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박사 김우영의 문화산책] 바람 불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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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김우영의 문화산책] 바람 불어 좋은 날

김우영 작가(문학박사·대전중구문인협회 회장)

  • 승인 2022-03-16 16:30
  • 신문게재 2022-03-17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김우영 작가사진
김우영 작가
꽃샘 추위로 찬 바람 부는 지난 주말. 참 아름다운 세상, 살가운 사람들과 만나기 위하여 서대전역에서 호남선 기차를 타고 충남 논산역 플렛트홈에 가볍게 내렸다. 논산들판 가야곡 탑정호 둑길에는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며 탑정호(論山塔亭湖)출렁다리 아래로 봄이 윤기있게 흐르고 있었다.

오늘은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충청지회 동남부지역 논산, 부여, 서천에 거주하는 시인원들과 만나 친교를 나누는 날이다. 논산 가야곡 들판에 있는 민물매운탕이 식감이 담백하여 입안에 감긴다. 어느 식도락객의 말이 생각났다. "민물고기 요리는 담백한 식감과 은은한 맛이 입안에 감기는 내면의 동양적이다. 반면, 해산물 요리는 비릿하며 시큼한 바다내음에 외면의 서양적이다."

담백한 민물고기 맛에 취할 무렵. 박정임 낭송인의 시 '송림노을'이 낭랑하게 울려퍼졌다. 이어 논산지역 시인들의 고요소리 낭송과 부여지역 회원들의 구수한 얼쑤장단에 맞추어 시조창 열창 풍류놀이로 뜨겁다. 문향(文香)따라 가야곡 들판 탑정호 야경 봄밤이 고즈넉하게 익어간다. 달빛이 교교히 비추는 호수가에 은쟁반을 깔아놓은듯 은은하여 눈이 부시다.

만남을 뒤로하고 논산역에서 서대전역을 향하는 호남선 상행열차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었다. 기차는 치이익?-하고 힘차게 기적소리를 내며 출발한다. 지난 19세기 아름다운 정조와 생활을 순수 서정성으로 노래한 금아(琴兒)피천득(皮千得)작가는 인연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바람불어 좋은 날. 소중한 인연 한 아름 안고가는 길손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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