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10. 기업은 프로메테우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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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나이퍼 sniper] 10. 기업은 프로메테우스가 아니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2-07 14:51
  • 수정 2019-04-29 15:2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필자는 지난해 7월 17일자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만약에] 56. 美 트럼프는 왜 배후의 중국을 배척했을까'를 썼다 =>여기서 잠시 그 기사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다.

-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애먼 우리나라 경제에까지 암운이 드리우고 있는 즈음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이들 미중의 무역 전쟁은 곧바로 직격탄이 되는 때문이다.

설상가상 현 정부의 어떤 경제정책 기조는 재벌과 기업인을 마치 범죄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략) 이러한 와중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가 "삼성이 지난해 60조 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이 중 20조 원만 풀어도 200만 명에게 1000만 원을 더 줄 수 있다"고 발언하여 논란을 불러왔다.

이 발언이 문제되자 그는 재벌과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그리고 부와 빈곤의 양극화 문제를 말했다면서 자신의 발언을 맥락과 상관없이 꼬투리를 잡아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언론 보도를 지적했다.

그렇다곤 하지만 우리나라 수출과 고용의 최대 수훈갑인 삼성을 그딴 식으로 비유했다는 건 너무 앞서나간 경거망동이었다고 보는 시각이다. 물경 20조 원을 풀어서 200만 명에게 1000만 원을 준다는 발상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감히 실천할 수 없는 신기루이자 사상누각의 허장성세(虛張聲勢)인 때문임은 구태여 사족일 것이다.

또한 만약에 그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처럼 200만 명에게 1000만 원씩을 준다고 가정하더라도 과연 그 대상은 누가 될 것인가를 따져보면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다. 가뜩이나 염천의 폭염까지 짜증을 촉발하는 터에 정치인이라는 사람이 앞뒤 구분 없이 막말을 하고 보는 구습은 이제 정말 그만 두자!" -

'삼성 반도체공장 찾은 與… 홍영표, 이재용에 "일자리 늘려달라"' 이 제목은 1월 30일자 이데일리에 실린 기사이다. 그럼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혁신성장에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삼성의 애로사항도 서면으로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홍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을 찾아 "혁신성장에 있어 벤처기업보다 대기업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며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삼은 모든 분야에서 세계 1등을 해달라"고 격려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이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업 현장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여당 지도부가 화답한 것이다. 민주당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성사업장은 비(非)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곳으로, 삼성이 세계 1위를 석권한 메모리반도체 시장과 달리 비메모리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4차산업 시대 성장 잠재력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더 크다.

이번 방문은 민주당이 삼성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응원하는 취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출액 6억 달러를 달성했다"며 "자원도 별로 없는 나라에서 이런 쾌거를 이룬 것은 삼성 반도체와 같은 기업들의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치켜세웠다.

일자리 창출도 당부했다. 홍 원내대표는 "삼성이 소프트웨어 인력을 연간 2000명에서 1만 명을 양성한다고 했는데, 10배 정도 늘려줬으면 한다"며 "정부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적자원 육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삼성 같은 기업에서 배우고 전문성 습득해서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주는 것이 국가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런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 많은 역할을 해주시는데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늘려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 이 기사를 보면서 필자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두 얼굴을 보는 듯 하여 정말 역겨웠다.

평소 언행일치가 안 되는 사람을 경멸한다. 홍영표 대표는 불과 일곱 달 전에 삼성을 향해 20조 원을 풀어 200만 명에게 주자는 발언을 스스럼없이 한 바 있다. 그랬던 사람이 무슨 심보로 뚝딱 '변심을 하곤' 삼성의 사업장까지를 찾은 걸까?

다 알겠지만 기업은 숱한 사람들에게 직장을 부여하는 참 고마운 대상이다. 직장이 있기에 온전한 가정의 영위도 가능하다. 실직을 하게 되는 경우 가정의 몰락은 시간문제다. 지난해 우리나라 휴대전화 수출이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의해 23% 가량이나 줄어들었다.

수출액도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여 반도체의 9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제품뿐만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프리미엄폰 출시를 늘리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우위를 점한 프리미엄 시장을 계속 위협 중이다.

중국정부의 자국기업 지원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서두에서 밝혔듯 기업인을 마치 범죄시하고 있어서 큰 문제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칭찬 따위에만 금세 반응하는 어떤 '간사한 귀'를 가졌다.

비난에 더욱 민감하게 반동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극히 일부의 기업인은 소위 갑질을 자행하여 국민적 반감까지 자초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현두자고(懸頭刺股)의 정신으로 매출의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다.

'현두자고'는 상투를 천장에 달아매고, 송곳으로 허벅다리를 찔러서 잠을 깨운다는 뜻으로, 학업(學業)에 매우 힘씀을 이르는 말이다. 기업인들에게도 적당한 표현이기에 호출했다.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온다.

주신(主神)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줌으로써 인간에게 맨 처음 문명을 가르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불을 도둑맞은 제우스는 복수를 결심하고, 이에 따라 프로메테우스는 코카서스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날마다 낮에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히고, 밤이 되면 간은 다시 회복되어 영원한 고통을 겪게 되었다.

기업은 프로메테우스가 아니다. 더 이상 기업인들을 속박하고 폄하하는 정치인의 이중적 행태는 없어져야 옳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홍경석 작가-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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