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277)] 화려한 단풍은 유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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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277)] 화려한 단풍은 유한하다

  • 승인 2017-12-04 10:36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염홍철의 아침단상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새벽에는 천변길을 걷고 오후에는 사무실 인근 '가로수길'을 걷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니 새벽의 천변길도 한산하고 오후의 산책길도 걷는 사람이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얼마 전까지 이 길의 양 옆에는 울창한 푸른 잎이 있었고, 황홀한 빛깔로 물들었던 단풍도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론지 사라졌습니다.

계절의 변화는 인생과 너무 닮았고 이는 시간적 의미만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텅 빈 길 위에서 도종환 시인의 '단풍이 드는 날'이 생각나네요.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새싹이 돋고, 푸른 잎이 무성해지고, 단풍이 들면 낙엽이 되어 생을 다한다는 자연의 섭리를 알아야 하는데, 화려한 단풍이 영원하리라고 믿을 때 불행이 잉태하지요.

인간은 무거워진 자신의 몸을 하나씩 내려놓아야 두려움이 없어지고 비로소 자유로워지겠지요.

모든 것을 다 버린 까만 나목을 보면서 그리스 크레타섬에 있다는 소설가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을 되뇌어 봅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렇습니다. 다수가 원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의미 있는 삶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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