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술 한방울 안마시는데…간, 너 자꾸 살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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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술 한방울 안마시는데…간, 너 자꾸 살찔래?

체내 인슐린 농도 높아져 지방산이 축적, 간세포 손상 지방간염·섬유화땐 간경화 운동 부족하고 스트레스 많은 40대부터 패스트푸드 자주 즐기는 10대까지 위험

  • 승인 2016-10-17 11:18
  • 신문게재 2016-10-18 12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비알콜성 지방간질환


간은 인체의 신진대사, 그중에서도 지방대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다. 간의 구성성분 중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보통 3~5%인데, 간의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으로 축적될 때 지방간이라고 한다. 심한 경우는 간의 50%까지 지방으로 채워지기도 한다. 지방간은 크게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 두 가지로 나눈다.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 부족으로 술을 먹지 않는 착실한(?) 사람에서 생기는,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강영우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으로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 강영우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강영우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어떤 환자들에 많이 생기나=45세 남성이 건강 검진을 받아 보았더니 간 기능 검사상 혈청 GOT와 GPT 수치가 정상의 3배 이상 높아져 있다고 외래로 찾아왔다. 술은 당연히 마시지 않고, 목회 일로 과로하여 운동할 시간이 전혀 없다고 한다. 키는 170cm인데 체중은 80kg으로 최근 1년 사이에 10kg나 불었다고 한다.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에 이상이 없고 초음파검사를 해 보면 간에 지방이 침착돼 있었다.

간 조직검사에서 지방 간염으로 나왔다. 또, 13세 중학생 김군이 학교 검진에서 간기능 검사에서 혈청 GOT와 GPT 수치가 2배 이상 높아서 어머니와 함께 놀란 얼굴로 찾아왔다. 키는 160cm인데, 체중은 75kg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체중이 계속 증가하였으며, 복부 비만이 심했다. 술은 마시지 않고 어머니가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혼자서 피자, 치킨 등 패스트푸드를 주문해서 거의 매일 먹어왔다.

앞의 사례와 같이 지방간이라고 진단받으면, 환자들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으로 억울한 오해까지 받게 된다. 최근에는 바이러스성 간질환보다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더 많아지고 있다.

▲종류=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은 지방간, 지방간염, 간섬유증, 간경화, 간암의 단계를 거치는데, 단순 지방간과 지방 간염 단계에서 치료해야 한다. 지방간에서 지방 간염으로 넘어갈수록 간경화와 간암의 위험성은 높아진다. 실제로 미국에서 원인 모르고 죽은 간경화 환자를 부검한 결과, 상당수에서 지방 간염에 의한 간경화로 진단됐다. 과거에는 지방간은 간에 심한 손상을 주지 않는 가벼운 질환으로 생각되어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으나,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지방간 단계에서부터 확실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그 심각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 간염의 약 25%에서 간경화로 발전하므로, 그 심각성을 알고 철저한 치료가 필요하다.

▲빈도 및 소아비만의 위험성=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비만어린이(6~13세) 80명을 대상으로 간조직 검사 결과, 22.5%는 단순 지방간이었고, 77.5%에서 간 섬유화(간이 딱딱해지는 것)가 있다는 놀라운 보고를 했다. 왜냐하면, 소아청소년기의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은 방치해 두면, 어른이 되고 나서 간경화와 간암 등 심각한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보스턴 어린이병원에서 비만이면서 지방간이 있는 어린이들을 장기 추적조사한 결과 체중조절과 식이, 운동요법을 열심히 한 집단에서는 간경화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방치한 집단에서는 간경화와 간암이 발견됐다. 우리나라 국민의 약 15%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며,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비알콜성 지방간 위험도가 최대 9.7배까지 높다. 특히 남성은 대사질환인 지질이상, 당뇨병, 고혈압, 고요산증 등의 위험 요인이 하나라도 있으면 정상인에 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도가 27배까지 높다는 보고도 있다.

▲병태 생리=첫째, 인슐린 저항성 때문이다. 식생활의 서구화, 운동 부족,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 과식 등에 의한 대사증후군의 하나로, 즉 이 질환과 앞의 대사질환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그 치료도 서로 비슷하다.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나타나는 병증이라고 해서 인슐린 저항 증후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즉 체내에 인슐린이 있더라도 세포에서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강해 고혈당은 조절되지 않고 인슐린 농도만 높아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간으로의 지방산 유입이 증가되고 중성지방이 증가해 간에 축적되면 지방간이 된다. 둘째, 여기에 산화 스트레스와 사이토카인 등에 의한 간세포 손상이 일어나면 지방간에서 지방 간염으로 발전한다. 셋째, 이는 다시 간 성상 세포를 활성화하여 간 섬유화를 일으키고 간경화까지 넘어간다.

▲원인과 증상=비만, 고지혈증(고중성 지방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고혈압, 고요산혈증 등 대사증후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개 서서히 진행돼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연히 정기검진에서 발견되거나, 최근 심한 피로감, 식욕부진, 매사에 의욕 상실, 오른쪽 윗배가 묵직하거나 불편감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배를 눌러서 아프지는 않다.

▲진단과 치료=혈액검사(간 기능검사, 요산, 혈당, 지질치 검사), 간 초음파, 필요 때 CT(컴퓨터 전산촬영)까지 찍는다. 지방 간염의 확진은 간 조직검사로 한다. 간 조직검사는 초음파를 보면서 가는 주사 바늘을 넣어 간 조직을 채취하므로 안전하고 고통이 거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간조직검사는 잘 하지 않는다. 강영우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원인질환인 비만과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고요산혈증을 치료하고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점진적이고 꾸준한 체중감량을 함께 해야 지방 축적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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