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강영욱 초대 대전자치경찰위원장 "과학치안은 대전만이 할 수 있어"

[중도초대석] 강영욱 초대 대전자치경찰위원장 "과학치안은 대전만이 할 수 있어"

  • 승인 2021-07-05 08:57
  • 수정 2021-08-25 10:58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2021년은 지방자치 출범 30년이 되는 해다. 그리고 지난 7월 1일 지방분권 이념에 따라 '자치경찰제도'가 전면 시행된 기념비적인 해다. 치안에서도 민생이 중심이 되는 비로소 지방자치의 완성을 위한 첫발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강영욱(62) 대전자치경찰위원회 초대위원장은 올해 초 제주도로 떠났지만, 두 달 만에 대전으로 돌아왔다. 자치경찰위원으로 추천됐고, 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대전에서의 삶을 다시 시작했기 때문이다. 강영욱 위원장에게 자치경찰위원회는 그저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초대라는 직함이 주는 업(業)의 무게는 존재하지만, 민생을 위한 봉사와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제 막 자치경찰제도가 시작된 탓에 과제는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강영욱 초대위원장은 대전만의 '과학치안'을 앞세워 민생의 삶을 지키겠다는 포부와 긍정적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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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역사에 남을 자치경찰위원회가 지난 1일 자로 본격 출범했다. 초대위원장으로 소감은 어떤가?
▲자치경찰제는 시민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업무다. 지방행정에 치안행정이 들어와 자치분권을 완성하는 것으로 지난해 75년 만에 자치경찰제도를 도입했다. 자치경찰 사무를 관장하는 위원장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초대위원장은 자치경찰제를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기에 더욱 그렇다.

-위원회 조직부터 출범까지 쉽지 않았다. 조직 내 혼선은 없는지 궁금하다. 또 앞으로 위원회 운영을 위해서라도 개선해야 할 규정은 무엇이 있는가?
▲자치경찰제를 담당하는 경찰이 조직에서 떨어져 나온 이원체가 아니다. 대전경찰청 안에서 사무만 담당하는 경찰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을 하도록 돼 있어서 한계는 있다. 향후 차근차근 이원화로 가는 과정이 반드시 올 거라고 본다.

제주도는 이미 15년 전부터 자치경찰에 해당하는 관광경찰이 별도로 운영 중이다. 생활 안전과 여성과 아동에 관광경찰까지 있으니 제주도는 오히려 상황이 복잡하다. 자치경찰은 도지사 소속이고, 관광경찰은 별도로 운영하다 보니 업무 분장 등 의견 대립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전은 다르다. 시와 경찰청이 이전부터 갈등 없이 협조해왔다. 경찰과 시 행정 업무는 완전히 나뉠 수 없다. 시민 안전이 경찰 업무와 연계하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시민안전실, 교통건설국, 청년가족국과 경찰 업무를 연계해 우리만의 새로운 정책으로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한다.



-자치경찰위원회가 출범하면서 행정과 경찰 조직에도 변화가 있다. 위원회와 경찰청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인가?
▲대전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은 총 3654명이다. 의견과 일반직 모두 포함해서다. 이 가운데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550명이고, 이들은 자치경찰위원장이 관리하고 지휘한다. 현재 자치경찰위원회는 인사, 예산, 감사 권한까지 모두 갖고 있다. 지금과 같은 일원화 체제에서는 중요한 정책에 방점을 두고 나머지는 상당 부분 경찰청에 재위임하는 것이 맞다. 자치경찰이 모든 것을 다 처리하려고 하면 또 하나의 상전이 생긴다. 이는 시민들이 불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급적 인사와 예산, 감사 권한을 재위임하되, 위원회는 정책적으로 핸들링하는 방법을 적용하고자 한다. 대전경찰청의 인사 제도가 꽤 투명하다. 보직 신청에 따라 희망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위원회는 경정 전보까지만 맡고 그 외 인사는 경찰청에 재위임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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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위원회의 1호 안건은 '고위험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체계 고도화'였다. 수많은 민생과 치안 가운데 1호 안건으로 의결한 이유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 강력범죄는 발생 빈도는 낮지만, 지역 사회에 커다란 위험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해를 끼치는 몇몇 분들로 인해 시민이 불안해한다. 경찰서에 가둘 수도 없다 보니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동안 응급입원 과정에서 경찰이 장시간 병원 대기를 하다 보니 치안 공백이 우려됐다.

자치경찰위원회는 정신과가 설치된 충남대학병원과 건양대병원을 지정해 전담 공무원이 입원 절차까지 인도하면 의료진이 진단을 통해 정신시설에 입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1호 안건으로 추진했다. 응급지원팀은 대전경찰청에서 지난 14일부터 운영 중이다. 중장기 계획이 나와 있지만, 대전의료원이 필요한 이유다. 1호 안건은 자칫 사소해 보이지만 민생치안 측면에서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본다.

-위원회는 결국 민생과 치안, 이 두 가지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전형 자치경찰위원회를 보여줄 수 있는 색과 설립 취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
▲사회적 약자의 안전이다. CCTV를 설치하고, 호신용품도 지원해 1인 가구나 여성, 아동, 노인에게 안전한 도시를 구축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정인이와 같은 안타까운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5개 자치구와 논의했고,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을 두기로 했다. 이런 부분에서 협조가 잘 이뤄지면 사회적 약자들이 안전한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대전경찰청에서 관련 치안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시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위원회가 이를 더욱 가다듬어 추진하게 될 것이다. 또 차별화된 대전만의 치안을 고민하고 있다. 대전은 과학수도다. 치안과 과학을 접목해 치안시설과 장비를 고도화할 예정인데, 곧 시민이 과학치안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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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과학수도 대전에서 '과학치안 행정'을 제대로 실현한다면 세계에서 주목하는 도시가 될 것 같다. 구체적인 방향성까지도 검토하고 있는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로봇 등을 치안행정에 접목하는 것은 대전만이 할 수 있다. 과학으로 범죄를 예방하고 시민안전을 도울 수 있는 다방면의 과학기술을 고려 중이다. CCTV에 AI나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사전범죄예방이 가능한 시대다. ETRI와 KAIST 등 대덕특구 연구진들과 과학치안을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협업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과학치안은 궁극적으로 대전이 보안사업과 치안 사업에서도 우위를 선도할 수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대전도시철도 1호선은 AI 엣지 기술을 통해 지하철 내부 이상행동을 잡아내는 기술이 접목했는데 이는 대표적인 치안행정의 사례다.

-자치경찰위원회는 궁극적으로 시민을 위한 핵심적인 조직이다. 시민들을 위해 어떤 고민과 결과를 보여줄지 각오의 한 말씀 부탁 드린다.
▲그동안 경찰 편의주의가 있었다면 자치경찰제도를 시행하면서 시민 편의주의, 결국 민생으로 가야 한다. 위원회는 항상 기본 두 시간을 넘어 세 시간까지도 진행할 만큼 아주 치열하다. 다른 자문위원단과는 성격도 다르고 학식과 경험도 풍성해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정책들도 그냥 위원회의 아이디어에 국한되지 않고 시민 공모를 통해 반영하고자 한다. 별도로 개설된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서 시민 의견을 청취하고 종합적으로 반영하겠다. 지금은 조금 기형적인 조직처럼 보일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치안은 자치행정 속에 들어와야 한다. 소방본부처럼 자치경찰위원회도 본부체제로 편성하는 진일보한 조직 체계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 민생 안전을 위해 시민의 삶을 들여다보고,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거나 치안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치안 정책 마련에 노력하겠다.
대담=윤희진 정치행정부장·정리=이해미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강영욱 대전자치경찰위원장은?
1960년 1월 20일생으로 서대전고와 충남대 법학과(학사·박사), 한양대 법학과(석사)를 졸업했다.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특허법원 사무국장, 법원행정처 재판사무국장, 법원행정처 행정관리실장, 법원공무원교육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2021년 2월까지는 대전일보사 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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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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