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희망 잃은 천안 성황동 원도심 쪽방촌 주민들

  • 전국
  • 천안시

폭염 속 희망 잃은 천안 성황동 원도심 쪽방촌 주민들

  • 승인 2021-07-27 14:17
  • 신문게재 2021-07-28 12면
  • 김래석 기자김래석 기자
지난 26일 오후 3시 30분 천안시 성황동 일대 쪽방촌 밀집 지역에 전만권 천안부시장과 함께 찾았다.

KakaoTalk_20210727_103139930
지난 26일 성황동 쪽방촌을 찾은 전만권 부시장이 좁은 골목길로 생필품과 선풍기 등을 옮기고 있다.
쪽방촌을 직접 눈으로 보니 입구부터 사람이 사는 곳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쪽방촌 곳곳은 무더위로 인해 방문을 열어두고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러닝셔츠만 입은 장애인과 70대가 훌쩍 넘은 노인들이었다.



장마가 지나가고 불볕더위와 코로나 19까지 겹치면서 쪽방촌 주민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여름을 나고 있다.

쪽방촌 주민들이 사는 방을 들어가니 더운 날씨 탓에 언제 세탁했는지 모르는 이불 등으로 역한 냄새가 가득 했다. 환기가 제대로 될 턱이 없었다.

KakaoTalk_20210727_103133858
이렇다 할 냉방기구도 갖추지 못한 채 열악한 환경 속에 폭염을 견디고 있었다.

에어컨을 지원받아 들여놨다 해도 전깃세 걱정으로 그저 바라볼 뿐 켤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단순 무용지물이었다.

이들이 폭염을 피할 곳은 그늘이나 선풍기가 최선이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에어컨이 설치된 동네 노인정이나 복지시설에 찾아가 더위를 식혔지만, 지난해부터는 코로나 19로 인해 이런 시설도 갈 수 없어 사실상 쉴 곳이 사라졌다고 한다.

70대 후반의 할머니는 가끔 동사무소에서 나눠주는 도시락이나 삼계탕을 받으러 땡볕에 교통비를 아끼려고 걸어가지만, 인근 복지관 등이 코로나 19로 문을 닫아 지금은 잠시 쉬어갈 시설도 없다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주민들은 10여 가구가 함께 사용하는 공용화장실의 지독한 냄새와 벌레들을 견디지 못해 이곳을 떠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주변에 만날 사람이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우울증과 외로움이 심각해 고독사한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KakaoTalk_20210727_103136769
전만권 천안부시장이 쪽방촌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쪽방촌 주변은 현재 아파트 재개발 지역이다.

쪽방촌이 재개발된다고 해도 주민들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희망도 없고 재개발이 돼도 이들은 이곳에서조차 내쫓길 판이다.

80대 할아버지는 "10평 정도 집에 거주하면서 지자체 보조금이라고는 동절기 4개월에 매월 25만원 받는 게 전부다"며 "자식들이 있어 기초생활수급비도 받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이어 "첫째 아들은 어디 사는지 모르고 둘째 아들은 몸이 아파 우리와 같이 산다"며 고개를 떨궜다.
천안=김래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고양시 일산서구, 2025년 교통유발부담금 40억 원 부과
  2. 한국마사회, 미리보는 챔피언 결정 ‘대통령배·그랑프리’ 빅매치
  3. 천안시, '1사1그룹홈 한마음 대회' 개최
  4. 천안시도서관본부, 11월 1일 북페스티벌 개최
  5. 천안법원, 주정차위반 불복 공무원 협박한 70대 남성 '징역 8월'
  1. 한기대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2026학년도 전기 대학원생 모집
  2. 천안시복지재단, 어린이 나눔 활동으로 따뜻한 마음 전해
  3. [문예공론] 한글날에 드리는 마음
  4. 자전거로 '세종 국회·대통령실' 부지 찍고 경품 타자
  5. 걷거나 달리거나 '국회·대통령실' 한바퀴...상품은 덤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첫 국정감사… 충청 현안 골든타임 돌입

李정부 첫 국정감사… 충청 현안 골든타임 돌입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13일 막이 오르는 가운데 산적한 충청 현안 관철을 위한 골든 타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대전 충남 행정통합 및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560만 충청인 염원이 본궤도에 오르도록 동력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다. 국감 증인대에 서는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뿐만 아니라 충청 여야 28명 의원의 초당적인 협력과 이슈파이팅이 시급해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감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앞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내란청산, 국민의힘의 이재명 정..

여야, 내년 지방선거 `공천룰` 준비… 충청 정치권 촉각
여야, 내년 지방선거 '공천룰' 준비… 충청 정치권 촉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지역 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선에 나설 후보 자격 심사 규정 준비부터 컷오프(공천 배제)와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 적용 여부 등 공천룰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은 일찍이 지방선거기획단을 꾸린 뒤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후보 자격 심사 규정을 정비 중인데, 인위적인 컷오프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청래 대표는 8·2 전당대회 과정에서 억울한 공천 배제를 막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애초 범죄 경력자 등 부..

`빵의 도시 대전` 제과점 수 확장... 최근 5년 새 125곳 늘었다
'빵의 도시 대전' 제과점 수 확장... 최근 5년 새 125곳 늘었다

대전 제과점이 지속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전 대표 제과점인 성심당이 전국적으로 주목받으면서 빵의 도시로 급부상한 데 따른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국세통계포털 사업자현황에 따르면 8월 기준 대전의 제과점 수는 663곳으로, 1년 전(632곳)보다 31곳 늘어났다. 대전 제과점 수는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8월 538곳에서 2021년 8월 594곳, 2022년 8월 637곳, 2023년 8월 642곳, 2024년 8월 632곳으로 매년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늘고 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치워야 할 생활쓰레기 ‘산더미’ 치워야 할 생활쓰레기 ‘산더미’

  •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 한산한 귀경길 한산한 귀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