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주년 3·8 민주의거] "민주화 외친 학생 호응한 시민, 이 만한 대전 시민정신 있을까요?"

  • 사회/교육
  • 미담

[63주년 3·8 민주의거] "민주화 외친 학생 호응한 시민, 이 만한 대전 시민정신 있을까요?"

이영조 배재대 교수 3·8의거 첫 계승세대
2010년 구술기록작업 참여해 가치 알게돼
"계획한 최초의 대규모 학생시위" 평가

  • 승인 2023-03-07 17:47
  • 수정 2023-03-07 18:42
  • 신문게재 2023-03-08 7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이영조 교수
3·8민주의거 첫 계승세대인 배재대 이영조 교수가 민주의거와 대전시민정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학생들이 순수한 민주정신을 발휘하고 시민들이 호응한 3·8민주의거, 이만한 대전 시민정신이 또 있을까요?"

7일 대전 배재대학교 아펜젤러관 연구실에서 기자를 맞이한 이영조(63) 교수는 1960년 3월 대전 학생들이 "학원의 자유화"를 외칠 때 참여하거나 목격한 세대가 아니다. 오히려 대전 3·8민주의거를 훗날 뒤늦게 접하고 그날의 민주정신의 가치를 발견한 첫 번째 계승 세대다. 1960년 당시는 여당을 찬양하는 정부신문을 학급비로 강제구독하고 수업시간에는 대통령의 미국망명시절 연설을 들어야 했으며 학교 밖에선 고무신과 막걸리, 돈 봉투가 춤추는 부정선거가 절정이던 시기였다. 그해 3월 8일부터 10일까지 대전 시내 7개 학교 학생 2000여 명이 거리에 쏟아져 나와 독재정권의 부정부패에 항거하고 학원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대전 3·8민주의거는 대구2·28민주운동과 마산 3·15의거를 거쳐 대통령의 하야를 촉발한 4·19혁명까지 이어진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한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이영조 교수가 3·8민주의거를 접한 것은 당시 참여자들의 경험과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1차 구술기록화 작업이 시작된 2010년이었다.

이 교수는 "3·8의거 참여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할 때 누군가 만들어준 질문지를 가지고 진행했을 정도로 전에 접하지 못하던 사안이었다"라며 "개인적으로 연구해서 학술심포지엄에 토론자 발표자로 참여하고 논문을 쓰면서 3·8민주의거 의미를 알게 돼 지금까지 계승사업을 함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전 학생들이 결의문도 미리 작성하고 여러 학교가 연대했을 정도로 치밀하게 계획한 최초의 대규모 민주화운동이었다는 데에 의미를 뒀다.

이 교수는 "4·19혁명사에서 3·8민주의거는 사전 계획에 의한 전국 최초의 대규모 학생 시위이자, 지방에서 시작해 서울로 이어지는 혁명의 중요한 징검다리였다"라며 "일반적인 시위와 다른 것은, 당시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배운 최초의 세대로서 자기 희생을 감수하고 기성세대를 대신해 용기 있게 실천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3·8민주의거 계승 세대로써 연구를 거듭해 몇 가지 사실관계를 규명했다. 2019년 2차 구술기록화 작업을 통해 당시 학생들이 민주화를 외치며 뛰쳐나가 경찰에 가로막혀 흩어지고 다시 뭉친 의거의 길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또 학교 측이 교문을 가로막거나 기말고사를 앞당겨 직접 학교 밖으로 뛰쳐나오지는 못했으나 교실 책상을 두드리며 학원 자유화를 요구한 교내에서의 저항도 기록화 작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3·8민주의거를 평가할 때 시민들의 호응이 있었음을 빠트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경찰이 참여자 색출을 위해 뿌린 액체 형태의 콜타르가 묻은 학생에게는 자신의 바지를 벗어준 시민 그리고 봄 농사철을 앞두고 오물통에 빠진 학생에게는 씻을 수 있도록 앞마당의 샘을 내어준 시민들의 용기가 혁명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

이 교수는 "3·8 참여세대는 이제 80대 중반에 접어들어 고령화되고 세상을 등지는 이들도 적지 않아 그때 민주화정신을 이어받아 시민에게 전수하는 계승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라며 "수면 아래에 있던 의거를 혁명을 촉발한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도록 한 참여세대 노력을 인정하고, 우리는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 모두의 기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죽동2지구 중학교 부지 삭제 논란… 주민들 "이해 어려워" 반발
  2. "중동發 에너지 위기 넘는다" 25일 0시부터 차량 5부제
  3. 불법증축 화재참사 안전공업, 대화동 공장에서도 불법구조물 의혹
  4. "종량제봉투 사재기 자제해야"…대전 자치구 '수급 안정'
  5.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 중대재해처벌법 혐의 입건…경찰 45명 조사 마쳐
  1. [세종시의원 후보군 릴레이 인터뷰] 18선거구 윤정민 "시민 삶 바꾸는 생활정치 실천"
  2. 대전 학교 급식 다시 파업… 직종교섭 난항으로 26~27일 경고파업
  3. 오용준 한밭대 총장 “기업 상주형 첨단전략 거점 과기대 필요"
  4. '멀티모달' 망각 문제 해결한 ETRI, '건망증 없는 AI' 원천 기술 개발
  5. [사설] 수도권 '쓰레기 대란', 비수도권도 남 일 아니다

헤드라인 뉴스


오일미스트·분진·고열작업…‘안전공업 참사’ 징후 있었다

오일미스트·분진·고열작업…‘안전공업 참사’ 징후 있었다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가 발생하기 5개월 전 산업보건위험성평가에서 문평동 공장에 오일미스트가 체류하고 고열을 활용한 작업까지 이뤄지는 환경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작업자의 건강에 치중한 나머지 이러한 분진이 화재나 폭발의 가능성을 놓치고 예방조치를 주문하지 못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안전보건공단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실에 제출한 안전공업(주)에 대한 산업보건위험성평가서(OHRA)를 보면, 화재가 발생한 공장의 작업환경이 자세히 기록됐다. 지난해 11월 4일 실시된..

나프타 공급 부족에 용기값 올라 자영업자 한숨... 종량제봉투 제한 판매도
나프타 공급 부족에 용기값 올라 자영업자 한숨... 종량제봉투 제한 판매도

중동 정세 불안으로 나프타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포장 용기와 비닐봉지, 포장지 등 가격이 꿈틀대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배달 관련 자영업자 등은 한 달 치 물량을 미리 확보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품귀 현상이 일어날까 전전긍긍이다. 25일 대전 자영업자 등에 따르면 음식을 포장하는 배달 용기의 가격이 점차 상승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가파르게 오른 물가 탓에 원재료비와 공공요금, 월세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용기와 이를 담는 비닐 가격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중..

"전국 중학 야구 최강을 가려라"…류현진배 야구대회 25일 서막
"전국 중학 야구 최강을 가려라"…류현진배 야구대회 25일 서막

전국 엘리트 중학교 야구팀의 최강을 가리는 '제1회 류현진배 중학야구대회'가 25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막을 올렸다. (재)류현진재단과 대전시체육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의 이름을 건 첫 야구대회로, 전국 엘리트 중학교 야구팀 28개 팀이 참가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날 개회식에는 류현진 이사장, 이장우 대전시장, 조원희 대전시의장, 김운장 대전시야구소프트볼협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화 이글스 소속인 노시환, 문동주, 강백호, 정우주 등의 현역 프로선수들도 현장에서 중학교 야구팀 선수들을 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중동발 나프타 공급 불안에 종량제 봉투 수급부족 중동발 나프타 공급 불안에 종량제 봉투 수급부족

  • 고유가와 잇따른 축제 취소에 직격탄 맞은 관광업계 고유가와 잇따른 축제 취소에 직격탄 맞은 관광업계

  • 안전공업 화재사고 희생자를 향한 애도 물결 안전공업 화재사고 희생자를 향한 애도 물결

  •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