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의 모든것]4. 글로벌시대 기본소득과 한국 기본소득이 고민할 지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본소득의 모든것]4. 글로벌시대 기본소득과 한국 기본소득이 고민할 지점

김재섭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운영위원

  • 승인 2021-06-07 08:09
  • 수정 2021-06-07 17:10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김재섭 운영위원
김재섭 운영위원

1년여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를 맞은 우리 사회에서 기본소득은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는 가장 혁신적인 해결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도일보와 기본소득국민운동대전본부는 앞으로 6회에 걸쳐 기본소득의 정의, 그 주요 내용과 특징 및 외국의 사례 등을 소개해 기본소득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편집자주>

 

기본소득은 공동체가 구성원에게 정기적으로 현금을 모두에게 조건 없이 개별로 지급하는 제도다. 코로나 19로 가속화된 기본소득 논의는 이제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본 주제다. '00소득'이라고 이름 붙인 정책이 등장하고 '00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현금성 선별복지제도가 등장하기도 한다. 기본소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시민들은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의문이 생겨도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이런 시민들에게 추천하는 바는 기본소득의 다섯 가지 원칙과 한가지 방향성을 점검해보는 것이다. 물론 일부 실험적인 정책에서는 기본소득의 원칙을 만족하지 못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 정책이 실험을 넘어 제도가 되고자 할 때 원칙과 방향성을 검토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다섯 가지 원칙은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심사 없이 무조건적으로, 가구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 일시불이 아닌 정기적으로, 쌀이나 빵이 아니라 사용 가능한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방향성은 기존의 복지제도 및 의료, 교육, 공공서비스의 축소 없이 함께 기본소득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정책이 얼마나 기본소득에 가까운지 궁금할 때, 혹은 기본소득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알려 나갈 때 원칙과 방향성을 점검해봐야 한다.



쉽고 명확한 것이 기본소득 개념의 장점이지만 동시에 최근 대한민국의 기본소득 쟁점에서 시작해야 할 논의가 있다. 그것은 다섯 가지 원칙 중 하나인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보편적으로'라는 원칙이다. 우리 사회는 어디까지를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있는지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단계다. 21세기에 국경은 희미해져 가고 국가 간 이동은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급속도로 발전된 비대면 기술은 우리 삶에 깊숙이 적응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전 지구적인 단위에서 논의되고 있기에 지금도 기본소득의 전 지구적 운동 네트워크인 '기본소득 지구네트워크에서'에서는 온라인 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세계 각지의 활동가들이 기본소득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의 기본소득은 얼마나 세계적인 고민을 함께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개념으로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결국에는 시민들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어디까지 우리 공동체 구성원인지, 그렇게 결정된 구성원의 울타리에서 배제되는 사람은 없는지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중국적으로 미국에 있는 사람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일까? 일본 국적이지만 한국에서 10년간 살면서 경제생활을 한 사람은 어떨까? 부족한 일손을 채우고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약 20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일까? 미얀마의 열악한 정치 상황으로 생존을 위해 한국으로 망명 온 미얀마 난민은 한국의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을까? 기본소득에 대한 찬반 의견을 떠나서 사회구성원의 범위를 논의하는 작업은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별나라 세상처럼 느껴지던 기본소득도 논의하는데 우리 이웃은 누구인지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일까 싶기도 하다.



한반도에 살고 있지만, 분단으로 인해 사실상 섬나라이자 철조망이라는 물리적 국경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국경과 국적을 기준으로 하는 '국민'이라는 개념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유럽연합처럼 국가 간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지역과는 다르게 대한민국에서는 지금까지 기본소득을 고민할 때 '보편성'의 범위는 중요하게 다뤄진 적이 없다. 국적의 울타리는 행정적으로는 명확해 보이지만 국민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내 이웃을 사랑하라는 격언을 다시 돌이켜 보면서 우리는 누구의 이웃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김재섭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운영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수입산을 한돈으로 속여 판매한 농업회사 대표 '징역형'
  2. 신탄진공장 사망사고 한솔제지 대표 중대재해처벌법 송치
  3. 두쫀쿠로 헌혈 늘었지만… 여전한 수급 불안정 우려
  4. 대전권 사립대 2~3%대 등록금 인상 결정… 2년 연속 인상 단행
  5. 한국노총 전국 건설·기계일반노동조합 2차 정기대의원대회 개최
  1. 대전 서북부 새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개통’
  2. 2026년 과기정통부 기후·환경 R&D 예산 75% 증가… 연구재단 29일 설명회
  3. 인미동, 대전.충남통합 속 지방의회 역할 모색… "주민 삶과 민주적 절차 중요"
  4. 고교학점제 선택과목 성취율 폐지·생기부 기재 축소… 교원 3단체 "형식적 보완 그쳐"
  5. 세종시교육청, 3월 1일자 교육공무원 인사 단행

헤드라인 뉴스


"의대 가려고 이사 고민"…`지역의사제` 도입에 충청권 전입 늘까

"의대 가려고 이사 고민"…'지역의사제' 도입에 충청권 전입 늘까

2027학년도 대입부터 '지역의사제' 전형이 도입되면서 자녀 의대 입시를 위해 이사를 고려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으로의 전입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역의사제 지정 지역 일반고등학교 수를 따진 결과, 전국에서 충청권이 세 번째로 많은 데다 타 권역에 비해 고3 300명 이상의 대형 고교도 가장 많기 때문이다. 지역 인구유입과 수도권과의 의료 격차 해소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반대로 위장전입 등 부작용 우려도 적지 않다. 29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지역의사제 지정 지역 일반고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

대전에 사람이 모여든다... 일류경제도시로 상한가 `대전`
대전에 사람이 모여든다... 일류경제도시로 상한가 '대전'

대전에 사람이 모여들고 있다. 도시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단어는 '사람'이다. 경제와 문화, 생활 등 지역의 미래는 결국 사람이 만들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와 수도권 집중화로 인구소멸을 우려하는 시기에 대전시의 인구 증가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인구감소·지방소멸 현황 및 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비수도권 지자체의 77%는 현재 지역의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 위험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대전시는..

민주당, 정식 명칭은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약칭은 ‘대전특별시’
민주당, 정식 명칭은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약칭은 ‘대전특별시’

더불어민주당이 대전과 충남 통합 특별시 정식 명칭을 ‘충남대전통합특별시’로, 약칭은 ‘대전특별시’로 정했다. 민주당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황명선 상임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명칭과 약칭, 특별법 추진 과정 등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우선 공식 명칭은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약칭은 대전특별시다. 앞서 28일 민주당 광주와 전남 행정통합 추진 특별위원회도 통합 특별시 명칭을 '전남광주특별시', 약칭을 '광주특별시'로 정한 바 있다. 통합 특별시의 청사와 관련해선, 황명선 상임위원장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

  • 대전·충남 시도의장 행정통합 관련 기자회견 대전·충남 시도의장 행정통합 관련 기자회견

  • 대전 서북부 새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개통’ 대전 서북부 새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개통’

  • ‘공정한 선거문화 조성을 위해’ ‘공정한 선거문화 조성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