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경제적 자유를 찾아서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경제적 자유를 찾아서

이유나 경제부 기자

  • 승인 2023-10-31 15:25
  • 신문게재 2023-11-01 18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2023050801000461100019041
이유나 경제부 기자.
요즘 인터넷에서 '경제적 자유'라는 단어가 많이 보인다. 항상 부족하게 느껴지는 주머니 사정을 알고리즘이 어떻게 알았는지, 알고리즘이 자꾸 '경제적 자유'와 관련된 콘텐츠를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경제적 자유란 사전적 의미인 '경제생활에서 각 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와는 다르다. 평생 일하지 않고 즐기면서 살 정도로 돈이 많아서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상태를 뜻한다.

관련 콘텐츠를 쭉 보니 경제적 자유를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이 참 많았다. 온라인 시장이 발달하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늘어난 영향이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전통적인(?) 재테크 공부는 물론, 온라인 쇼핑몰이나 수익형 SNS 운영, 전자책 출간, 배달 아르바이트를 통해 부수입을 벌고 있었다. 직접 그림을 그려 스티커나 다이어리 같은 문구를 파는 청소년 사장님도 꽤 있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모임, 컨설팅, 강의, 캠프도 생기며 사업적으로 접근하는 모습도 있었다.

이들에 따르면, 경제적 자유를 위해 긍정적인 마음과 부지런한 생활은 필수다. 부업을 통해 돈을 벌면서 자아실현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도보배달대행 아르바이트는 운동하며 아파트 부동산 투자를 위한 현장 방문도 할 수 있다는 설명엔, 존경심마저 들었다. 어차피 할 거라면 즐기면서 하자는 이야기다. 자기 전마다 스스로 긍정적 암시를 하며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감탄과 동시에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과연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인답다.

위기가 기회를 만든다고 해야 할까? 이러한 노력 끝에 자기가 좋아서 시작한 부업이 본업이 되고, 그 전보다 자유로운 삶을 사는 이들도 있었다. 온라인을 이용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라든지, 여러 가지 직업을 동시에 하는 'N잡러'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배경이다. 안정적인 직장의 퇴사율이 높아지고 충성심이 적어지는 이유엔 직장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수익 파이프 라인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소위 말하는 'MZ'세대의 객기가 아닌가 싶다.



경제적 자유를 갈망하는 태도는 역설적으로 이들이 처한 자유롭지 않은 현실을 시사한다. 이들을 옥죄는 요소엔, 충분하지 않은 돈과 돈을 벌기 위해 해야 하는 일, 미래에 대한 불안함, 점점 많아져 가는 나이, 나이가 먹을수록 좁아져 보이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어느 드라마의 제목처럼 '미생'인 셈이다. '아프니까 사장이다'라는 소상공인 카페 제목처럼 자영업자 상황도 다르지 않다. 빠른 은퇴를 꿈꾸는 이들이 많은 일터가 생산성이 높을 리 없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 않을 만큼 행복한 일터가 필요하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모든 이들이 진정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이유나 경제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반대 "정치권 힘 있는 움직임 필요"
  2. 보문산 동굴 굴착흔적 또 나와… 바위에 구멍과 임도
  3. 대전유일 학교돌봄터 간식 부실 논란… "단가는 올랐지만 질은 떨어져"
  4. 대전 유성구서 자격증 빌려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근무, 급여 부정수급 사례 발각
  5. 장애인활동지원사 급여 부정수급 수두룩…"신원확인·모니터링 강화해야"
  1. 2025년 국가 R&D 예산 논의 본격화… 출연연 현장선 기대·반신반의
  2.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 하세요’
  3. 지지부진한 서남부 특수학교 설립… 통폐합 부지 확보 대안될까
  4. [썰: 기사보다 더 솔깃한 이야기] 최규 대전 서구의원, 더불어민주당 복당?
  5. 농번기 앞두고 모종시장 북적

헤드라인 뉴스


학생 온라인 출결 시스템 `유명무실`…교원들 "업무부담 여전"

학생 온라인 출결 시스템 '유명무실'…교원들 "업무부담 여전"

원활한 학생 출결 관리를 위해 도입한 온라인 출결 시스템에 대한 현장의 반발이 거세다. 미흡한 체계 때문에 여전히 교원이 직접 서류를 처리하고 출결과 관련된 학부모 민원까지 받는 상황으로 제도 개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들의 출결 관련 업무처리는 나이스(NEIS) 온라인 출결 관리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교원들이 1차로 학생에게 결석 인정 사유서, 진단서 등 서류를 받고 2차로 나이스(NEIS)온라인 시스템에 교원들이 일일이 기록해야 하는 구조다. 교원들은 학생이 제출한 증빙 서류가 미비..

2025학년도 충청권 의대 389명 늘어난 810명 모집… 2026학년도엔 970명
2025학년도 충청권 의대 389명 늘어난 810명 모집… 2026학년도엔 970명

2025학년도 대입에서 충청권 의과대학 7곳이 기존 421명보다 389명 늘어난 810명을 모집한다. 올해 고2가 치르는 2026학년도에는 정부 배정안 대로 970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대전지역 의대는 199명서 156명이 늘어난 355명을 2025학년도 신입생으로 선발하고, 충남은 133명서 97명 늘려 230명, 충북은 89명서 136명 증가한 225명의 입학정원이 확정됐다. 2일 교육부는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과 함께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제출 현황'을 공개했다. 2025학년도 전국 의대 증원 총..

"앞으로 욕하면 통화 종료"… 민원 담당 공무원엔 승진 가점도
"앞으로 욕하면 통화 종료"… 민원 담당 공무원엔 승진 가점도

앞으로는 민원인이 담당 공무원과 전화 통화를 하며 폭언하는 경우 공무원이 먼저 통화를 끊어도 된다. 기관 홈페이지 등에 공개돼 이른바 '신상털기(온라인 좌표찍기)'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공무원 개인정보는 '성명 비공개' 등 기관별로 공개 수준을 조정한다. 행정안전부는 2일 국무총리 주재 제38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3월 악성민원에 고통받다 숨진 채 발견된 경기 김포시 9급 공무원 사건 이후 민원공무원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여론에 따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도심 속 공실 활용한 테마형 대전팜 개장…대전 혁신 농업의 미래 도심 속 공실 활용한 테마형 대전팜 개장…대전 혁신 농업의 미래

  • 새하얀 이팝나무 만개 새하얀 이팝나무 만개

  • 2024 대전·세종·충남 보도영상전 개막…전시는 7일까지 2024 대전·세종·충남 보도영상전 개막…전시는 7일까지

  • 농번기 앞두고 모종시장 북적 농번기 앞두고 모종시장 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