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회용품 규제도 '오락가락'…환경보호는 자영업자만?

  • 경제/과학
  • 유통/쇼핑

[르포] 일회용품 규제도 '오락가락'…환경보호는 자영업자만?

4월부터 매장내 일회용품 사용금지 11월 24일까지 계도기간
샛별배송, 골목상권 내몰지만, 환경규제 '사각지대'

  • 승인 2022-04-14 16:32
  • 수정 2022-05-07 21:22
  • 신문게재 2022-04-15 1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KakaoTalk_20220412_160115411
대전의 한 카페에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금지를 안내하는 스티커가 부착돼있다.
코로나 19로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4월 1일부터 금지된 것을 두고 자영업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을 장려해 대량으로 구매해 놓은 물품을 한순간에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의 차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온라인 쇼핑의 증가로 택배 물품 등은 과대포장이 되고 있어도 규제하지 않으면서 영세자영업자만 과도한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유예기간을 거쳐 11월 24일부터 본격적인 시행과 함께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막대도 사용할 수 없다. 환경부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것이다.

대전에 위치한 카페들 위주로 직접 방문해 봤다. 카운터 앞엔 일회용 컵 사용 금지를 안내하는 문구가 붙여져 있었다. 음료를 시키니 유리잔에 플라스틱 빨대가 음료에 담겨 나왔다. 일부 카페에선 종이 빨대를 제공하기도 했다. 1회용 플라스틱 컵을 금지하는 계도기간이 시작되자 다회용 용기를 사용하는 움직임이 현장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대전 갈마동에서 카페를 하는 A씨는 "환경문제가 심각한 현실에서 일회용품 규제는 환영하지만 사업주뿐만 아니라 고객들도 제도 시행 취지를 이해하고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부 고객들이 다회용 용기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해서다. 대전에 사는 20대 후반 B씨는 "카페에서 일회용컵을 줘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었는데 정책적으로 바뀌어서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업 중앙회 대전지회 하길용 사무국장은 "그동안 정부에서 코로나를 이유로 '안심식당'이라며 1회용품을 장려했다"면서 "일회용품을 대량을 사놨는데 갑자기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1회용품 사용도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는데 업주들 의견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일회용품 규제 또한 영세 자영업자에게만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쿠팡·마켓컬리 등 이커머스기업은 '샛별 배송'으로 지역의 소비 수요를 흡수하고 있지만, 대기업을 향한 규제는 없는 상태다. 세종에 사는 B씨는 "쿠팡에서 신선식품을 시키면 상자와 포장재, 완충재, 얼음팩 등이 상품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며 "일일이 재활용하는 게 불편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쿠팡의 작년 매출은 54% 증가한 22조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렸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은 64% 늘어난 1조 5614억이다.

이에 전문가는 인식개선 교육과 함께 대기업에도 일회용품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대기업을 향한 일회용품 규제는 없으며 대기업의 자발적 협약이나 선언이 전부다.

대전세종충남녹색연합 최윤영 활동가는 "일회용품은 공장에서 생산돼 세척되지 않고 사용되며, 감염자가 사용한 일회용 컵이 길거리에 노출돼 2차 위험이 있어(일회용 컵이) 위생상 안전하다는 건 모순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규제와 함께 업주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일회용품에 대한 인식교육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조용준 국장은 "대기업 등 힘이 있는 곳은 환경 규제에서도 편의를 봐주는 것 같다"라며 "일회용품 문제가 심각해 일반자영업자뿐만 아니라 대기업에도 규제가 같이 강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극심한 국내 증시 변동성에…대전 '동전주' 기업, 상장폐지 긴장감 확산
  2. 통합계획서 제출 임박… 충남대·공주대 구성원 공감대 확보가 관건
  3. 대전고용노동청, 폭염 취약 건설현장 불시점검
  4. 원달러 환율 1500원 장기 조짐에 대전 소상공인 '한숨만'
  5.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1. 이병도 충남교육감 당선인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 것"… 현판 제막식 열고 인수위원 명단 공개
  2. '대형 재난 예방하자' 대전 첫 고층건물 피난용 승강기 합동훈련
  3.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4. 대전혁신센터, 창업포럼서 K-콘텐츠로 창업 붐업 시동
  5. 중동발 고유가에 고물가 본격화… 고환율까지 겹친 '3高’에 얼어붙는 지역경제

헤드라인 뉴스


허태정 인수위 첫 업무보고 퇴짜…"자료제출 미비"  공직사회 긴장

허태정 인수위 첫 업무보고 퇴짜…"자료제출 미비" 공직사회 긴장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이 11일 인수위원회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행정당국 자료 제출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전격 중단을 선언했다. 대전시가 이날 준비한 자료에서 민선 8기 주요 사업 현황이 빠진 것을 질책하면서 전격 재보고를 지시한 것이다. 전임 시정 사업과 재정 운영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와 함께 다음 달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인수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진행된 대전시 기획조정실 업무보고는 시작 10여 분 만에 중단됐다. 허 당선인은 보고 과정에서 "민선 8기..

"빚내서 투자하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7조가량 증가
"빚내서 투자하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7조가량 증가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7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개인 투자자들이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확대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81조 8000억원으로, 4월 말보다 6조 9000억원 증가했다. 2024년 8월(9조 2000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5년 12월(2조원), 2026년 1월(-1조 100..

공공기관 이전 패러다임 변화…충청권 새 기회 될까
공공기관 이전 패러다임 변화…충청권 새 기회 될까

<속보>= 공공기관 2차 이전이 '거점도시 중심 집중 배치'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충청권의 대응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혁신도시 지정 이후 공공기관 이전 혜택을 사실상 받지 못한 대전·충남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단순한 지역 안배보다 산업 연계성과 집적 효과가 중시될 경우 지역별 유치 성과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보 6월 8일자 1면 보도, 6월 9일자 1면 보도> 11일 지역 정치권과 학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는 혁신도시 중심의 분산 배치보다 산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 ‘건강한 치아를 위해’ ‘건강한 치아를 위해’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