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지자체 경쟁력, 청년 인구를 잡아라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 내일] 지자체 경쟁력, 청년 인구를 잡아라

  • 승인 2017-04-30 11:34
  • 신문게재 2017-05-01 21면
  • 박윤옥 전 국회의원박윤옥 전 국회의원
충북 단양군에서는 5월부터 마을회관과 경로당에서 주민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아이키움 온(溫)마을 사업’을 시작한다. 신혼부부를 위한 경기도 따복하우스는 두 자녀를 출산할 경우 보증금 없이 월 임대료만으로 생활이 가능하다. 자녀수에 따라 300만~720만원까지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는 해남군은 난임부부지원, 지역신문에 출생 축하글 게재, 신생아 무료 이름지어주기 등에 이어 지난 9월부터 공공산후조리원을 유치해 농어촌 산모들의 출산, 육아를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육아 서비스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바로 인구 감소 때문에 지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먼저 인구절벽 위기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에도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 지자체 사활을 건 인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4년 5월 일본 총무대신을 지낸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소멸’이 발표되면서 인구위기로 인한 지방소멸이 국가적 화두로 등장한 이후 아베정부는 내각에 지방창생본부를 설치하고 ‘지방창생프로젝트’라는 국가 차원의 지방 살리기 대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시코쿠 섬의 동부에 위한 도쿠시마 현은 지방창생 프로젝트에서 IT 기업 유치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젊은 IT 기업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초고속 광통신망을 구축하고 기업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게 하는 한편, 농촌 공동화로 비어있는 민가를 사무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결과, 13개의 IT 기업을 유치했다. 도쿠시마 현은 남자 귀가시간 오후 6시 2분, 여성 사장 비율 전국 1위, 케이블TV 세대 보급률 3년 연속 전국 1위 등을 내세우며 청장년층 귀농1번지로 거듭나고 있다.

일본 도쿄의 가스시카 구는 어린이 종합센터와 보건소, 보건센터를 통합한 건강플라자를 운영 중이다. 임산부는 출산 전까지 이곳에서 최대 14번의 무료 검진을 받을 수 있고, 취학 전 만 5세까지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육아광장과 카페도 설치해 지역 젊은 엄마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가나가와 현의 작은 마을인 가이세이는 역내에 육아지원센터와 민간 보육원, 토요 학교를 개설해 30~40대 맞벌이 육아세대의 보육 부담을 줄였다.

우리나라의 인구주택총조사에 해당하는 일본의 국세조사 결과 2015년 기준, 전체 일본 인구 중 무려 26.7%가 65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 대전 후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가 노인인구에 본격적으로 편입되면서 1920년 국세조사 시작 이후 노인인구비율이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에 반해 15살 미만 인구는 고령인구의 절반 수준인 12.7%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일본의 지방 중소 도시들은 고령층 부양을 위한 사회보장비 부담에 인구 감소까지 겹친 상황. 지방소멸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 속에서 일본은 청장년층의 지역 정착을 위한 파격적인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겪고 있는 인구위기, 지방소멸의 위기는 우리에게 먼 이야기가 아니다. 10년 넘게 이어지는 초저출산 현상으로 농어촌 지역은 물론 지방 중소도시의 학교들까지 폐교되거나 통폐합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사라지는 것이 어디 학교뿐인가. 청년들이 없는 지역에는 문화시설은 고사하고 상가나 의료시설조차도 문을 닫다보니 점점 마을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 행정자치부에서는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시골지역에 청년들을 파견, 정착을 돕기 위한 ‘청년희망뿌리단’ 사업을 시작했다. 19세~45세 청년들이 지역에서 제안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숙소와 활동비, 사무실 등의 지원과 함께 월 50만 원 정도의 생활비를 보조받는 형식이다. 전남 곡성군은 지역 내 양곡 창고와 빈 점포를 활용한 복합예술카페를 창업할 청년들을, 안동시의 경우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학습공동체의 개념인 ‘청년이 만드는 동네 대학’ 개강을 이끌 청년을 모집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연간 3000명의 도시 청년에게 월 200만 엔을 지원해 농촌에 파견하는 지역부흥단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행정자치부 역시 이번에 시작된 ‘청년희망뿌리단’의 반 이상이 그 지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자체 인구감소를 막고 침체되어 있는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힘을 모은다니 반가운 일이다.

이제 인구는 지역의 존폐를 결정하는 문제가 되었다. 인구정착을 위해서는 이벤트성 행사가 아닌 산업과 주택, 교육과 의료, 문화시설 등의 인프라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청년이 행복한 지역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지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소멸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일 것이다.

박윤옥 전 국회의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4.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