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호]유능한 시민과 통계적 사고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봉호]유능한 시민과 통계적 사고

[기고]최봉호 통계교육원장

  • 승인 2011-07-06 14:39
  • 신문게재 2011-07-07 20면
  • 최봉호 통계교육원장최봉호 통계교육원장
▲ 최봉호 통계교육원장
▲ 최봉호 통계교육원장
통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 있다. '투명인간', '시간여행' 등을 써 공상과학소설의 창시자이자 미국 신문기자 출신인 '허버트 웰즈(Herbert Wells·1866~1946)'가 한 말이다. 웰즈는 “통계적 사고는 유능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 읽기와 쓰기 능력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갖추어야 할 능력이다”라고 하면서 세 가지 능력을 강조했다. 웰즈가 언어능력에서 핵심적인 읽기와 쓰기능력 외에 통계적 사고능력을 언급한 것은 통계를 숫자 언어로 인식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면 유능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능력이 필요한데, 이를 갖추는 일이 간단치 않은 것 같다. 글을 잘 읽는다는 것은 글의 내용을 잘 파악한다는 뜻인데, 글을 건성건성 읽어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책을 정독하고 인과관계를 면밀히 따지는 사고가 수반되어야만 가능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글을 잘 쓰는 것도 쉽지 않다. 글은 창작적인 글, 설명적인 글과 비판적인 글로 나눠지는데, 이 모두 개념에 대한 정의, 예시, 인용, 분류, 비교와 대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좋은 글이 써지는 것이다.

이렇게 읽기와 쓰기도 간단치 않은 일인데 유능한 시민이 되기 위한 세 번째 능력인 통계적 사고라 함은 도대체 무엇이며,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통계적 사고능력이란 첫째 개별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계수치로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표본을 바탕으로 전체를 그려낼 수 있어야 하며, 세 번째는 숫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스토리)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는 숫자를 근거로 정책수립이나 의사결정에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머릿속에서 동시에 비교 가능한 최대 개수는 5~6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예로,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살 때 가격, 디자인, 색상, 성능, 브랜드 등과 같은 여러 요인들을 모두 비교 분석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구매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개별적인 데이터가 많이 있을 때 이를 단순화하지 않으면 지식으로 되기가 어렵고 미래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평균과 같은 단순한 통계수치로 요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조사도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한데 돈이나 인력의 제약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고 대개 표본조사를 하게 된다. 그래서 표본에서 전체를 그려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유능한 요리사일수록 국물을 조금만 맛보아도 전체를 잘 알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숫자라는 것도 그냥 숫자로만 있으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순위를 매긴다든지 패턴이나 상관관계 등을 살펴보아 숫자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통계를 이용할 때에도 자료를 그냥 베끼는 것이 아니라 통계에 포함된 오류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잘 살펴보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이 유능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읽기와 쓰기 그리고 통계적 사고 세 가지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쉬운 것 같으면서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통계적 사고는 세상을 잘 이해하게 해주고 어떤 직업에서든 꽤 유용한 도구가 되는 바 이 능력의 배양이 필요로 되는 것이다.

통계청에서는 국민들이 통계적 사고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통계교육원에서는 지난해 한주 당 평균 3개씩 총 143개의 통계교육과정을 운영했으며, 여기에 참가한 인원도 1만6000명을 상회하였다. 또한 어릴 적부터 통계적 사고 능력이 발휘할 수 있도록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통계활용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유능한 시민이 되는데 갖추어야 할 통계적사고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통계교육을 통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통계교육원의 교육과정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기자나 교사 등 누구에게라도 개방되어 있다. 아무쪼록 많은 사람들이 통계적 사고능력을 함양하여 유능한 시민으로 활동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과 국가의 경쟁력이 올라가기를 희망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진명 작가 '세종의 나라'에 시민 목소리 담는다
  2. 세종 '행복누림터 방과후교육' 순항… 학부모 97% "좋아요"
  3.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 한국건축시공학회와 업무협약 체결
  4. 대전 향토기업 '울엄마 해장국'...러닝 붐에 한 몫
  5.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1. 따르릉~ 작고 가벼운 '꼬마 어울링' 타세요!
  2. 세종시 빛축제, 시민 힘으로 다시 밝힌다
  3. 생각에서 실천으로… 세종 학생 지역사회 문제 해결 역량 UP
  4. 수능 앞 간절한 기도
  5. 대전세무서, 나라키움 통합청사서 '새 출발'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