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군상 속으로 걸어가듯 생생하네… 고암과 미디어 아트가 만나다

  • 문화
  • 문화 일반

[르포] 군상 속으로 걸어가듯 생생하네… 고암과 미디어 아트가 만나다

이응노미술관 감각의 교감: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 특별전
'보는' 작품이 아니라 '체험'하는 작품, 인터랙티브 기술 접목해

  • 승인 2019-07-15 17:55
  • 신문게재 2019-07-16 17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KakaoTalk_20190715_155355101
마르코폴로 애니메이션 모습.
KakaoTalk_20190715_155502697
인터랙티브 센서를 활용해 사람의 이미지를 읽어 군상의 하나가 되는 모습.
"고암의 그림이 눈 앞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어요."

"마치 내가 군상 속으로 걸어 들어온 듯한 기분이네요."

고암 이응노의 그림과 과학기술의 하나인 '인터랙티브'가 만나 미술의 새로운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응노미술관은 16일부터 '감각의 교감: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 특별전을 기획했다.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체험해 본 이번 특별전은 한마디로 '과거와 현재의 인사'로 압축할 수 있다. 대나무와 군상, 문자추상 등 고암을 대표하는 작품 50개가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의 손 끝에서 생생한 미디어 아트로 새롭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전시실은 총 4개로 구성돼 있다. 1전시실은 고암의 시기별 작품을 함축적으로 담았다. 죽사라는 호를 사용했을 만큼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대나무부터 문자추상의 첫 시작, 동백림 사건 연루 이후 사람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 군상까지 한 곳에 전시했다.

1전시실에서는 마르코폴로와 고암 이응노를 다룬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1분30초의 영상에는 마르코폴로가 유럽에서 동양으로 향하는 여정인데, 이 장면 뒷배경에는 고암의 1980년대 작품인 '마르코폴로'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2전시실의 키워드는 '군상'이었다. 군상 그림 앞에 서면 센서가 내 몸짓을 읽는다. 양팔로 하트를 그리고 점프를 하니 금세 움직임을 따라하며 혼연일체가 된다. 그리고는 내 몸짓은 군상 속 하나의 매개체가 되어 그림의 일부가 된다.

곽영진 이응노미술관 학예사는 "바로 이 기법이 인터랙티브다. 사람의 몸짓을 센서가 읽고 반응하도록 하는 원리"라며 "이곳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고암의 대표작인 군상이 되는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접 찍은 사진과 글자로 관람객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체험 코너도 있었다. 메모버드 어플을 다운 받아 현장에 있는 사진 출력기와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곧바로 사진이 인쇄된다. 이 사진은 2전시실 오른편 벽면에 붙일 수 있는데, 이는 곧 관람객이 만든 군상이 된다.

3전시실에서는 고암의 그림을 과감하게 터치할 수 있는 감각의 전시실이었다. 고암의 수묵화 이미지를 꼴라주 방식으로 재구성한 풍경 미디어다. 벽에 비친 그림이 다가가 강아지를 터치하자 '왈왈왈' 소리를 내며 폴짝 뛴다. 대나무는 바람 방향에 따라 '샤라락' 흔들리고, 원숭이와 소는 벌판을 뛰어다닌다.

터치 한 번으로 살아있는 영상을 보듯 한가로운 전원의 풍경을 느낄 수 있었다.

4전시실은 휴식공간이자 인터랙티브 기술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의 진수를 보여준다. 스크린에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배고픈 고양이 야미'가 의자에 앉아 있는데, 관람객이 야미의 공간으로 들어가 움직이면 야미가 생선을 먹기 위해 점프를 한다. 동작의 움직임에 따라 최소 세 번에서 대 여섯번의 동작을 해야만 먹이 사냥에 성공할 수 있다.

류철하 이응노 미술관 관장은 "현대 예술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이다. 과학도시인 대전이 일반대중에게 예술을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라며 "미디어아트와의 접목을 통해 이응노와 관람객의 예술적 교감을 이루고, 나아가 이응노와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2015년 '행복한 우리가족 얼굴 모아모아 애니메이션' 이후 두번째 미디어아트 전시다.
이해미 기자·김소희 수습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5곳 그대로… 대전 원도심 3곳 ‘인구활력+지역’ 전환
  2.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3. "우리 위성이다,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진 사출 지켜보며 환호
  4. "지천댐 건립 지자체 결정권 없어" 선 그은 박수현 지사…주민들 사이 찬반 대립 지속
  5.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한 달…“국립대 통합 재추진 필요” 민병권 대표 제언
  1. 세종시로 '국가기관' 이전… 수도권 문제 해법으로 유효
  2. 누리호 5차 발사 성공…대전 한국형 뉴스페이스 도약 가속도
  3. 충남도 의정비심의위 열고 도의원 월정수당·의정활동비 협의… 매달 582만 원으로 잠정 결정
  4. '전국 장애 학생 직업기능경진대회' 충남 대표 학생 12명 출격
  5. 체육중·고 없는 '세종시', 국립체육영재학교 유치 절실

헤드라인 뉴스


[한글날 제정 100주년]AI 시대, 한글의 힘을 기르자

[한글날 제정 100주년]AI 시대, 한글의 힘을 기르자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번역하며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시대다. 몇 줄의 질문만 입력하면 보고서는 물론 시와 소설까지 순식간에 만들어낸다. 한국어도 예외가 아니다. AI활용이 늘어나면서, AI가 한국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밥 먹었어?"라는 표현에 대해 AI는 이를 단순히 식사 여부를 묻는 질문으로 설명하면서도 "한국어에서는 실제로 식사했는지를 확인하는 의미뿐 아니라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인사처럼 사용되기도 한다"고 답했다...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가 일부 상권에 집중되면서 정책 실효성을 보다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는 만큼 발행 규모뿐 아니라 지역 내 소비가 어디로 흘러가는지까지 정책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31조 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국비도 올해 1조 1500억 원에서 내..

최근 5년 건설현장 사망자 1220명… 절반 이상이 `추락사`
최근 5년 건설현장 사망자 1220명… 절반 이상이 '추락사'

최근 5년여간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이 추락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건설현장 사망자는 총 122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추락사고 사망자는 642명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했다. 건설현장 사망자 2명 중 1명 이상이 추락사고로 숨진 셈이다. 전체 건설현장 사망자는 2021년 272명에서 2022년 238명, 2023년 244명, 2024년 209명, 2025년 199명으로 줄었다. 연도별 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 ‘은행 열매를 피해라’ ‘은행 열매를 피해라’

  • ‘한글, 예술이 되다’ ‘한글, 예술이 되다’

  •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3000석 증축 추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3000석 증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