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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 날, 아주 겸손하면서도 실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사람이 임기 중간에 직장을 잃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당시,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런 사람들의 명예와 자존심, 그리고 최소한의 권리를 지켜 줄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처지가 초라해졌다고 말하는 그의 눈가에 맺힌 이슬이 불빛에 불규칙하게 반사되어 제 마음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원망의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자신이 무시당했을 때는 보복의 욕구가 생기고, '보복을 한다는 결심이 서면 모종의 기쁨이 따라온다'고 말했는데, 그의 인품은 그것을 초월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참고 기다렸습니다.
사필귀정이라 했듯이 자신이 쫓겨난 직장과 같은 업종, 비슷한 규모의 기관에서 그를 초빙한 것입니다.
그는 2년 동안 쉬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겪었겠지만 많이 외로웠을 것입니다.
가끔 그를 위로한답시고 식사라도 같이 하면 더 차분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끝없이 읽고 쓰고 있다는 일상을 들려주었습니다.
항상 내면에 집중하며 숨은 가치를 찾아내는 그는 '잘 사는' 지성인입니다.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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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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