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소리없는 말들의 온기 '손으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고'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소리없는 말들의 온기 '손으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고'

리아 헤이거 코헨 지음│강수정 옮김│한울림스페셜

  • 승인 2019-06-20 12:56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손으로말하고슬퍼하고사랑하고
 한울림스페셜 제공


팔을 높이 들고 손가락을 펼친 채로 손을 흔든다. 청각장애인들의 박수다. '반짝이는 박수소리'라고 부르는 이 동작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인문대학인 갤로뎃의 대학생들이 만든 표현이다. 조용하게 반짝이는 박수소리는 문화가 돼 청각장애 공동체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한국에서는 이길보라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책 『손으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고』는 손으로, 몸짓으로, 표정으로 소통하는 청각장애인의 세계를 그린 자전적 에세이지만 저자는 청각장애인이 아니다. 청각장애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둔 저자는 아버지가 교사로 일하는 청각장애 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청각장애의 세계를 접한다. 그곳은 소리 없이 이해되는 말들의 온기로 가득한 세계였다. 그 온기가 좋았던 저자는 귓속에 작은 돌멩이를 보청기처럼 끼워 넣을 정도로 청각장애인이 되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해도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수어통역사가 되기를 꿈꾼다. 그게 청각장애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방편이라고 여겼다.

'수어를 사용하는 언어적 소수민족'인 청각장애인은 '듣지 않을 뿐 뭐든지 할 수 있다.' 그들만의 모임과 극단, 대학, 잡지를 갖고 있으며 국제올림픽도 독자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수어로 생각을 발전시키고 정체성과 자긍심을 형성하며, 청각장애 학교를 중심으로 문화를 만들어간다. 그들이 듣지 못하는 건 장애가 아니다. 삶의 정체성의 핵심이다.



저자의 지적처럼, 소리를 듣는 것과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건 아무 관계가 없다. 소리 내 말하는 청인(聽人)들 사이에서도 소통은 단절되기 일쑤고 사소한 차이와 균열이 수없이 벌어진다. 그 틈을 메우는 건 소리의 유무가 아니라 소통하려는 의지다. 그런 의미에서 소통을 위해 몸을 움직이는 청각장애인들의 수어는 아름다운 힘의 언어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의지가 반짝반짝 빛나는 책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충남 통합법 기사회생하나…與 TK와 일괄처리 시사
  2. '토박이도 몰랐던 상장도시 대전'... 지수로 기업과 시민 미래 잇는다
  3. 한화이글스 에르난데스, "한화 타선, 스트라이크 존 확실한 게 강점"
  4. 광주전남 통합법 국회 통과에 대전충남 엇갈린 반응
  5. 행정통합 정국 與野 지방선거 전략 보인다
  1. "현장실습부터 생성형AI 기술까지 재취업 정조준"
  2. 사랑의열매에 성금기탁한 대덕대부속어린이집
  3. [세상속으로]“일터의 노동자가 안전하게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4. 한밭종합사회복지관 '2026년 노인여가지도 프로그램' 개강식
  5. 아산시, 장미아파트 앞 도로 '확 넓어졌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통합법 기사회생하나…與 TK와 일괄처리 시사

대전충남 통합법 기사회생하나…與 TK와 일괄처리 시사

대전충남 행정통합법이 여야 정쟁만 난무하면서 벼랑 끝에 선 가운데 이달 초 국회 본회의 처리를 위한 실낱같은 희망이 부상하고 있다. 대구경북 특별법 처리를 요구한 국민의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대전충남도 당론을 정해오라"며 두 지역 통합법안 패키지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방선거 전 행정통합을 위해선 3일 본회의 처리를 해야 해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며 대전 충남 찬반 기류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은 여전히 부담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광주·전남 통합특별법은 재석 175명 중 찬성 159명..

광주전남 통합법 국회 통과에 대전충남 엇갈린 반응
광주전남 통합법 국회 통과에 대전충남 엇갈린 반응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 똑같이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충청권에선 여전히 이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엿새 동안 이어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전격 중단하면서 전남·광주통합법은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달 24일 행정통합 3법(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중 전남·광주 통합법안만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나머지 두 법안은 시·도지사와 시의회의 반대 등 지역의 반대 여론을 근거로 처리를 보류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정용래 유성구청장 "초고압 송전선로 도심 통과 피해야"
정용래 유성구청장 "초고압 송전선로 도심 통과 피해야"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이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사업과 관련, 주거 밀집 지역 등 도심을 통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성구는 지난 27일 오후 유성구청 대회의실에서 지역 국회의원, 구의원, 입지선정위원회 유성구 위원 및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345kV 신계룡~북천안 송전선로 건설사업 대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를 주재한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공동주택과 학교가 밀집한 도심을 지나는 초고압 송전선로 경과 노선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구민의 생명과 건강·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노선 검토가 이루어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액운은 막고 공동체 화합은 다지고 액운은 막고 공동체 화합은 다지고

  • 매화꽃 위로 봄비 ‘촉촉’ 매화꽃 위로 봄비 ‘촉촉’

  •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 파크골프 인기에 파크골프장 주변 불법주정차 극성 파크골프 인기에 파크골프장 주변 불법주정차 극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