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동학대 신고, 부실한 안전망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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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동학대 신고, 부실한 안전망이 문제다

  • 승인 2022-05-29 14:38
  • 신문게재 2022-05-30 19면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아동학대 근절을 외쳤지만 지난해 아동학대 사례는 3만여 건으로 늘었다. 1000명당 아동학대 발견율은 울산(6.5명)이 가장 높고 대전과 충남은 각각 5.9명, 5.7명으로 뒤를 잇는다. 세종과 충북은 4.2명으로 4% 수준인 전국 평균을 넘나든다. 경찰이나 자치단체,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사례 위주로 집계한 통계가 이러하다. 발생한 현상 중 빙산의 일각인 셈이니 실제로는 더 암울하고 아프다.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해 8년 전 특례법을 만들어 과태료 규정까지 두어 신고의무를 강화했다. 또 민법 915조의 부모 징계권 조항을 삭제했음에도 80%가량의 가해는 친부모에게서 일어난다. 학대 방지에 힘쓰고 신고에 앞서야 할 가정이 안타깝게도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 행위의 주요 발생 장소가 됐다. 아동학대예방팀 신설 외에 현장의 예방과 인지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갖춰 고통받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반문명은 사라지게 해야 한다.

생후 20개월 영아를 계부가 학대 및 성폭행한 대전 사건은 대전고등법원 판결문의 인간 '존엄과 가치'를 돌아보기조차 힘들게 한다. 신고에만 의존해 이 같은 극악무도한 사건을 다 막기는 어렵지만 집중적 개입은 할 수는 있다. 사회보장 빅데이터 활용으로 위기아동 발굴 및 조기 개입, 유관기관 합동점검 등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신고처리의 특수성, 높은 재학대 발생률을 고려해 전담 공무원을 증원하는 조치를 포함해 부실한 안전망을 다시 살펴볼 때다.

신고된 양육자나 부모 등으로부터 분리해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도 확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의심 정황을 신고하는 교사 등이 가해자에 위협당하는 일이 빈번한 것 또한 현실이다. 관련법에 따른 신고 의무에 상응하는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당연하다. 아동학대는 4년 전보다 65% 이상 증가했다. 수없이 감춰진 이른바 '암수 범죄'를 제외해도 이렇다. 아동학대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상 좋지 않은 지역은 보다 비상한 경각심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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