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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
피천득은 6월은 완숙한 여인의 품처럼 녹음이 우거지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한다고 했고, 이해인은 6월은 숲속의 나무들이 일제히 일어나 낯을 씻고 환호하는 달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6월은 혼란과 공포, 저항과 폭력으로 얼룩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아주 어릴 때 6.25전쟁을 맞았고, 대학생 때는 6.3사태를 겪었으며, 교수가 되어서는 6월 항쟁을 지켜보았습니다.
전투기의 굉음소리, 멀리서 들리는 대포소리, 겁에 질려 당황하는 어른들의 일그러진 표정이 어린 저를 공포로 몰아 넣었습니다.
최루탄가스가 6월의 하늘을 뒤덮고 캠퍼스 곳곳에서는 한일협정을 반대하는 함성이 드높일 때 제대로 된 항거도 못하다 결국 죄수복을 입고 감옥에 앉아 있었습니다.
희미한 불빛 아래 읽던 책을 내던지고 낡은 모포로 얼굴을 감싸면서 땀인지 눈물인지 계속 닦아 내면서 내 조국과 일본, 그리고 민족주의를 생각했습니다.
6월 항쟁시는 교수로서 젊은이들의 투쟁으로 일궈낸 민주화의 성과에 무임승차 했습니다.
다시 맞는 6월은 옅은 녹색 잎이 점점 짙어져가면서 나라의 민주화와 안정도 더욱 두터워지리라 믿습니다.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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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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