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거부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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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거부 민주주의

  • 승인 2017-04-12 15:38
  • 신문게재 2017-04-13 23면
  •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일본계 미국인 국제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비토크라시(vetocracy)'라는 조어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은 양당이 서로를 거부하는 극단적인 파당 정치를 하기 때문에 정치가 동맥경화 상태에 걸린 것을 지칭한 표현입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정치세력의 강력한 반대에 의해 입법과 정책이 좌절되는 현상으로 '거부 민주주의'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양당정치는 오랜 전통이 있기 때문에 파당 정치를 극복하는 내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걱정입니다.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지 않은 정치세력도 언제든지 상대를 좌절 시킬 수 있는 비토파워만은 넘치고 있는 것이지요. 정치 엘리트 간 '구조화된 신념'이 정치집단을 진보와 보수로 갈라놓았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쟁 상대를 협상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척결의 대상으로 간주하여 대화와 타협은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다당 체제로의 전환은 이념적 스펙트럼이 상대적으로 다양화된 것은 사실이나 국민들의 높은 정치의식과는 무관하게 비토크라시를 극복하는 정치의 성숙도는 아직도 요원해 보이네요.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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