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신 '사람을 만나는 도시'...송민철 저자의 해법은

  • 문화
  • 문화/출판

자동차 대신 '사람을 만나는 도시'...송민철 저자의 해법은

9월 20일 이 같은 문제 인식 담아 도시의 현주소 진단부터 해법까지 제시
행복청-국무조정실 근무 경험 토대로 '길의 중요성' 인식...3대 요소 강조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 만들기가 궁극적 목표...머물고 싶은 공간 희망

  • 승인 2024-10-01 09:25
  • 수정 2024-10-01 09:36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50243546625.20240910085922
송민철 과장이 직접 써낸 '사람을 만나는 도시'. 사진=교보문고 갈무리.
자동차에 대부분의 공간을 빼앗긴 도시.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찾을 방법은 없을까.

이미 자동차와 왕복 6차선 이상의 대로로 포화 상태에 이른 대부분 도시에 적용하기란 이상에 가깝다. 이제 12년 차 세종특별자치시는 그래도 이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최적의 도시로 통한다.

9월 20일 출간된 '사람을 만나는 도시(저자 송민철, 효형출판)'가 눈길을 끄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동차에 빼앗긴 장소를 되찾는 도시설계 지침서로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 국가공무원이 더 나은 도시를 누릴 권리를 찾기 위해 책을 썼다. 주인공은 행복도시건설청을 거쳐 현재 국무조정실 특별자치시도 지원단에 재직 중인 송민철 과장.

저자는 온라인 교보문고의 책 소개를 통해 우연한 만남 대신 단절된 이웃만 있고, 목적 있는 의사소통만 존재하는 원인을 자동차 중심의 도시설계에서 찾았다. 도시민들은 반복되는 교통 지·정체에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어느새 이 환경에 순응하며 문제를 문제로 보지 않게 된다고 봤다.



현주소 아래 해법은 '길의 중요성'에서 찾았다. 길을 통해 사람이 만나고 걷게 하는 도시로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만남 장소 확보(Secure) : 보행로와 공공공간 ▲만남을 방해하는 요소의 분리(Separate) ▲만남을 촉진하는 요소 더하기(Serve)까지 3대 요소를 제시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 만들기'로 향한다. 보행로와 차도, 대중교통 정류장과 광장 등을 우선 마련하고, 이후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드는 과정을 필수 단계로 뒀다.

해외 사례로는 기차 노선을 중심으로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를 자동차 도로와 분리하는 교통망을 만들어 운용 중인 네덜란드 하우턴을 소개했다. 이곳에선 자전거 타기가 자동차보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지다.

저자 송민철 씨는 "아름다운 골목과 거리로 손꼽히는 도시들은 하나같이 걷기 좋은 환경을 통해 우연한 만남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이 길을 오가며 자연스레 교감하고 연결되는 바람직한 환경을 만들어낸다"며 "우리도 각자의 호흡과 리듬으로 서로가 공감하며 어깨를 맞대는 도시 풍경을 그려내야 한다. 이는 결국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될 때, 매일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길을 걷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일부는 영원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도 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저자는 그 대안 도시로 세종시를 직접적으로 지목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세종시는 저자가 지목한 '사람을 만나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장 크게 지닌 도시임에 틀림이 없다.

설계 시점부터 폐쇄형 버스 전용차로를 적용하며 도로 위 지하철인 비알티(BRT)를 도입했고, 50km/h 속도 제한과 단지 내 지상 주차장 없는 도시, 차로 만큼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를 확보, 이응패스(버스+자전거 정액권) 시행 등이 대표적 사례다. 저자의 바람이 2030년 완성기를 앞둔 세종시에서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한편, '사람을 만나는 도시' 목차는 1부 우리는 안녕한가와 2부 안녕으로 가는 길, 3부 무엇을 해야 하는가, 4부 어떻게 해야 하는가로 구분되고, 각 주제를 뒷받침하는 19개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3S, 보행 공간 확보, 광장 및 차도 망 계획, 필지 구획, 가로 및 상가, 공원 계획 등이 주요 내용이다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거점국립대 첫 여성총장… 미래인재 육성·교육 균형발전 기대
  2. 취임한달 영호남 챙긴 李대통령 충청만 박탈감
  3. 교육청-학교 책임 떠넘기기? "대전가원학교 지금 당장 휴업하라"
  4. [사건사고]물놀이 50대 다이빙 후 하반신 마비호소…교통사고 70대 운전자 사망
  5. '다시 집, 다시 학교로' 학업중단 위기 청소년 품는 대전교육청 남학생가정형Wee센터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4년제 대학 신입생 74.7%가 일반고 출신… 기회균형선발 9.3%
  3.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4. 갑천 국가습지 보전대책 본격화…교란식물 제거·울타리 설치
  5. 재료연 AI가 실험하는 자율실험실·전기연 대형 시험설비 현장 가 보니

헤드라인 뉴스


일제시대 보문산별장 복원… 한·일교류 상징시설 될까

일제시대 보문산별장 복원… 한·일교류 상징시설 될까

일본인이 조선의 온돌과 일본의 다다미를 결합해 보문산에 지은 별장의 복원 공사가 완료됐다. 별장 주변에 나무를 심어 조경 복원만 남겨두었으며, 쓰지 만타로의 아들이면서 대전에서 나고 자란 쓰지 아츠시(87) 씨의 바람대로 일본과 한국 교류의 상징이면서 시민 휴식시설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시 공원관리사업소는 보문산 야외음악당에 오르는 길목에 있는 쓰지 만타로(1909~1983)가 지은 근대식 별장의 복원을 최근 마쳤다고 밝혔다. 보문산 중턱에 정남향으로 세워진 2층 건물로 현관과 햇볕 잘 드는 테라스를 겸한 복도, 침실 1·..

대전시 스포츠 마케팅 매력에 `흠뻑`
대전시 스포츠 마케팅 매력에 '흠뻑'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인 한화이글스의 성적과 인기가 치솟으면서 대전시가 이를 활용한 도시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끈다. 6월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7월 1일 한화이글스 소속 류현진 선수를 대전시 홍보대사로 위촉한다. 이와함께 류현진·오상욱 선수-꿈씨패밀리 굿즈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홍보대사는 도시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대내외 시정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지정한다. 대전시는 펜싱황제 오상욱과 트롯가수 김의영, 축구선수 황인범, 배우 이필모 등 20여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늘어나는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늘어나는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

전국적으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 7013세대로 전월보다 2.2%(591세대) 늘었다. 이는 2013년 6월(2만 7194세대) 이후 11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23년 8월부터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2만 2397세대로 83% 비율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사랑카드 7월1일부터 본격 운영 대전사랑카드 7월1일부터 본격 운영

  • 더위 피하고 밥값 아끼고…구내식당 ‘북적’ 더위 피하고 밥값 아끼고…구내식당 ‘북적’

  • 무더위 날리는 물줄기 무더위 날리는 물줄기

  •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