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남해가 쓰고 시인이 받아적은 시편들…'남해, 바다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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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남해가 쓰고 시인이 받아적은 시편들…'남해, 바다를 걷다'

고두현 지음│민음사

  • 승인 2020-06-04 18:05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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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사 제공
남해, 바다를 걷다

고두현 지음│민음사



책은 은빛 물결과 샛노란 유자를 품고 태어났다. 모두 남해의 것들이다. 바다 내음과 과일의 산미가 물씬 느껴지는 표지를 넘기면 남해의 사계절을 조망할 수 있는 풍경이 우리를 맞이한다. 상주은모래비치 유채, 금산에서 본 상주은모래비치, 가천다랭이마을, 이국적인 독일마을의 밤과 낮, 문학의 섬이라 불리는 남해 노도, 굽이치는 물미해안도로와 금산 보리암이 선명하게 일렁인다.

손끝으로, 눈길로 먼저 남해를 조망하게 하는 고두현의 남해 시 선집의 탄생은 특별하다. 여느 테마 시집과 달리 독자들의 열렬한 요청으로 기획된 것. 1993년 데뷔 이래 꾸준히 남해를 모티프로 시를 써 온 시인을 향해, 남해만을 주제로 한 시 선집을 출간해 달라고 요청한 독자들이 많은 까닭이다.

물결 낮은 은점마을, 남해 치자, 다랭이마을, 물미해안 등 남해가 쓰고 시인이 받아 적은 시편들은 읽는 것만으로도 남해를 보고 듣고 걷는 것과 같은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몽돌밭 자갈 소리, 잘브락대는 파도 소리, 후박나무 잎사귀에 비 내리는 소리 등 바래길 주변 아름다운 자연의 변화를 담아 낸 시편들은 남해의 매력을 오감으로 표현한다. "어머님 겨울 안부, 남쪽 섬 먼 길을/ 해풍도 마르지 않고 바삐 왔구나" 그 유명한 「늦게 온 소포」 등 어머니를 이야기하는 시편에서는 그리움이 뭉클하다. 바래길 연가 시리즈에선 길 위에서 경험한 시간과 공간이 바람처럼 스민다. 책장의 파고가 왼쪽으로 높아질수록 고향이 된 듯, 이상향이 된 듯 남해로 마음이 향한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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