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540)] 사랑하면 헛간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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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540)] 사랑하면 헛간도 아름답다

  • 승인 2018-12-19 14:01
  • 신문게재 2018-12-20 23면
  • 유지은 기자유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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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한남대 석좌교수
미국의 시인 로버트 블라이가 사랑에 대해 쓴 아주 짧은 시가 있습니다.

시의 제목도 <사랑 시>이지요.

"사랑을 할 때 우리는 풀을 사랑하게 된다 / 헛간도, 가로등도 / 그리고 밤새 인적 끊긴 작은 중앙로들도"

사랑을 할 때는 상대방과 좁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조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까지도 그 아름다움의 속성을 파악하고 인식하게 됩니다.

사랑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표면적인 사실을 뛰어넘어 모든 사물과 만나는 것이며,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사물의 신비와 마주하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색시가 고우면 처갓집 말뚝을 보고 절한다'는 말이 있고, 중국의 고전에도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집 지붕의 까마귀까지 사랑스럽다'는 말도 있지요.

누구를 사랑하면 기쁨이 충만해지고, 그 기쁨은 너그러움과 여유로움으로 반응하지요.

그러니까 헛간과 가로등도 사랑하게 되고 처갓집 말뚝과 사랑하는 사람 집 지붕의 까마귀까지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블라이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숨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다"고 하였지요.

그래서 신은 모든 것이 사랑에서 연유되기를 원한 것이지 않았을까요?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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