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후견인제도 정착 ‘갈길 멀었다’

  • 사회/교육
  • 법원/검찰

전문후견인제도 정착 ‘갈길 멀었다’

  • 승인 2017-06-25 11:50
  • 신문게재 2017-06-26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지난해 대전가정법원 107건, 꾸준한 증가세

A씨는 지능지수 55, 사회성지수 59의 지적장애인이다. 직장 내에서도 동료가 많지 않은 A씨에게 B씨의 친절은 너무 감사하기만했다. 하지만, B씨의 친절은 선한 마음의 친절이 아니었다. A씨의 지적 능력이 정상인보다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대출을 받도록 해 편취하겠다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B씨는 A씨에게 “형이 교통사고를 내서 합의금으로 급하게 돈이 필요한데 내명의 대출이 안된다. 너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주면 6개월 후에 갚아주겠다”고 요청한다.

B씨는 A씨가 지적장애로 인해 대출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못하고 대출금 연체에 따른 재산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사실 등을 알지 못한 점을 이용했다. 피해자 명의로 대출받은 금액은 모두 1400만원이었고, 이를 편취해 준사기 혐의를 적용받아 징역 4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A씨와 같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사법복지’로 불리는 성년후견인제도가 도입됐으나, 정착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도입된 성년 후견인 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등의 사유로 정신적 제약이 있어 정상적으로 사무를 처리할 수 없는 성인에게 가정법원의 결정으로 선임된 후견인을 통해 재산관리, 일상생활에 관한 폭넓은 보호자 지원을 하도록 하는 제도다.

즉, 지적장애나 치매 등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사람들을 위해 법원이 재산관리나 치료 등을 돕는 후견인을 선임하는 제도다.

대전가정법원의 경우 지난해 성년후견 심판청구 사건이 107건 이었고, 홍성지원 14건, 공주 2건, 논산 4건, 서산 14건, 천안 9건 등이었다.

전국적으로 성년 후견 심판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14년 전국적으로 1968건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3709건으로 1.8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년 후견 사건은 한번 후견이 시작되면 피후견인이 사망시점에서야 후견 철회가 되는 경우가 많아 수치는 누적적으로 크게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후견인은 대부분 가족이나 친족들이 맡고 있으나 친족이 없거나 재산이 없을 경우 ‘자원봉사자’들의 후견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친족이 후견인이 될 경우 보수를 지급하지 않으나 사회복지사나 법조인 등이 후견인으로 지정된다면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고려하면 후견인이 되 줄 가족이나 친족이 없고, 후견인에게 보수 지급이 불가능하면 제도 이용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료로 후견인 역할을 해야 할 봉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의 경우 무료 후견인을 자처하는 전문가들의 숫자가 적어 관심이 필요하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전문 후견인 제도라는 용어 자체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는 관리 감독 차원에서 접근하는 용어”라며 “이러한 부분에 관심이 많아 교육을 이수한바 있으나 지역에서는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지적장애인이나 치매노인 등에게 꼭 필요한 제도라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전가정법원 관계자는 “대부분 가족들이 후견인 신청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재산이 많거나 하는 경우 전문 후견인을 두는데 지역에서는 사례가 없었다. 제도에 대해 인지를 많이 하고 있고 점점 신청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연축지구 개발 탄력받나… 공공기관 유치 준비 주목
  2.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3. 가을 제철 수산물 가격 들썩… 꽃게·전어 두 배 급등
  4. 온통대전, 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한다… 정부 지원율 변화도 관심
  5. 대전 택시 기본요금 11월부터 4800원… 3년 만에 인상
  1.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2. 대전시의회, 이효식 대전도시공사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3. '양성자 암치료센터' 건립 나선 세종, 중부권 첨단의료 거점 노린다
  4. 스토킹 피해 신고했던 전 연인 살해 40대 구속
  5. 잇단 산하기관 잡음… 세종시 관리·감독 문제 도마 위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입법과 예산 확보 절차가 맞물리면서 중대 분수령을 맞이했다. 11월 국회에서 행정수도특별법 심사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을 뒷받침할 재원 확보가 시험대에 함께 오르면서다. 여기에 세종시 재정 문제와 얽힌 핵심 법안까지 일몰을 앞두고 마지노선에 봉착하면서 정기국회 내 현안들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내달부터는 내년도 본예산에 대한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가 본격화할 예정이다. 당장 이번 예산 심사에선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안을 다루게..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해법으로 추진된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첫 출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출발선에 섰다. 하나의 경제·생활권을 구축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주민 동의와 재정·권한 이양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다.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통합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행정통합을 경험한 일본과 대만 역시 행정 효율화와 재정 기반 강화라는 기대 속에 주민 갈등과 재정 부담,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숙제를 마주했다. 본보는 일본의 헤이세이 대합병과 오사카 행정체제..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불균형… 전국 최대 11.5배, 충청권 5.9배 격차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불균형… 전국 최대 11.5배, 충청권 5.9배 격차

전국 고용센터별로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 인력의 업무 편차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사 1명이 관리하는 참여자 수가 전국적으로 최대 11.5배 차이가 났으며, 충청권 내 13개 고용센터에서도 최대 5.9배 격차를 보였다. 27일 본보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고용센터별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전국 102개 고용센터의 상담인력은 총 792명으로, 상담사 1명당 평균 126.2명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 ‘울긋불긋’ 대전 도심 ‘울긋불긋’ 대전 도심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