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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종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획조정관 |
나물죽으로 연명하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지금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
그럼에도 진정 나는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불이 채 안 되던 최빈국에서 세계에서 일곱 번째 '20-50클럽'에 가입한 경제 대국이 되었지만,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우리 행복의 기준이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마 전 모 일간지의 런던 주재 특파원이 쓴 '불편이 선사한 런던의 맑은 공기'라는 칼럼을 읽으며 행복도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그 특파원은 형편없는 영국의 생활서비스 수준 때문에 한국의 완벽한 시스템을 그리워하지만,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한 서울의 하늘을 보면서 항상 편리함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피력하고 있다.
행복도시에 딱 맞는 말이다.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다.
교통문제를 예로 들어 보자. 우리는 0.1톤도 안 되는 자신의 몸을 운반하기 위해 1.5톤짜리 자가용을 이용한다. 여기에서 교통 혼잡과 미세먼지, 교통 사고 등 각종 도시 문제가 발생하고 더 나아가 온난화 문제 등 지구 전체의 미래를 위태롭게 한다. 우리가 자가용 대신에 조금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면 어떨까?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준말로 만들어 지기는 했지만 '행복(行複)도시'는 어쩌면 진정한 '행복(幸福)도시'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최고의 녹지공간이 조성되고 있고, 주민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커뮤니티센터가 생활권별로 만들어 지고, 아파트의 담장이 없어 주민 전체가 한 가족처럼 소통하는 곳. 조금만 걸어 나가면 꽃과 나무와 숲을 통해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섭리를 느낄 수 있는 곳. 새로운 모범도시를 기존 도시와 똑같이 교통, 환경 문제가 발생하는 도시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런던처럼 혼잡통행료는 없지만 대신 행복도시는 폭넓은 도로 건설보다는 자가용 이용을 최대한 절제하는 대중교통중심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도로를 확대할수록 더 많은 차량이 도로를 채운다는 연구결과와 사례로 입증된 사실이다.
대신 최소의 비용으로 운행되는 '땅위의 지하철'로 불리는 BRT를 중심으로, 지선버스 및 자전거, 보행로가 연계되는 친환경 대중교통체계를 구축하여 교통으로 인한 여러 문제를 예방하고 작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며 행복을 찾는 도시로 만들고자 한다.
도시는 그 시대의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와 삶의 철학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국가 균형발전과 사람중심의 도시를 지향하는 행복도시는 지속가능한 주민 행복을 담아내기 위해 도시 곳곳에 행복의 조건과 일상의 가치들을 소중하게 반영하고 있다.
어느 유명 도시건축가가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고 말했듯이, 절제의 미학을 실현하고자 하는 행복도시 철학을 그 속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닮기를 기대한다. 행복도시 시민을 시작으로 행복도시의 가치가 전 국민에게 확산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우종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획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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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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