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미술관은 도시의 꽃”

[중도초대석]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미술관은 도시의 꽃”

  • 승인 2017-06-06 09:50
  • 신문게재 2017-06-07 11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이응노라는 브랜드 통해 이응노의 예술세계를 공유하는 것이 목표
"9월 퐁피두미술전은 프랑스에서 이응노를 그들의 작가로 인정한 것"
지류관리ㆍ보존하는 이응노만의 노하우로 작은 미술관 한계 극복하고파


지난 2004년 대전시립미술관으로 대전과 인연을 맺고 2012년부터 이응노미술관장으로 재직하기 전까지 이렇게 이응노라는 작가가 이지호 관장의 삶속에 굵직한 존재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응노미술관’하면 이지호 관장을 떠올릴 정도로 지난 6년간 이 관장이 자취가 녹아들지 않은 것이 없다.

당초 100점 기증에서 시작한 이응노미술관은 이제는 1600여점의 기증으로 늘어나 신수장고를 짓고 아카이브 사업을 시작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오는 9월에는 프랑스 현대 미술의 자존심인 퐁피두 미술관에서 이응노전이 열릴만큼 세계속에 이응노화백의 작품을 알려왔다.

지역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프랑스 현지에서 레지던스 작업을 시작한 이 관장은 올해 처음으로 젊은 작가들에게 전시공간과 작업활동을 지원해주는 아트랩대전 사업도 시작하는 등 끊임없이 대전미술의 토양 다지기와 지역작가 체력 기르기에 매진하고 있다.

프랑스 퐁피두 ‘이응노 미술전’을 앞두고 있는 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을 만나 대전 미술계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 2012년부터 이응노 미술관장으로 재직해왔다. 오는 9월 퐁피두센터에서 이응노 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응노미술관장을 맡아 최우선적인 목표가 이응노라는 작가를 세계 미술사 반영에 다시 올려놓는 것이는데 이번 전시회가 그 결실이라고 보면된다.

9월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인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열리는 ‘이응노 개인전’은 작가의 예술성이나 작품성의 인정받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다.

이에 앞서 8일부터는 파리 세르누치 미술관에서 ‘이응노 회고전’이 열린다.

사실 이응노 화백은 동백림 사건때문에 국내에서 많은 제약을 받았는데이제 프랑스 스스로 이응노 화백을 그들의 미술사에 들여놓는 것이다.

9월 이응노 전시가 개막되면 이응노의 위상은 한층 강화될 것이고 프랑스의 동양미술학교, 한옥 레지던스 등의 파워도 대단해 질 것이다.

다만 아직 이응노 화백의 대중화는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

예술가 ‘이응노’가 가진 스토리는 엄청나지 않은가. 앞으로 이응노를 대중적으로 스토리 텔링하는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으로도 재직하면서 지난 2014년 이래 ‘파리레지던스 프로그램(3개월간 파리로 작가를 파견해 문화탐방과 현지전문가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을 운영 중이다. 이번에 ‘아트랩대전 프로그램(전시공간과 창작지원금 일부 지원)’도 새로 운영하게 됐는데 이런 프로그램들은 단시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워 쉽게 시도하기가 어려웠을 텐데?

▲물론 이런 프로그램들은 단시간에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역 미술의 체력을 키울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지역을 처음부터 대전으로 제한했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그 젊은이들이 경력을 쌓고, 전시를 하고 사회적 책임이 책임을 가질수 있는 생태계의 한 지점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최근 지하에 1300여점을 보존할 수 있는 신수장고를 개관하면서 이응노 작가에 대한 아카이브 작업도 함께 진행중이다.

▲박인경 여사가 이응노 작가와 관계된 자료를 연도별로 파일로 모아놓은 자료가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료는 우리한테 주고, 프랑스에 필요한 것은 복사해서 가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작품도 중요한데 작품을 설명하는 근거가 중요하지 않나.

조금 완성이 되면 오픈하려고 한다.

아카이브가 구축이 되면 연구자들이 연구할 수 있고 학술적 자료도 될 것이라고 본다.

사실 이 자료는 이응노뿐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 미술사가 될 것이다.



-지난 정권에서 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이 일었을 때 이응노 미술관장이라는 직책을 맡았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의 주역으로 오르내리기도 했었다. 직접적은 어려움은 없었나?

▲사실 몰랐다. 그래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사실 몇몇 평론가들은 이응노를 소개하며 정치적으로 한계 지을 때마다 반대했다.

이응노의 예술세계에서 시대정신을 말해야지 정치화가로 제한하면 안된다고 본다.

그런면에서 이번 블랙리스트 파문이 이응노화백을 또 한번 정치작가로 규정짓는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됐다.



-2012년부터 이응노미술관장을 맡아 재임해 왔다. MOU당시 100점에서 시작한 기증 작품이 이제는 1306점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과에는 이 관장의 노력을 부인하는 이가 없는데, 이 관장만의 노하우가 있나?

▲(하하)일반적으로 박인경 여사에 대해 잘못 아는 것이 있는데 그 분에게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업무적인 신뢰다.

인간적으로 얽히고, 설키고 그런건은 오히려 점수가 깍인다.

그분은 유족이자 저작권자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술관의 업무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길 바란다.

대전시립 미술관장으로 재직중일때도 이응노미술관 건립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이응노라는 화가가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아는 정도였다.

그때도 얼마나 작품을 내놓길래 미술관까지 지어줄까 궁금할 정도였고, 개관전이 끝난 후에는 이응노 미술관이 분리돼 이응노 미술관업무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저는 어쨌든 대전시에 소속된 사람으로 미술관 입장에서 최대한 전문적으로 말씀을 드린다.

오히려 그런 공적인 부분, 전문성인 부분이 그분에게 높은 점수를 딴 비결이 되지 않았나 싶다.



-대전시립미술관장, 그리고 현재 이응노 미술관장으로 재직하면서 지역과 서울간의 문화격차에 몸소 느꼈을 텐데, 서울과 지역간의 문화격차의 원인은 어디에서 온다고 보는가?

▲수도권 중심의 문화 정책, 그리고 언론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또 현대 미술의 경우 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에 동시대의 흐름을 타야 하는데, 지역에서는 이런 면에서 움직임이 크게 없는게 아쉽다.

이런 일들은 이응노 미술관이나 시립미술관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두 미술관이 그런 어떤 미술문화 정책이 발전할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이 관장이 생각하는 좋은 미술관은 어떤 미술관인가?

▲공공성과 전문성을 갖춘 미술관이다.

우선 미술관은 시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로컬리티의 지지가 없으면 안된다. 우선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게 해주고 사람들이 넘쳐나야한다. 지역의 호응을 받지 않고는 미술관은 절대 클 수 없다.

여기에 전문직들의 역량이 있어야 한다.

전문직들의 역량이 있느냐다.

그 다음에 미술관이 전문성을 키워야한다.

그래서 대전에 가면 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은 가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번 쯤은 두 미술관에 대해 부족한 것은 무엇이고,보완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이응노 미술관의 운영계획은 무엇인가?

▲이응노라는 예술가에 대해 스토리텔링 작업을 통해 이응노에 대한 학문적인 책 뿐 아니라 연극, 공연 등 아트상품 등을 개발하고 궁극적으로는 고흐미술관, 피카소미술관처럼 이응노 미술관을 세계적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술적 기반 없이는 모래위의 성이기 때문에 세미나는 매 전시마다 일부러 개최하고 있다.

아직은 진행중인 ‘지류보존수복’도 이응노라는 브랜드를 넓힐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응노 작품이 거의 종이라 지류를 관리하고 보존하는 것이 이응노 미술관을 특화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해 지난해 한번 세미나를 진행했고, 올해도 계획중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이 이응노라는 화백이 존재 했기 때문이다.

대담ㆍ정리=오희룡 교육문화 부장, 사진=이성희 기자





*이지호 관장은.

▲파리1대학 조형예술학 박사

▲전 연세대학교 디자인정보시스템 겸임교수

▲전 대전시립미술관장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현 이응노미술관장

▲2014년 12월 대한민국 문화관광부 장관상 수상

▲2009년 3월 31일 프랑스문화공보부, 프랑스 문화예술공로 슈발리에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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