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문제해결형 탄소 활용 기술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문제해결형 탄소 활용 기술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 승인 2026-04-02 17:58
  • 신문게재 2026-04-03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60402094900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중동 전쟁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심장부'를 흔드는 사건으로, 단순히 유가 상승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복합적인 충격'(Complex Shock)을 주고 있다. 중동은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어서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증폭하면 전 산업의 기초 생산 원가가 치솟고, 화석연료의 불안정성이 커짐에 따라 원자력,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안보를 위한 에너지 투자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급증할 것이다. 물류 및 해운산업은 물론 방위/항공우주 산업까지 영향을 받게 되고, 안전자산(달러, 금)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환율이 급등해 수입 비중이 높은 제조 기업에 환차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다. 중동 전쟁은 결국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중고 현상을 심화시켜 실물 경제 전반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전통적으로 중동의 불안은 유가 급등을 초래해서, 과거에는 경제 위기로만 치부됐으나, 지금은 각국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구조 자체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이라는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되고 있다. 원유 가격의 상승은 단순히 석유화학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경제 전반과 다양한 산업군에 영향을 주는 강력한 변수다. 주요 보고서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인 상황과 200달러인 상황은 단순히 비용이 두 배가 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100달러가 견딜 수 있는 고통"이라면, 200달러는 "경제 구조의 마비"를 의미하는 임계점(Tipping Point)에 가깝다고 한다. 특히 200달러의 경우 기업 도산, 물류 마비 등 상상하기조차 힘든 상황까지 예측한다.

탄소중립 관점에서 전쟁은 국제적 공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 강대국 간의 대리전 양상이 짙어질수록 COP(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와 같은 국제적 합의 기구에서 실질적인 감축 합의를 끌어내기가 어려워지고, 당장의 에너지 부족을 메우기 위해 퇴출 대상이었던 석탄 발전소를 재가동하거나 LNG 개발을 확대하는 등 '일시적 퇴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동 전쟁은 화석연료 시스템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단기적으로는 탄소중립 비용을 높이고 공급망을 교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로의 체질 개선을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

원유(原油, Crude Oil)는 지하 유층에서 채굴한 가공하지 않은 천연 상태의 액체 탄화수소 혼합물, 즉 탄소(C) 덩어리이며 정제 과정을 거쳐 휘발유, 경유, 등유, 중유. 항공유 등의 연료를 비롯해 나프타, 윤활유, LPG(액화석유가스), 아스팔트 등까지 다양한 석유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우리가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용품의 원료이자 에너지원으로, 이를 대체할 만한 물질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탄소를 활용하는 기술(CCU) 선점은 매우 큰 의미를 갖게 되며, 탄소중립과 함께 지속가능한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도가 높다. 석유화학 산업 태동 시기인 150여년 전부터 인류는 원유에 있는 탄소로 다양한 화학제품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이산화탄소(CO2)는 탄소 1개와 산소 2개로 구성된 대표적인 온실가스이다. 따라서 이산화탄소의 탄소 1개를 활용하면 원유를 그만큼 적게 사용해 동등한 제품을 제조할 수 있고,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순환경제, 기후위기 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미 개발된 탄소 활용 기술부터 현장에 빨리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화학은 인류 문명의 바탕을 이루는 학문이자 산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화학산업을 통해 다양한 탄소자원을 이용하는 만큼 원유 수입 대체 효과와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화학연구원 등 연구기관에서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 정책과 관련 산업을 연계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확보하는 등 문제해결형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트램 급전 방식 논란 여전…공론화 필요 목소리
  2. "더는 버티기 어려워"… 대전 서남부터미널, 폐업 재신청
  3. 대전 유성구 주민 기획 13개 동 '마을 축제' 개최
  4. 대전 수소트램 ‘유지냐 변경이냐’…민선 9기 고심
  5. 수사 중요성 커졌는데 '베테랑'은 부족… 대전경찰 인사 시험대
  1. 대전 복용동 염소 축사서 화재…일대 정전 복구중
  2. 충남대 국립공주대 통합 밑그림… 학내외 의견수렴 이어져
  3. [문화 톡] 갈마도서관 직원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4. 대전중수청 정원 261명 확정… 전국 6개 지방청 중 네 번째 규모
  5. 대전시, 온통대전 등 공약과 현안 사업위한 추경 편성

헤드라인 뉴스


`초고령사회` 코앞 충청권, 5년새 요양병원 21곳 문닫아

'초고령사회' 코앞 충청권, 5년새 요양병원 21곳 문닫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19%를 넘어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대전에서 노인 의료서비스를 담당해 온 요양병원이 감소하고 있다. 충청권 요양병원은 최근 5년간 21곳 줄어 종합병원과 병원이 증가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병원 입원 중심의 돌봄에서 벗어나는 의료 개편이라는 시선과 함께 중증의 노인·장애인 진료환경이 악화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260병상의 한 요양병원이 이달 말 폐원을 앞두고, 남은 입원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이원 조치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 2010년 설립해 2014년 한때..

이 대통령 `정부세종청사` 중심 국정 전환… 현실과 이상 괴리 지속
이 대통령 '정부세종청사' 중심 국정 전환… 현실과 이상 괴리 지속

세종과 서울의 행정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오를 지 주목된다. 현 정부가 정부세종청사 중심의 국정 전환 메시지까지 던진 상황에서도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길국장', '길과장'이란 자조 섞인 표현이 10여 년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새롭게 취임한 한성숙 국무총리 역시 세종공관과 청사를 비워둔 채 '서울 일정'만 고집하고 있다는 평가가 관가에서 흘러나오며 정부의 의지에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19일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오는 20일 취임 50일을 맞는 한 총리의 세종청사 일정은 공식..

`3조 7000억 원 규모`…태안∼안성 민자고속도로 추진 가속화
'3조 7000억 원 규모'…태안∼안성 민자고속도로 추진 가속화

충남도가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한 '태안∼안성 민자고속도로'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사업 제안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후속 행정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수현 지사는 19일 도청 접견실에서 태안∼안성 고속도로 최초 제안 컨소시엄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컨소시엄 관계자들과의 접견에서 박 지사는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도내 건설업체와 건설자재 업체 등의 사업 참여 기회 확대를 요청했다. 특히 지역 균형발전과 관광·해양산업 활성화를 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폭발물 테러 및 화재 대응 훈련 폭발물 테러 및 화재 대응 훈련

  • 공공디자인 공모전 작품전시회…8월 27일까지 전시 공공디자인 공모전 작품전시회…8월 27일까지 전시

  • ‘대덕정수장의 시민공원화 조성 약속을 이행하라’ ‘대덕정수장의 시민공원화 조성 약속을 이행하라’

  • 다시 찾아 온 폭염…참새들의 ‘여름 피서’ 다시 찾아 온 폭염…참새들의 ‘여름 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