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해산물 냄새 맡으면 기절?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마른 해산물 냄새 맡으면 기절?

  • 승인 2016-04-06 18:02
  • 신문게재 2016-04-06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에틸에테르 괴담...그저 괴소문일 뿐
실제 마취되려면 5분 이상 계속 흡입해야


“길거리에서 수상한 사람이 마른 해산물의 냄새를 맡아 보라고 하면 꼭 주의하라”

대전 중구 한 건물 입구에 붙여진 ‘안내문’의 내용이다. 맨 위에 쓰인 ‘경찰청 긴급알림’이라는 문구에는 빨간색으로 네모 표시까지 되어 있다.

안내문은 “길거리에서 건어물이나 생선을 늘어놓고 맛을 보라며 떼어주든가, 냄새를 맡아보라며 코에 대어주는 행동을 취하면 꼭 조심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이들이 권하는 물품에 ‘에틸에테르’라는 일종의 마취약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행동을 ‘중국에서 건너온 신종범죄’라고 소개했다. 안내문은 “이상 경찰청의 특별강조사항”이라는 말로 끝난다.

섬뜩하게 다가오는 이 이야기, 과연 사실일까. 정답은 ‘아니다’다. 취재 결과 에틸에테르라는 마취약이 없음은 물론 경찰에선 이런 내용을 안내하지도 않았다.

‘에틸에테르’는 이름은 다이에틸에테르, 에테르, 에톡시에테인이라 불리는 약에서 파생됐다. 실제 이 약은 마취 효과가 있다. 하지만 개구리나 쥐 등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동물용 마취제다. 사람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냄새를 맡고 기절하려면 엄청난 양을 들이마셔야 한다”며 이 이야기를 괴담이라고 했다. 또 흡입형 마취제는 맡는 즉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데, 최소 몇 분 이상 계속 흡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상마다 다르지만 마취 효과는 생쥐 3분, 사람은 5분 이상 흡입해야 나타난다. 게다가 디에틸에테르는 냄새가 매우 독해 건어물과 착각할 수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역의 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손수건에 마취제를 묻혀 코를 막아 사람을 기절시키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마취 즉 호흡량을 조정하고 운동신경을 마비시키려면 최소 5분 이상 마취제를 흡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틸에테르 괴담은 인터넷 포털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냄새를 맡고 정신을 잃으면 휴대하고 있는 돈이나 물품을 모두 훔쳐간다”는 내용의 글이 수두룩했다. 심지어 “장기적출까지 당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덧붙인 글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차원에서 에틸에테르와 관련된 내용이나 범죄를 안내한 적도 없고 이런 범행이 실제 이뤄진 경우도 없다”며 “일부 사람들이 단지 사회불안을 조장하거나 재미를 위해 괴소문을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