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3월 8일, 대전시민의 날 지정을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3월 8일, 대전시민의 날 지정을

김선균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후원회장

  • 승인 2025-03-06 08:23
  • 신문게재 2025-03-06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선균
김선균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후원회장
2025년 3월 8일은 대전지역 고등학생들이 자유·민주·정의를 부르짖으며 순수한 열정으로 자유당 독재정권의 불의에 항거한 지 65주년이 되는 날이다. 3·8민주의거는 고등학생들에 의해 일어난 충청권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다. 3·8민주의거가 지닌 자유·민주·정의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유는 교내에서의 학생 동태 감시중단, 서울 신문 강제 구독 배격, 부정 선거운동 배척 등 학원의 자유와 국민의 기본적인 자유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둘째, 민주는 사회 정치세력의 학원 침입으로 인한 학원의 자율성 및 정치 도구화를 배격하고, 정치적 중립과 민주 헌정질서의 확립을 위한 공정선거를 실시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정의는 3·8민주의거가 어떠한 정치세력이나 사회적 배후세력의 사주에 의한 것이 아니고,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순수한 정의감으로 정의사회 구현을 위한 용기의 발현이었음을 뜻한다.

3·8민주의거 주역들은 당시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이었다. 그들은 비록 고등학교 학생 신분이었지만 자신들이 민주국가를 만드는 데 일조를 했다는 자긍심과 여든을 넘은 고령이지만 여전히 뜨거운 3·8정신을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 새삼 3·8민주의거 65주년을 맞이하여 3·8정신을 새겨 본다. 대구, 대전, 마산에서 서울로 이어진 학생들의 3·8정신은 자유당 정권 시절 '빽'으로 통하던 공직사회가 보다 안정적이며 실력이 우선되는 사회로 바뀌도록 했고, 나아가 나라 사랑 정신으로 승화되어 보다 확고한 국가관 확립의 기초가 되었다.

3·8민주의거는 2018년 11월 2일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2024년 11월 19일 대전시 중구 선화동에 기념관이 건립되었다. 이는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자부심을 고양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며 대전이 민주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의의가 있다. 그동안 3·8민주의거 기념사업회에서는 시민들에게 3·8민주의거를 알리고, 무엇보다 무형인 3·8민주의거가 유형의 실체를 갖고자 기념관 건립을 위해 힘을 모았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도움 덕분에 자랑스러운 기념관이 마련되었다. 그렇지만 기념사업회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더 뜻깊은 일을 추진할 것을 약속드린다.

첫째, 초·중·고 교과서에 3·8민주의거를 등재하는 것이다. 자유·민주·정의를 위한 고등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3·8민주의거 정신을 교과서에 등재하여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민주주의 정신을 길러줘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우리의 민주화 역사를 통해 자긍심이 커지기를 기대한다.



둘째, 유공자 발굴이다. 당시 의거 당사자는 맨손의 고등학생들이었으며, 무장경찰의 강력한 제지로 부상자가 속출하였다. 그러나 그 시절의 열악했던 언론 보도 자료와 부상자의 병원기록을 찾을 수 없다 보니 국가로부터 유공자 지정을 받을 수가 없었다.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독재정권으로 가던 자유당 정권을 무너뜨린 정의로운 의거에 앞장섰던 참여 세대의 숭고한 정신을 기려야 한다. 의거 주역들은 이미 타계한 사람도 많고, 팔순이 넘어 기억도 희미해지고 있다. 미비한 실증자료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인우보증에 의해서라도 유공자 발굴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활발한 유공자 발굴은 우수한 민주화 사례로 남을 것이다.

셋째, 세계 민주화 운동의 선진지로 평가받는 도시와 연계한 국제 심포지엄 개최이다. 세계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과 전개 과정은 나라마다 다르다. 각 나라 또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 정신을 공유하고, 앞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토론하는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대전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3월 8일을 '대전시민의 날'로 제정하는 것이다. 충청권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3·8민주의거는 대전의 역사이며, 숭고한 민주정신이다. 대전시민들의 열열한 응원과 보살핌 속에 되찾은 자유·민주·정의의 3월 8일을 '대전시민의 날'로 제정하는 것은 대전의 긍지요, 대전시민의 자랑일 것이다. 대구의 2월 28일은 대구 시민의 날, 경남과 마산의 3월 15일은 경남 도민의 날, 마산 시민의 날로 제정되어 시민들이 기념하고 있는 사실에 빗대어 보면 아직도 대전은 3월 8일을 '대전시민의 날'로 제정하지 못하고 있음을 유감이 아닐 수 없다. 3·8민주의거 65주년을 맞아 우리의 염원인 '대전시민의 날' 제정을 촉구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거점국립대 첫 여성총장… 미래인재 육성·교육 균형발전 기대
  2. 취임한달 영호남 챙긴 李대통령 충청만 박탈감
  3. 교육청-학교 책임 떠넘기기? "대전가원학교 지금 당장 휴업하라"
  4. [사건사고]물놀이 50대 다이빙 후 하반신 마비호소…교통사고 70대 운전자 사망
  5. '다시 집, 다시 학교로' 학업중단 위기 청소년 품는 대전교육청 남학생가정형Wee센터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4년제 대학 신입생 74.7%가 일반고 출신… 기회균형선발 9.3%
  3.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4. 갑천 국가습지 보전대책 본격화…교란식물 제거·울타리 설치
  5. 재료연 AI가 실험하는 자율실험실·전기연 대형 시험설비 현장 가 보니

헤드라인 뉴스


일제시대 보문산별장 복원… 한·일교류 상징시설 될까

일제시대 보문산별장 복원… 한·일교류 상징시설 될까

일본인이 조선의 온돌과 일본의 다다미를 결합해 보문산에 지은 별장의 복원 공사가 완료됐다. 별장 주변에 나무를 심어 조경 복원만 남겨두었으며, 쓰지 만타로의 아들이면서 대전에서 나고 자란 쓰지 아츠시(87) 씨의 바람대로 일본과 한국 교류의 상징이면서 시민 휴식시설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시 공원관리사업소는 보문산 야외음악당에 오르는 길목에 있는 쓰지 만타로(1909~1983)가 지은 근대식 별장의 복원을 최근 마쳤다고 밝혔다. 보문산 중턱에 정남향으로 세워진 2층 건물로 현관과 햇볕 잘 드는 테라스를 겸한 복도, 침실 1·..

대전시 스포츠 마케팅 매력에 `흠뻑`
대전시 스포츠 마케팅 매력에 '흠뻑'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인 한화이글스의 성적과 인기가 치솟으면서 대전시가 이를 활용한 도시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끈다. 6월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7월 1일 한화이글스 소속 류현진 선수를 대전시 홍보대사로 위촉한다. 이와함께 류현진·오상욱 선수-꿈씨패밀리 굿즈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홍보대사는 도시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대내외 시정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지정한다. 대전시는 펜싱황제 오상욱과 트롯가수 김의영, 축구선수 황인범, 배우 이필모 등 20여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늘어나는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늘어나는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

전국적으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 7013세대로 전월보다 2.2%(591세대) 늘었다. 이는 2013년 6월(2만 7194세대) 이후 11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23년 8월부터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2만 2397세대로 83% 비율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사랑카드 7월1일부터 본격 운영 대전사랑카드 7월1일부터 본격 운영

  • 더위 피하고 밥값 아끼고…구내식당 ‘북적’ 더위 피하고 밥값 아끼고…구내식당 ‘북적’

  • 무더위 날리는 물줄기 무더위 날리는 물줄기

  •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