존중이 따라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인케어는 '요양보호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이들의 권익을 향상하는 일을 하고자 하며 이들의 여건향상을 통해 보다 좋은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조인케어는 노인들이나 시설이 좋은 요양보호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집이나 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에게 요양보호사는 바로 곁에서 노후를 지켜주는 가족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오래 살아서 익숙하고 편안한 자신의 집에서 조인케어 교육을 받은 전문적인 요양보호사들의 보살핌을 받으세요. 혼자 계시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는 자녀들의 심정이 돼 여러분들의 곁을 지켜드리겠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조인케어는 전국의 요양시설과 재가센터, 요양보호사들을 지도에서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요양보호사와 어르신이 빨리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인케어 상담실에서는 노인질병 및 치매, 요양, 수발, 노년기 가족관계 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고민거리에 대해 전문가들이 답변을 하고 있다.

고민이 있을 시 홈페이지의 상담실에 의견이나 고민을 올리면 전문가들이 답변을 드린다. 공개하기 어려운 내용은 회원가입 후 비공개로 작성해도 된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과음을 자주 한다.

따라서 결코 원하진 않지만 훗날 더 늙어서 알콜성치매에 걸릴까 우려스런 것이 사실이다.

이런 까닭에 조인케어에 더욱 관심을 지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공지사항' 카테고리에 속해 있는 <김동선의 치매여행(3) 어르신이 살아온 삶 전체를 이해하자>를 살펴보고자 회원가입을 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여기에 따르면 치매노인들의 행동은 일반인들로선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폭력을 사용하는가 하면 성적인 행동도 한다니 말이다. 심지어 가족을 도둑으로 몰기도 하고 목욕이나 옷 갈아입기를 거부한다.

집에 돌아가야 한다며 떼를 쓰기도 한다. 치매노인을 모시는 일은 그래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 지치고 짜증이 나게 된다. 무엇을 원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으니, 짐작으로 시중을 들게 되고, 그러다 보면 치매노인은 더욱 안절부절 못하는 상황이 된다.

새삼 주변에 노인들이 늘어가고, 노인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 심리에 접하면서 치매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이제 치매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김동선 씨가 하는 일에 더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다.

김동선 조인케어 대표는 한국일보 기자를 그만두고 복지 연구에 몰두해 온 노인문제 전문가다. 재가요양보호서비스가 주요 관심사다. 저서로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 '마흔이 되기 전에 준비해야 할 노후대책7' '치매와 함께 떠나는 여행(번역)' '노후파산시대, 장수의 공포가 온다(공저)' 등이 있다. 2005년에는 치매미술전시회를 기획하기도 했다. 고령자 연령차별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땄다. 김 대표는 블로그(blog.naver.com/weeny38) 활동에도 열심이다. 오늘은 5월 8일 어버이날, 병약하신 부모님을 위한 요양보호가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 날이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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