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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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디스크)

환자 75% 자연치유… 3개월 이상 증상 느끼면 수술해야 디스크나 뼈로 인해 신경근 압박… 신경 붓고 괴사되면서 통증 생겨

  • 승인 2015-01-19 13:41
  • 신문게재 2015-01-20 9면
  • 강종원 대전선병원 척추센터 과장강종원 대전선병원 척추센터 과장
▲ 강종원 대전선병원 척추센터 과장
▲ 강종원 대전선병원 척추센터 과장
일반적으로 목 디스크라고 알려져 있는 경추 추간판탈출증 또는 경추 신경근증은 경추 사이의 추간판, 일명 디스크가 옆으로 빠져 나와 신경근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경추에서 신경근이 압박되는 원인은 대개 3가지다. 첫째는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후외방으로 돌출되어 신경근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둘째와 셋째 원인으로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목뼈에서 뼈가 자라나와(골극) 신경근을 압박하거나, 후방에 있는 관절이 비후됨으로써 신경근을 압박하는 경우다. 이 두 가지 경우가 목 디스크의 약 68%를 차지한다.

이 질환은 단순히 신경근이 기계적으로 압박되었다고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신경근이 압박이 되면 신경이 붓고 출혈이 일어나 신경으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돼 신경이 괴사되어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디스크 내에 있는 말랑말랑한 수핵이 누출되어 화학적 염증 반응이 일어나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목의 통증, 어깨, 팔, 손바닥, 손가락의 통증, 심하면 근력 약화나 저린 느낌, 둔한 느낌 등의 감각이상, 쥐는 힘이 떨어져 물건을 놓치는 마비증상 등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실제 임상에서 보면 환자들이 표현을 정학하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느 한 신경근만 압박이 되어도 팔 전체가 다 저리고 아프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일반적으로 MRI를 촬영해 보면 50대에서 60대, 70대로 갈수록 거의 100% 신경이 압박되어 보인다. 이 경우 증상을 야기하는 경추 분절(마디)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MRI 소견과 경험있는 척추 전문의의 진찰 소견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것이 불필요한 수술을 줄일 수 있다.

목디스크 자가진단 방법으로는 목을 뒤로, 아픈 쪽으로 젖히면 팔쪽으로의 방사통이 유발되고, 팔을 뒷머리 쪽으로 들어 올리면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다른 여러 질환에서도 목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서 이 질환들과 잘 감별해야 오진으로 인한 잘못된 수술을 피할 수 있다. 어깨 회전근개 질환, 상지 말초신경 병변, 대상포진, 협심증 및 담낭염 등이 대표적이다. 흔히 '오십견'이라고 알려진 회전근개 질환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인대가 손상된 경우로 목디스크처럼 팔쪽으로 방사되는 통증을 동반한다. 이 경우 목디스크는 팔을 들어올리면 통증이 완화되는데 반해 회전근개 질환은 팔을 들어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어깨 근육의 위축이 있는 것으로 감별할 수 있다. 또한 팔꿈치나 손목에서 말초신경이 압박될 경우도 감별이 필요하다. 이 경우 근전도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MRI 상에서 다발성으로 디스크의 돌출 소견이 보이는 경우에는 증상을 일으키는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서는 근전도 검사와 더불어 진단 목적의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이 도움이 된다.

목디스크의 경우 약 75%의 환자가 증상이 발생한지 3개월 이내에 저절로 좋아지는 반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10명 중 1~2명이라는 통계가 있다. 실제로 임상에서 보면 저절로 좋아지는 '자연치유'의 경과를 대부분 볼 수 있다.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약을 먹어서, 침을 맞아서, 또는 시술을 받아서 나았다고 생각한다. 의료인 입장에서 보면 고무될 일이지만 과도한 메스컴 홍보, 과잉 진료, 불필요한 시술 등의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3개월이 지나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거나 지속적으로 감각 저하, 근력 약화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목 앞쪽으로 접근해서 목디스크가 있는 분절의 디스크 및 골극을 제거한 후, 자가골을 반지 모양의 기구(케이지)에 채워서 원래 디스크가 있던 공간에 삽입하는 전방 유합술이 있다. 목 뒤쪽에서 신경을 감압하는 방법도 있다. 두 방법 모두 우수한 결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수술 전 목의 통증이 있었던 환자에게 후방 수술을 시행하게 되면 뒷목 근육의 박리로 인하여 오히려 목 통증이 악화될 수 있어 전방 수술이 선호된다. 다른 문제로는 움직이는 분절을 유합시킴으로써 인접 분절 질환이라는 예상치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매년 약 2.9%가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수치로만 보면 수술 10년 후 100명당 약 30명 환자에서 이웃 분절에서 병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엑스레이 상에서의 변화를 의미할 뿐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인접 분절 질환을 줄이기 위해 등장한 것이 인공 디스크 수술이다. 통증의 원인이 되는 디스크를 제거한 후 인공 디스크를 삽입함으로써 수술 분절을 거의 정상처럼 유지해주고 충격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 많은 연구에서 매우 좋은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수술 전 팔의 통증뿐만 아니라 목의 통증이 유합술때보다 훨씬 호전되고,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더 빠르며 재수술율도 현저히 낮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 보조기 착용 없이 곧바로 일상생활에 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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