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내가 본 중국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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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내가 본 중국의 어제와 오늘

김덕균 중국산동사범대학 한국학연구소장

  • 승인 2026-07-12 15:48
  • 신문게재 2026-07-13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김덕균균
김덕균 소장
중국산동성과 인연을 맺은 것은 30년 전 일이다. 오랜만에 만난 중국지인들은 "중국이 전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란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 그때마다 나의 첫 번째 대답은 "공기가 너무 좋아졌어요"라는 말이다. 중국은 2008년 북경올림픽을 기점으로 대기오염 요소를 철저히 단속하며 매연공장은 물론 공기오염의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대기오염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자동차와 오토바이 상당수를 전기차로 대체했다. 겨울만 되면 대기를 매캐하게 만들던 연탄도 사라졌다. 도시공기가 맑아지자 공공장소에서 코를 풀거나 가래침 뱉는 이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우리나라 언론방송에선 중국 발 미세먼지란 표현도 현저히 줄었다.

두 번째 변화는 뜨거운 음료문화에서 찬 음료문화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한동안 중국 사람들은 한국의 '얼죽아' 문화를 아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한여름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보온병 물을 마시는 이들에게 한국인들의 찬 음료 중심의 문화는 매우 신기한 모습이었다. '저러다 큰 일 나는데'란 건강 걱정도 섞였다. 그런데 중국사회가 변하기 시작했다. 어린이는 물론 젊은이들의 찬 음료 마시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 겨울 아직 '얼죽아' 단계까지는 아니어도 한 여름 찬 음료마시는 문화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한국사람들이 중국을 여행할 때면 찬 음료 찾는 게 쉽지 않아 불편했는데, 이젠 어디를 가든 그런 수고는 필요 없게 됐다.

다음 세 번째 달라진 점은 커피의 일반화이다. 차문화에 익숙한 중국인들에게 커피는 그리 좋아하는 음료가 아니었고, 취급하지도 않았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대도시나 유명관광지 주변에서도 커피한잔 마시기 위해서는 제법 발품을 팔아야만 했다. 그럴 정도로 커피 파는 곳은 흔치 않았다. 간혹 중국인들이 커피를 마신다면 그것은 매우 신기한 일에 가까웠다. 언제 어디서든 커피한잔은 일상이고, 전국 어딜 가든 식당은 없어도 커피전문점은 있는 우리에게 중국의 이런 분위기는 한편으론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요즘 중국이 완전히 달라졌다. 호텔객실과 식당, 그리고 일반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차종류에 커피는 필수가 됐고, 거리에는 세계적인 커피브랜드는 물론 중국 자체 내에서 설립한 커피전문점들이 곳곳에 들어섰다.

다만 우리와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여럿이 앉아서 오랜 시간 편안히 휴식하며 마실 수 있는 공간보다는 오로지 주문만 받고 판매하는 전문점이 많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커피전문점은 만남, 대화, 휴식, 스터디공간의 의미가 함께 있다면 중국의 커피전문점은 음료로서의 커피 제공이 주된 목적인 것 같다. 주방만 있고, 손님용 휴식공간이 많지 않고 혹 있더라도 크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커피 만드는 주방은 쉴 틈이 없고, 줄지은 배달전문 오토바이는 주문한 커피를 나르느라 분주하다. 다른 음료에 비해 가격이 싼 것도 아닌데 주문은 폭주한다.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중국의 오랜 차문화가 커피문화로 급격히 바뀌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 변화는 아무도 찾지 않던 허름한 옛날골목들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동안 젊은이들은 화려한 건물이 밀집된 도시 한복판의 쇼핑가를 주로 찾았고, 그곳이 곧 젊음의 거리였다. 이런 화려한 공간은 지방도시 어디를 가든 마찬가지였는데, 언제부턴가 중국의 젊은이들은 한국의 인사동이나 성수동 같은 옛 도심의 허름한 뒷골목을 즐겨 찾는다. 오래된 건물 사이로 난 좁은 골목을 따라 온갖 쇼핑몰과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가 즐비하게 들어섰다. 그런 곳에 자리한 허름한 커피숍과 길거리 식당들이 성업하고 있고, 소문난 곳은 긴 줄도 섰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옛날 창고나 공장건물에 들어선 카페와 식당이 젊음의 물결이 넘치는 지역 명소가 된 것이다.

이런 중국의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전엔 그래도 한국과 중국의 변화시차가 조금은 있어서 중국 사람들을 만나면 "중국도 조만간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말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함께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김덕균 중국산동사범대학 한국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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