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 한국 의료환경의 허와 실

  • 오피니언
  • 월요아침

[월요아침] 한국 의료환경의 허와 실

  • 승인 2015-12-13 13:14
  • 신문게재 2015-12-14 22면
  • 이승구 선병원 국제의료원장이승구 선병원 국제의료원장
▲ 이승구 선병원 국제의료원장
▲ 이승구 선병원 국제의료원장
대략 2010년을 기점으로 한국 의료 환경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로는 노인 요양원이나 전문 요양병원이 많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우리나라의 노인 양로에 대한 사회복지 문제가 가정이나 국가 차원에서 민간 차원으로 일부 이양됐고, 다소 해소되는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전문 요양 기관들은 시설도 훌륭하고, 의사인력도 대학병원이나 대형 종합병원에 비해서도 상당 수준 능력 있는 의사들을 확보했다. 특히 실력 있는 의료진을 선택 배치함으로써 치료나 수술의 효과 면에서도 탁월한 경우가 많다. 또한 여러 도시에 분원을 설립함으로써 전문 의료인의 고용 수요나 시설 확충을 꾀하고 있으며, 나아가 보건복지부에서 전문의 수련병원으로 인정받기까지 한다.

다음으로 1~2개의 특정 진료과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들이다. 예컨대 관절이나 요통의 치료만을 전담하는 정형외과, 요통의 비수술적 치료만을 강조하는 신경외과, 수지 접합 전문병원, 신장 투석만을 전문으로 하는 신장 전문 내과 병원 등이 최근 각광을 받으면서 그동안 대학병원이나 대형 종합병원으로 몰리던 환자들이 분산됐고, 또 특정 진료과를 중심으로 하는 전문병원을 선호하는 환자들도 생겨나게 됐다.

한국의 의료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첨단 장비 보유와 자체적인 치료법 개발은 물론 중증환자 치료율도 향상됐다. 2012년 전 세계 암환자 치료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악성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68.1%로 미국의 66.1%나 일본의 58.6%보다 높으며, 간이식 수술의 성공률도 96%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평균 성공률인 86%보다 높았다. 또 국내 의료진의 술기를 배우기 위해 해외 의료진이 한국을 찾기도 하고, 연 30만 명 이상의 외국 환자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특히 대전시는 의료관광 및 해외환자 유치 거점을 확충해 나가고 있으며, 각 병원들도 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료 환경의 튼실한 현실 뒤에는 개선해야 할 많은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숨어 있다. 무엇보다 전반적인 대학병원 경영 악화에 따른 보완책이 현실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대학의 선택진료비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병원과 의사와의 관계 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했고, 저수가로 인한 경영 악화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 이에 따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아울러 전문 요양 기관이나 특정 진료과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들의 약진으로 인해 대학병원들은 특정과 진료면에서 일부 위축되고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해당과 교수들의 중도 이직률 상승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각 의료기관에서 좋은 조건을 바탕으로 한 이직 권유도 있겠지만, 교수 승진제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학위 취득과 해외 연수, 논문 점수제, 저명 SCI 논문 등재 등 대학 내의 압박수준이 높은 탓에 처음 대학교원으로 임명받기가 어려웠던 것에 비해 너무나 쉽게 이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개인적 경제사유나 연구 환경의 미비, 수련병원들에 대한 각종 인증제도나 정부의 규제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겠으나, 어렵게 시작한 대학교수로서의 권위와 학문적 성과를 고려하면 중도 포기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의료 환경으로부터 파생되고 있는 국민 연금 기금 운영,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여부 등 의학계와 한의학계의 갈등 해소, 원격의료의 진척 등의 과제들도 빼놓을 수 없다. 또 간호 인력이 간병을 책임지는 포괄간호서비스가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됨에 따라, 간호인력 수급 및 간호사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실질적인 방안의 모색도 필요하다.

최근 30여 년간 의사 생활과 대학 교수를 지낸 분이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임명된 만큼 보다 현실적인 방안들로 우리나라 의료 수준이 격상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또 급변하는 의료 환경과 이에 따른 각종 위기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한다.

이승구 선병원 국제의료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극심한 국내 증시 변동성에…대전 '동전주' 기업, 상장폐지 긴장감 확산
  2. 통합계획서 제출 임박… 충남대·공주대 구성원 공감대 확보가 관건
  3. 대전고용노동청, 폭염 취약 건설현장 불시점검
  4. 원달러 환율 1500원 장기 조짐에 대전 소상공인 '한숨만'
  5.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1. '대형 재난 예방하자' 대전 첫 고층건물 피난용 승강기 합동훈련
  2. 이병도 충남교육감 당선인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 것"… 현판 제막식 열고 인수위원 명단 공개
  3. 대전혁신센터, 창업포럼서 K-콘텐츠로 창업 붐업 시동
  4. 중동발 고유가에 고물가 본격화… 고환율까지 겹친 '3高’에 얼어붙는 지역경제
  5. 복수경 충남대병원장 취임 "AI 특화병원·지역 완결형 거점 완성"

헤드라인 뉴스


허태정 인수위 첫 업무보고 퇴짜…"자료제출 미비"  공직사회 긴장

허태정 인수위 첫 업무보고 퇴짜…"자료제출 미비" 공직사회 긴장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이 11일 인수위원회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행정당국 자료 제출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전격 중단을 선언했다. 대전시가 이날 준비한 자료에서 민선 8기 주요 사업 현황이 빠진 것을 질책하면서 전격 재보고를 지시한 것이다. 전임 시정 사업과 재정 운영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와 함께 다음 달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인수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진행된 대전시 기획조정실 업무보고는 시작 10여 분 만에 중단됐다. 허 당선인은 보고 과정에서 "민선 8기..

"빚내서 투자하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7조가량 증가
"빚내서 투자하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7조가량 증가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7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개인 투자자들이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확대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81조 8000억원으로, 4월 말보다 6조 9000억원 증가했다. 2024년 8월(9조 2000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5년 12월(2조원), 2026년 1월(-1조 100..

공공기관 이전 패러다임 변화…충청권 새 기회 될까
공공기관 이전 패러다임 변화…충청권 새 기회 될까

<속보>= 공공기관 2차 이전이 '거점도시 중심 집중 배치'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충청권의 대응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혁신도시 지정 이후 공공기관 이전 혜택을 사실상 받지 못한 대전·충남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단순한 지역 안배보다 산업 연계성과 집적 효과가 중시될 경우 지역별 유치 성과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보 6월 8일자 1면 보도, 6월 9일자 1면 보도> 11일 지역 정치권과 학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는 혁신도시 중심의 분산 배치보다 산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 ‘건강한 치아를 위해’ ‘건강한 치아를 위해’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