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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니 새벽의 천변길도 한산하고 오후의 산책길도 걷는 사람이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얼마 전까지 이 길의 양 옆에는 울창한 푸른 잎이 있었고, 황홀한 빛깔로 물들었던 단풍도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론지 사라졌습니다.
계절의 변화는 인생과 너무 닮았고 이는 시간적 의미만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텅 빈 길 위에서 도종환 시인의 '단풍이 드는 날'이 생각나네요.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새싹이 돋고, 푸른 잎이 무성해지고, 단풍이 들면 낙엽이 되어 생을 다한다는 자연의 섭리를 알아야 하는데, 화려한 단풍이 영원하리라고 믿을 때 불행이 잉태하지요.
인간은 무거워진 자신의 몸을 하나씩 내려놓아야 두려움이 없어지고 비로소 자유로워지겠지요.
모든 것을 다 버린 까만 나목을 보면서 그리스 크레타섬에 있다는 소설가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을 되뇌어 봅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렇습니다. 다수가 원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의미 있는 삶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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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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