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의 모든 것] 3.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너의 기본소득 소리가 들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본소득의 모든 것] 3.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너의 기본소득 소리가 들려

김기수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 운영위원

  • 승인 2021-05-31 08:19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1년여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를 맞은 우리 사회에서 기본소득은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는 가장 혁신적인 해결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도일보와 기본소득국민운동대전본부는 앞으로 6회에 걸쳐 기본소득의 정의, 그 주요 내용과 특징 및 외국의 사례 등을 소개해 기본소득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기수
김기수 운영위원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하고 평가절하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있다. 만인 평등의 인권선언, 시민권과 참정권이 확대되어 온 역사 등이 그렇다. 기본소득은 우리에게 어떤 소리를 들려주며 어떻게 다가오고 있을까? 과거 기본소득은 인문주의자들의 공공부조 형태로 최소소득이라는 아이디어부터 시작되었고 인류 역사 속에서 다양한 목소리로 요구사항을 이어왔다.



필자는 시대마다, 말하는 사람마다 미묘하게 달랐던 기본소득제가 인문학, 신학적 접근으로, 그리고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으로 구빈법과 사회보험에 대한 접근 등으로 보편복지의 확대와 인간의 실질적 자유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주변에서도 다양한 목소리의 기본소득제 관련 이야기가 들린다. 누군가는 사람들이 기본소득에 관심 두지 못하도록 부단히 애를 쓰고 막아보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주장을 판단하며 ‘X소리, 헛소리’라고 매도할지도 모르겠다. 많은 의견이 상충하고 있지만 부인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본소득'이라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편복지에 대한 제도와 정책 제안을 기대나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던 집단에서조차 이제는 기본소득을 말하고 있다. 때때로 바람직한 기본소득의 기본원칙과 정의에 부합하지 못한 내용은 잘못된 소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 이 순간 사방에서 들려오는 그 다양한 소리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 인간을 인간답게 해줄 방안으로서의 인문학과 인도적 차원의 접근부터 토지세, 탄소세, 데이터세 등 공유부를 원천으로 하는 현대의 조세방안 개편을 통한 기본소득제의 실현방안까지 다양한 소리가 곳곳에서 점점 더 많이 들리기 시작했다. 2021년 현재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적합한 기본소득은 과연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

필자는 공정사회시민연대 주관,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주최의 '기본소득 시민대학' 과정의 21일 강의를 통해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의 '원칙'과 '정의'를 소개하기 전에 참석자별 기본소득 정의를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 강의실에 참여한 송상영 씨는 '정부에서 모든 국민에게 무조건적·정기적으로 유가증권으로 지급하는 소득'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실업자증가와 이에 따른 경기침체방지, 경제의 선순환 차원'에서 기본소득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경제성장·유지를 위한 경제정책과 공정한 부의 재분배정책의 일환'으로 기본소득의 이념과 목표를 정리해줬다.

기본소득네트워크에서는 기본소득의 원칙으로 1. 보편성 2. 무조건성 3. 개별성 4. 정기성 5. 현금성을 정리하고 있으며 추가로 충분성을 원칙에 포함해야 하는가, 얼마여야 하는가를 논의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자산 심사나 근로 요건 없이 개인 단위로 모두에게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는 정기적인 현금소득’으로 정의한다. 시민들이 직관적으로 느끼는 원칙과 정의가 기본소득네트워크의 그것과 많은 부분 겹친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미 우리 시민들은 기본소득의 정의 / 필요성 / 이념과 목표까지 꿰뚫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강의는 한 시간 동안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정당성, 재원조달방안 그리고 기본소득이 지향하는 사회를 소개하고, 이후 한 시간은 강의장과 온라인 ZOOM을 통하여 참석한 수강생들과 토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참석자별 각자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따라 기본소득의 원칙별 우선순위를 조정하거나 실천 및 실현 방안을 상상하며 더욱 심층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반대하는 사람을 포함하여 각자의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보면 좋겠다. 그렇게 서로의 입장차이, 생각의 차이를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다 보면 반대하던 사람도 기본소득제의 도입을 찬성하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다. 원칙이나 개인별 정의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알고 나면 반대할 이유가 하나둘씩 사라지게 되리라 생각한다.

선별복지에 기본소득이라는 껍데기를 씌워 떠드는 집단, 사람들도 물론 있다. 기본소득의 이념과 목표를 염두에 두고 원칙과 정의를 곱씹을 때마다 곡학아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주변 사방에서, 가까운 지인들로부터 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나만의 기본소득에 대한 원칙과 정의 그리고 이를 통해 이루고 싶은 우리 사회의 미래가치를 생각해 볼 시간이다.

이젠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기본소득 소리가 사방에서 들린다. 우리 함께 각자의 소리를 내면서 화음을 만들어보자. 기본소득이라는 노래를 우리 모두의 목소리를 담아 함께 부르자. 당신은 어떤 사회를 꿈꾸는가? 어떤 노래를 부르고 싶은가? 이제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줄 차례다.

/김기수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 운영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3.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4.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5.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1. 대전교육청 공무직 4일 총파업… 94개 학교 급식 차질
  2.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2025년 '정담은 김장나눔'
  3.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4. 4일 밤사이 세종·충남 1~5㎝ 적설 예고
  5.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김장김치 나눔 행사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당진에 2조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대전시는 지역 대표 캐릭터 '꿈돌이'를 활용한 지역기업 협업 상품 7종이 출시 6개월 만에 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꿈돌이 라면'과 '꿈돌이 컵라면'은 각각 6월과 9월 출시 이후 누적 110만 개가 판매되며 대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첫 협업 상품으로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1월 말 기준 '꿈돌이 막걸리'는 6만 병이 팔렸으며, '꿈돌이 호두과자'는 2억 11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청년일자리 창출과 사회적경제 조직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꿈돌이 명품김', '꿈돌이 누룽지',..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2년 7월 민선 4기 세종시 출범 이후 3년 5개월 간 어떤 성과가 수면 위에 올라왔을까. 최민호 세종시장이 4일 오전 10시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수도를 넘어 미래수도로 나아가는 '시정 4기 성과'를 설명했다. 여기에 2026년 1조 7000억 원 규모로 확정된 정부 예산안 항목들도 함께 담았다. ▲2026년 행정수도 원년, 지난 4년간 어떤 흐름이 이어지고 있나=시정 4기 들어 행정수도는 2022년 국회 세종의사당 기본계획 확정 및 대통령 제2집무실 법안, 2023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