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실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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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실연은 없다

  • 승인 2017-08-15 10:48
  • 신문게재 2017-08-16 23면
  •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실연을 당한 사람들이 상담을 해 올 때, 저는 고전평론가 고미숙씨의 말을 인용하여 '실연은 없다'고 대답해줍니다. 실연은 '헤어짐 자체가 아니라 거절당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박범신 소설가가 얘기 한 대로 사랑은 '내 것을 해체해 오로지 주고 싶은 욕망'이라는 정의에 모순이 됩니다.

나는 상대를 거절할 수 있어도 상대는 나를 거절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오로지 주고 싶은 욕망'과 배치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면 내가 상대를 버리거나 상대가 나를 버리는 게 아니라 나도 상대방도 '어떤 힘'에 이끌리어 헤어지게 된다면 '실연은 없는' 것입니다. 고미숙씨가 말하는 '어떤 힘'은 아마 뇌의 작용일 것인데 그 핵심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면서 이루어지는 행위입니다. 사랑의 감정이 '어떤 힘'에 의해 소멸되어 가고 있을진데 헤어지면서 자꾸 이유를 찾아 핑계를 대는 것은 사실상 자신을 속이는 것입니다. 실연은 없으니까 포기하지 마십시오.

여름이 기승을 부리다가 '어떤 힘'에 의해 갑자기 가을이 오듯이 여름의 꽃, 수국이 가을을 맞아 땅속에 들어가는 것은 끝이 아니라 동토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여름을 맞아 피어날 수 있으니까요.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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