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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바름 기자 |
대학생 사촌 동생이 최근 고민 상담을 요청해 들은 내용 중 가장 충격이었다. 잠깐 설명하자면 사촌 A는 우리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국립대 공과대학 학생이다. A가 다니고 있는 학과는 자율주행·드론·인공지능 등 국가 주력 산업 교육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런데 지난해 한 전공 수업에서 교수가 팀별로 대학원 입학을 홍보하는 영상 제작을 시험 대체 과제로 내겠다고 해 적잖이 당황했다는 것이다. 물론 영상 제작을 과제로 낼 수는 있으나, 대학 학부생에게 '대학원 입학'을 홍보하는 영상을 만들라고 한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다.
그동안 A가 학과 교수에게 졸업 후 진로 상담을 신청했을 때 "대학원 가라"는 말만 반복해왔던 것이 더해져 불쾌함까지 느껴졌다. 이공계가 전망이 밝다는 말에 적성에 맞지 않지만 해당 학과에 입학한 A는 졸업 후가 걱정된다고 불안해 했다.
이 얘기를 들으니 교수의 역할이 참 중요하게 느껴졌다. 지역 대학가를 출입하며 여러 교수를 봐 왔지만 '부모의 심정'으로 학생들을 대하는 교수들도 분명 있었기 때문이다. 학문을 가르치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이제는 학생들의 졸업 후 자립도 대학의 당연한 책무로 받아들이는 거다.
인턴 프로그램이나 대외활동, 교내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주고, 기업·공공기관과 연계하거나 전공 실무를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해 볼 수 있는 교과목을 개설해 포트폴리오에 뭐 하나라도 첨부할 수 있도록 돕는 거다. 학교 다닐 때는 '저 교수님은 왜 이렇게 극성이야'라고 생각 되어도 나중에 졸업하고 돌이켜보면 제일 감사한 분들이다.
이전에 봤던 어느 대학의 인문대 모 학과는 학부 졸업 논문을 교수들이 석박사 논문처럼 심사해 졸업하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논문 심사에서 2년 이상 미끄러져 졸업하지 못한 학생들이 수두룩했다. 계속 통과하지 못하다가 결국 취업하고 10년 뒤 졸업장을 받으러 심사를 받는 경우도 종종 봤다. 깊게 학문을 공부하고 탐구하는 학과인 만큼 졸업 논문을 꼼꼼히 보는 것은 선배 학자로서 바람직하지만, 학부 졸업이 어려워 취업 준비 자체가 어려웠던 학생들의 고충을 생각하면 교수로서 다소 무책임했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번 지역의 모 대학 관계자를 인터뷰했을 때 '학생들의 성과가 곧 대학의 성과'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대학이 학생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거다. 하지만, 그동안 대학마다 예산과 사업 성과는 말하지 학생을 얘기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학생과 시선을 맞추고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교육자가 대학에 필요하다. 이 태도가 지역대학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바름 사회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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