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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한밭대 석좌교수 |
이 나무는 배(船舶)를 만들 수도 없고, 널을 만들 수도 없으며, 문이나 기둥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데도 쓸모없기에 오래 자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래 자란 이 상수리나무는 수 천 마리의 소를 가릴 수 있고, 둘레는 100 아름이나 되었으며, 높이는 16 미터 쯤 되었습니다.
이쯤 되니까 이 나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결국 쓸모없음으로 인해 오래 살아남았고, 오래 살아남음이 바로 쓸모를 가능하게 해 준 것입니다.
고형렬 시인은 <그 길의 그 상수리나무>라는 에세이에서, 이 상수리나무 이야기는 '무위의 철학'이라고 했습니다.
이 상수리나무는 끝까지 자신을 찾지 않았고 어디 한 곳에도 쓰여진적이 없었으며 그저 자신의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한 나그네였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여기서의 핵심 주제는 장자가 얘기한 '무용이대용(無用而大用)'입니다.
즉, 쓸모없어 보이지만 크게 쓰인다는 뜻입니다.
자기를 과시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만을 크게 지적하는 세태에서 '무용'의 철학은 의미가 있습니다.
쓸모없는 나무도 없듯이, 쓸모없는 사람도 없습니다. 한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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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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