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안철수, 충청권 '주도권 다툼' 치열

내일포럼 현직의원 참석 '눈길'… 신당 합류 조짐에 野 면면파악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서울 노원병) 간 주도권 다툼이 시작됐다.

특히, 충청권을 놓고 양측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안 의원 측 지지세력인 대전내일포럼은 지난 22일 오후 서구의 모처에서 송년회 겸 안 의원과의 간담회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내일포럼 회원들을 비롯, 김창수 전 의원, 신현관 전 유성구의회 의장 등 송년회 하루 전인 지난 21일 새정치연합 탈당을 선언한 인사 등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새정치연합 소속의 현직 지방의원들이 자리를 함께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선출직 등원 전부터 포럼에 참여하고 있었다는 등의 이유를 댔지만, 신당의 구심점이 될 내일 측 행사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예사롭게 볼 상황이 아니다.

당장, 당내 일각에서는 당을 떠나 안 의원의 신당에 합류하고자 사전에 얼굴을 비춘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또 안 의원은 전날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학부모 간담회차 동구청을 찾았다가 한현택 동구청장을 만났다.

한 청장은 “앞서 나가지 말자”고 했지만, 안 의원은 한 청장을 삼고초려하기 위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좋은 분들 삼고초려하겠다”면서 한 청장에 대한 영입 의사를 부정치 않았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자유민주연합을 언급하며 지역정서를 대변했던 정당의 역할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안 의원의 이런 일련의 행동거지는 새정치추진위원회에 합류했던 인사들을 재차 끌어들이는 동시에 옛 자유선진당 출신 등 양당체제에 불만을 가진 인사들을 영입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지역내 신당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의 일환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대응에 나섰다. 대전시당은 내일포럼 측 행사에 참석한 선출직 인사 및 당원들 면면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시당 측은 당을 떠나 당을 비난하고 있는 안 의원이기에 당직을 가진 인사들의 참여나 행사 지원이 해당(害黨)행위인 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한다. 해당행위로 해석될 경우,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될 수도 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전시당의 한 관계자는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을 파악 중에 있다. 여기저기 갈 수는 있지만 해당행위인 지를 검토해 징계 수위 등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전신인 민주당 시절, 당직을 보유한 채 안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에 합류하려하거나 타 당원들의 합류를 부추기는 것은 해당행위로 간주한 바 있다.

한편,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23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송년회를 갖고 안 의원이 만들 신당에 대한 협력을 다짐하는 동시에 다양한 견해를 공유했다.

강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