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의 도시행복학] 62. 공감과 연민 없는 민생정책은 기만과 능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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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의 도시행복학] 62. 공감과 연민 없는 민생정책은 기만과 능멸입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 승인 2026-08-12 10:00
  • 수정 2026-08-13 13:51
  • 신문게재 2026-08-13 19면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0-신천식(2026신규)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민생 우선은 정치인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단골 구호가 되어버렸습니다. 엄청난 특혜를 법으로 보장받으며 전용 보좌진들의 전문성과 충성 서약을 당연시하는 국회의원들이 특히 민생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민생을 이야기하는 높으신 분들이 서민의 삶과 형편 관련하여 얼마나 깊은 공감과 연민의 마음을 갖고 있을까요?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은 미국의 법철학자입니다. 그녀는 공감과 연민을 통해서만 구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이해하게 된다고 주장하며, 민주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 살아 숨 쉬는 구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주장합니다. 누스바움은 저서 시적 정의(Poetic Justice)에서 문학적 상상력을 강조합니다. 시적 정의는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삶인 다른 계층과 다른 시대, 다른 고통을 당사자의 내면으로 들어가 구체적 상상으로 공감하는 능력입니다. 소설을 읽는 행위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일종의 훈련이라고 주장합니다. 누스바움은 정치인들이 민생을 외칠 때 실제 개별 인간의 고통에 대한 진정한 공감에서 비롯된 것인지와 표를 얻기 위한 가시적 수사에 불과한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공감이 결여된 민생 주장은 표 동원을 위한 허구이며 공적 담론의 가장 위험한 형태라고 지적합니다. 누스바움은 화폐경제의 핵심인 GDP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노인 돌봄과 아이 양육, 이웃 간의 신뢰를 인간 삶의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빈곤 해석은 통계 속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어떤 꿈을 꾸었으나 좌절하고, 살아남기 위해 어떤 굴욕을 견뎌 냈는지를 공감과 연민의 눈을 통하여 복원해 낼 때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화폐경제가 지우는 것이 인간다운 삶의 절대조건이듯이, 공감과 연민 없는 민생주장은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무시하는 또 다른 형태의 기만과 능멸입니다. 민생 우선을 주장하는 정치인의 삶과 흔적을 살펴, 내면의 진정성을 파악하는 것은 유권자의 기본 책무입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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