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칼럼] 김빠진 콜라

  • 오피니언
  • 중도칼럼

[중도칼럼] 김빠진 콜라

김수경 우송정보대 호텔관광과 교수

  • 승인 2018-05-30 09:10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수경 교수
김수경 우송정보대 호텔관광과 교수
바야흐로 지역축제의 계절 5월이 저물고 있다. 내가 사는 고장인 대전에서도 5월 한달에만 다양한 지역축제가 열렸고, 지역주민들은 축제장을 찾아 그들만의 방법으로 축제를 즐기고 흥을 나눴다. 일단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대전 유성구에서 개최한 유성온천축제는 온천을 테마로 온천로 일원에서 펼쳐졌고, 같은 시기에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계족산맨발축제가 주조(酒造) 기업의 주관으로 장동 계족산 일원에서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진행되었다. 최근 끝난 서구 힐링아트페스티벌의 경우 샘머리공원과 보라매공원에서 시민들에게 힐링과 아트의 조화는 물론 밤의 빛문화를 보여주며 지역축제의 가능성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지역축제는 지역주민의 곁에서 다양한 모습과 감성으로 호소하며 마치 그저 그런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가진 컬러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대전의 축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늘 여기까지였다. 관주도형의 축제인 서구힐링아트페스티벌의 경우 상부하달식 축제 거행의 문제로 인해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아쉬웠으며, 지역축제에 지역주민들이 강제적 또는 의무적으로 동원되는 문제를 안고 시작했다는 점이다. 또한 유성온천축제의 경우에는 축제의 컨트롤타워 격인 총감독을 내정하고서도 총감독의 의견보다는 축제 대행사의 기획의도에 맞춰서 축제를 진행하거나 전년도 축제 형식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계성을 보여준 것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들의 시작은 무엇보다도 지역주민을 비롯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부족과 참여 방식에 대한 궁극적인 논의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더불어 과도한 관광상품화를 위해서 지역축제가 존재하는 것은 진정한 지역축제의 정신이 결여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난장이라는 명목 아래 수많은 종류의 물건과 지역의 특색을 고려치 않은 음식을 팔고 있는 대전의 축제는 지역축제로서의 본질적 의미가 왜곡되어 마치 '김빠진 콜라'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몇 년 전 5월 축제에 대한 신문 투고에서 언급했듯이 유성온천축제와 계족산맨발축제의 콜라보레이션을 주문한 적이 있다. 축제를 준비하는 유성구와 대전의 기업 등이 지역축제의 상생을 위하여 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힐링과 웰빙을 동시에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시스템적인 힐빙(healing+well-being의 합성어) 축제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기를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도 한낮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말았다.

지역축제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의 소리를 대전시는 외면해서는 안 될 일이다. 더욱이 '2019 대전방문의 해'를 코앞에 둔 대전시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만들고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자칫 1993년 대전 EXPO의 숙취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또다시 그저 그런 지자체의 작은 이벤트성 행사로 전락한다면 대전 관광의 미래는 그저 암울할 따름이다.

그렇다면 대전의 지역축제의 방향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가? 이러한 의문에 필자는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물론 이러한 견해들은 지역축제를 구성하는 참여주체의 이해와 전문가 집단의 심층적인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할 일이지만 대전에 정주하고 있으며 지역축제를 연구하는 연구자의 입장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첫째, 지역축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대전만의 컬러를 갖자는 것이다. 물론 대전만의 컬러를 찾기 위해서는 지역적·문화적 공감대의 토대 위에서 마련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축제가 개최되는 곳의 지역적 맥락과 잘 어울리고, 축제의 참여주체가 기꺼이 동참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참여주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단지 타도시와 차별화만을 추구하는 차원의 대전 축제는 자칫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받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대전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부각하면서 대전만이 소구할 수 있는 지역축제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관주도의 이미지 탈피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관주도형의 축제는 지자체장의 얼굴 알리기용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에서는 축제 비용을 마련하고 지역주민이 축제의 주체가 되는 축제를 개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일본의 마쯔리가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성을 높이고 축제의 효과는 물론 공동체의식 함양을 위해 축제를 준비하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셋째, 지역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 된다고 해서 지역의 문화가 없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역주민이 축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교류의 장을 만들고, 지역주민이 축제를 통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그렇다면 우리가 만드는 축제의 모습은 어떻게 기획해야 하는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정도로 빨랐던 경제발전이 당장 배는 부르게 하였지만, 사람들 마음속의 구심점을 다지는 데는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지역문화의 정착 차원에서 축제가 개최되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음식과 재료의 공유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라는 중국말에서 부합하듯이 중국의 경우 철저하게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로컬푸드)를 축제장에서 선보인다. 지역의 문화와 자원이 지역축제를 통해 선보인다면 지역문화 정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펜을 놓으면서 대전의 지역축제가 '김빠진 콜라', '속빈 강정'이란 불명예를 벗고 '2019 대전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대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재탄생되길 대전 지역주민의 한사람으로 간절히 바래본다. 김수경 우송정보대 호텔관광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담양군, 전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 최우수상·우수상 석권
  2. 전쟁 끝났는데 홀짝제 풀리나…차량 2부제 완화 여부 관심
  3. 성남 원도심, 대규모 정비사업 본격화…도시 균형발전 시험대 오른다
  4. “돈 주면 수용자 챙겨주겠다”… 대전교도소 교감 징역 3년 구형
  5. “도심 속 워터파크가 공짜”… 청주시 어린이 물놀이장 ‘피켓팅’ 시작된다
  1. 충남대 통합 찬반투표 앞두고 쟁점 재점화…17일 대토론회
  2. 글로벌 우주 강자들과 어깨 나란히…ISS2026 충청 우주기업들
  3. [현장의 사람들] 불길이 남긴 흔적 쫓아 원인 밝힌다…대전동부소방서 곽맹걸·이태규·김재능 화재조사관
  4. 3년 간 지연된 작은내수변공원 복합문화체육센터 공사비 문제로 또 늦어지나
  5. 오석진 "소통·청렴이 최우선"…인수위 첫 업무보고 돌입

헤드라인 뉴스


앵커 평가부터 특성화 경쟁까지… 대전 고등교육 새 시험대

앵커 평가부터 특성화 경쟁까지… 대전 고등교육 새 시험대

대전의 고등교육 혁신 체계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 교육부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앵커)로 개편해 첫 성과평가에 나선 가운데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양성과 국가대표 거점국립대 육성, 사립대 특성화 사업도 본격 추진하면서 지역 대학들이 새로운 경쟁 환경에 들어섰다. 17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두 기관은 전날 국가철도공단 대강당에서 '2026년 앵커 연차점검 및 초광역 인재양성 기본계획 설명회'를 열고 연차점검 추진 방향과 신규 사업 계획을 안내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라이즈를 앵..

대전의 아들 황인범 월드컵서 아시아 유일 베스트일레븐 선정
대전의 아들 황인범 월드컵서 아시아 유일 베스트일레븐 선정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눈부신 경기력을 뽐낸 '대전의 아들' 황인범이 월드컵 선수들 중 베스트 일레븐에 뽑히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축구 콘텐츠 매체인 '매드 풋볼(MAD FOOTBALL)'은 월드컵 조별리그 A~H조 1차전 중간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했다. 황인범은 4-3-3 포메이션으로 선정된 베스트일레븐에서 미드필더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아시아권에선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남은 미드필더 두 자리는 자말 무시알라(독일), 페드리(스페인) 등이다. 황인범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청년이 미래-2편]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대전시가 잇는 청년들의 인연
[청년이 미래-2편]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대전시가 잇는 청년들의 인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지만, 도대체 어디서 만날 기회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도 일상 속에서 만남의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비대면 문화와 개인화된 생활방식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접점이 감소한 데다, 학업과 취업 준비, 바쁜 직장 생활 등으로 인해 관계를 형성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온라인 중심의 만남이 늘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만남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데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만남'을 갈망하는 청년들을 위해 대전시가 마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