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6. '좋추나경'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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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나이퍼 sniper] 6. '좋추나경' 단상

  • 승인 2019-01-2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불과 일주일 만에 서울을 다시 찾았다. 지난주는 외손녀의 출산으로 인한 상경이었다. 그리고 어제는 필자가 향후 강사(講師)로 나가기 위한 전초전(前哨戰)의 면접이 있는 날이었다. 면접(面接)은 '면접시험'과 동격이다.

따라서 직접 만나서 그 사람의 인품(人品)이나 언행(言行) 따위를 평가하는 시험인지라 실로 중차대하다. 문자와 카톡으론 몇 번이나 대화를 나누었지만 대면은 어제가 처음이었다. 자타공인의 강사이자 경영연구원까지 통솔(統率)하는 분이셨기에 뵙자마자 큰절부터 올렸다.

사람은 대저 첫인상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처음부터 인사를 잘하고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면 최소한 70점은 따고 들어간다. 여기에 자신감까지 불끈하다면 100점 획득도 무난하다.

반면 인사는커녕 거만하기 짝이 없고 어디서 싸우다 왔는지 놀부심술처럼 생긴 자는 20점 얻기도 힘들다. 후자의 경우에 해당되는 자가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기에 익히 아는 상식이다. 아무튼 면접이 시작됐다.

"성공학을 모티브로 하는 강사가 목표라고 하셨는데 그에 합당한 소스(source)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사실상 SKY캐슬의 진정한 성주(城主)니까요……."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가 JTBC의 금토드라마 <SKY캐슬>이다.

이 드라마가 지난 1월 19일 방송된 18회의 시청률이 전국 22.316%까지 치솟으면서 인기몰이에 더욱 불을 붙였다. 다 아는 바와 같이 'SKY캐슬'의 SKY는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를 의미한다. 여기서의 어떤 화룡점정(畵龍點睛)은 단연 서울대다.

그렇다면 어제의 면접에서 대체 무슨 근거와 자신감으로 필자는 'SKY캐슬의 성주(城主)'라고까지 자신만만해했던 것일까. 우선 딸과 사위가 서울대 동문이다. 며느리의 오빠 역시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아들은 올부터 서울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우수 인재에 발탁(拔擢)되어 회사의 지원이 접목된 덕분이다. 많지도 않은 가족 중에서 이처럼 네 명이나 서울대와 인연의 카테고리(Kategorie)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객관적(客觀的)으로만 봐도 경이로운 일이다. 뭐든 마찬가지이듯 결과엔 원인이 개입한다.

이들이 소위 'S대 출신'이 되었거나, 되고 있는 과정엔 독서가 커다란 역할을 했다. <독서로 말하라 지금 그들은 누군가의 삶이 되었다> (저자 노충덕 & 출간 모아북스)는 1,000권의 책을 읽고 문사철 중심 독서로 세상 보는 관점을 배운 지독한 독서광의 독서 분투기가 담겨 있다.

여기서 저자는 "책을 읽는 그 순간, 우리의 삶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라는 화두로 '우리는 왜 책을 읽고 있는가?'를 고찰한다. 또한 '무슨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이어 '책을 읽으면 어떤 소용이 있는가?' 등을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다.

북칼럼니스트이기도 한 노충덕 저자가 얼마 전 <모든 국민이 책 읽는 나라를 꿈꾸며>라는 글을 신문에 기고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를 잠시 들여다본다.

"2017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8.3권이다. 일본은 40권, 이스라엘 국민 연평균 독서량은 60권이다. (중략) 50년이면 한국인은 415권을 읽는데, 이스라엘은 3000권을 읽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독서량의 차이는 커진다. 독서량의 차이가 역량의 차이, 국력의 기반을 다진다."

SKY캐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른바 '금수저의 대물림'을 추구하고자 눈에도 불을 켠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봤자 정작 자녀인 학생이 책을 멀리한다면 그들의 SKY캐슬 재입성(再入城) 도모는 난망(難望)에 그칠 뿐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비단 명문대 진학만을 담보하지 않는다.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이에 걸맞게 평소 부모가 독서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녀도 등 뒤에서 보고 이를 따라 하는 법이다.

또한 그리 해야만 비로소 예실즉혼(禮失則昏), 즉 예의(禮儀)를 잃으면 정신이 흐리고 사리에 어두운 상태(狀態)가 됨까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필자도 경험했지만 고작 초졸 학력의 무지렁이 경비원이 기자에 이어 작가까지 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독서의 힘 때문이었다.

독서는 부동의 명제(命題)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독서를 하면 삶이 완전히 바뀐다는 사실이다. "절대 후회하지 마라.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라는 미국 저술가 캐롤 터킹턴의 명언이 있다. 약자(略字) '좋추나경'으로도 표현되는 이 말 역시 독서에는 적합하지 않다. 독서 이상의 좋은 추억과 만족은 없는 때문이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홍경석 작가-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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