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한 시읽기] 백지에게

  • 문화
  • 문화/출판

[오롯한 시읽기] 백지에게

미지의 장소에서 존재를 깨우는 목소리

  • 승인 2021-07-30 14:36
  • 수정 2021-07-31 19:42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x9788937409059
시는 사소한 순간이나 존재에 대한 시인의 깊은 사유의 산물이다.

무심히 넘기는 시간에 대해 시인은 존재의 근원을 탐색하고, 무수히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존재의 민낯을 발견한다.

생활의 물건이 주는 본질적인 물음, 그리고 그 모든 것의 관계안에서의 나의 의미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짧은 문장안 단어, 단어에 의미를 두고, 띄어쓰기와 쉼표 마저도 곱씹어 생각한다.



언제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자', '모두가 움직인다' 등 상징성 짙은 단어로 시를 노래한 김언이 일곱번째 시집이 '백지에게(김언, 민음사, 156쪽)을 내놨다.

지난 2018년 두권의 시집을 연달아 내며 "'한 문장'이 전격"이라면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은 파격 또는 변격에 대한 시도"라고 말한 시인은 그 전격과 파격 혹은 변격의 시도를 지나 '백지에게'를 통해 그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그래서 허공으로 사라지는 연기, 보이지 않는 유령의 말, 공백으로 차있는 문장 등 쉽게 실체를 포착할수 없는 언어를 시로 써온 김언은 이번 '백지에게'에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담백하다

'바쁜 사람', '쉬고 싶은 사람' '슬픈 사람', '배운 사람', '용건 없는 사람', '겪어 보지도 않고 나쁜 사람'등 구체적인 사람의 모습을 시의 제목으로 삼았다.

마치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어느순간 갑자기 나타나 말을 시작하는 것'처럼 김언의 시는 이렇게 구체적인 사람의 모습을 통해 무심히 넘긴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그 존재들은 시인 자신일수도 있고, 우리 모두일 수도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바쁜사람1
무의미1
*'오롯하다'는 부족함이 없이 완벽하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오롯한 시읽기'를 통해 시가 말하는 다양한 삶의 시각과 의미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4658만$ 수출계약 맺고 거점 확장"… 김태흠 지사, 중국·베트남 출장 마무리
  2. 공회전 상태인 충남교육청 주차타워, 무산 가능성↑ "재정 한계로 2026년 본 예산에도 편성 안 해"
  3. [중도일보 창간74년]어제 사과 심은 곳에 오늘은 체리 자라고…70년 후 겨울은 열흘뿐
  4. [창간74-축사] 김지철 충남교육감 "든든한 동반자로 올바른 방향 제시해 주길"
  5. [창간74-축사] 김태흠 충남도지사 "중도일보, 충청의 역사이자 자존심"
  1. [창간74-축사] 홍성현 충남도의장 "도민 삶의 질 향상 위해 협력자로"
  2. [중도일보 창간74년]오존층 파괴 프레온 줄었다…300년 지구 떠도는 CO₂ 차례다
  3. [한성일이 만난 사람 기획특집-제99차 지역정책포럼]
  4. [창간74-AI시대] 대전 유통업계, AI 기술 연계한 거점 활용으로 변화 필요
  5. [창간74-AI시대] AI, 미래 스포츠 환경의 판도를 재편하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국비확보 또 ‘쓴잔’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국비확보 또 ‘쓴잔’

대전시가 2026년 정부 예산안에서 역대 최대인 4조 7309억 원을 확보했지만, 일부 현안 사업에 대해선 국비를 따내지 못해 사업 정상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운영비와 웹툰 IP 클러스터, 신교통수단 등 지역민 삶의 질 향상과 미래성장 동력 확충과 직결된 것으로 국회 심사과정에서 예산 확보를 위한 총력전이 시급하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제외된 대전시 사업은 총 9개다. 앞서 시는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운영지원 사업비(29억 6000만 원)와 웹툰 IP 첨단클러스터 구축사업 15억 원..

김태흠 충남도지사 "환경부 장관, 자격 있는지 의문"
김태흠 충남도지사 "환경부 장관, 자격 있는지 의문"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천댐 건설 재검토 지시를 내린 김성환 환경부 장관을 향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천댐 건설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김돈곤 청양군수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선출직 공무원"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지사는 1일 도청에서 열린 2026 주요정책 추진계획 보고회에서 김 장관에 대해 "21대 국회에서 화력발전 폐지 지역에 대한 특별법을 추진할 때 그의 반대로 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라며 "화력발전을 폐지하고 대체 발전을 추진하려는 노력을 반대하는 사람이 지금 환경부 장관에 앉아 있다. 자격이..

세종시 `국가상징구역+중앙녹지공간` 2026년 찾아올 변화는
세종시 '국가상징구역+중앙녹지공간' 2026년 찾아올 변화는

세종특별자치시가 2030년 완성기까지 '국가상징구역'과 '중앙녹지공간'을 중심으로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1일 세종시 및 행복청의 2026년 국비 반영안을 보면, 국가상징구역은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 원, 대통령 세종 집무실 240억 원으로 본격 조성 단계에 진입한다. 행정수도 추진이란 대통령 공약에 따라 완전 이전을 고려한 확장 반영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내년 국비가 집행되면, 국회는 2153억 원, 대통령실은 298억 원까지 집행 규모를 키우게 된다. 국가상징구역은 2029년 대통령실,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갑작스런 장대비에 시민들 분주 갑작스런 장대비에 시민들 분주

  • 추석 열차표 예매 2주 연기 추석 열차표 예매 2주 연기

  • 마지막 물놀이 마지막 물놀이

  •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