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구두닦이 아버지는 당당했다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구두닦이 아버지는 당당했다

산이 가파르면 무너지기 쉽고

  • 승인 2021-03-25 10:37
  • 수정 2021-04-15 17:2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수애는 영화배우이자 탤런트다. 각종 수상에 빛나며 믿고 보는 여배우로 소문이 났다. '효녀 스타'로도 알려진 수애가 "구두닦이 아버지가 딸 앞길 막을까 스스로 직업 숨겼다"고 밝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얼마 전 공중파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중 라이브? 차트를 달리는 여자'라는 주제 아래 연예계 대표 효자 효녀 스타들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효녀 스타 13위에 오른 수애는 과거 한 프로그램에서 가족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여기서 그녀는 "주변에서 왜 연기하냐고 묻는다면 가족 때문이었다"며 "구두닦이 일을 하신 성실한 아버지가 딸의 앞길에 방해가 될까 걱정되어 자신의 직업을 숨겼다"고 고백했다.

수애가 연기를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희생에 조금이라도 보답을 해야겠다는 자식의 당연한 효심(孝心)이 발아(發芽)한 때문으로 보였다.



반대로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직업이 구두닦이라는 자격지심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루가 다르게 스타로 성장하고 있는 딸의 앞길을 막아선 안 된다는 생각에 그처럼 직업을 숨겼을 것이었다. 이 부분에서 동의하는 바 커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필자는 최근 네 번째 저서 '초경서반'을 발간했다. 이 책의 P.70에 '집을 나간 엄마는'이라는 장면이 나온다. 필자가 소년가장 시절에 겪었던 구두닦이 소년 경험의 아픔이 공개된다.

이 실화는 이미 내 아이들도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도착한 책에서 봤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다. 그만큼 당당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나는 전력이 비단 구두닦이만 한 게 아니다.

신문팔이와 우산장사, 막노동 등 하층민이 겪는 고생이란 고생은 안한 게 없다. 작년까지는 대표적 을(乙)의 직업이랄 수 있는 경비원으로도 일했다.

그마저 직장 상사의 갑질로 인해 그만 두고 현재는 '삼식이'로 가자미눈의 아내 눈치를 살피느라 바쁘다. 이러한 과정 역시 '초경서반'에 담겨있음은 물론이다.

가난해서 중학교라곤 문턱도 넘지 못한 무지렁이가 오늘날에는 4권의 저서를 출간한 작가가 되었다. 다수의 기관과 언론에서는 시민기자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같이 특이한 약진(躍進)은 30년의 독서와 독학, 끊임없는 20년 글쓰기의 협업(協業)이 가져다 준 결실이다. 다만 직업이 비루한 곳만을 점철한 탓에 살림살이는 여전히 가도벽립(家徒壁立=가난한 집이라서 집 안에 세간살이는 하나도 없고 네 벽만 서 있다는 뜻)으로 군색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데도 아이들은 이 부족한 아버지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것이 앞으로도 저서를 계속하여 출간코자 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나의 이야깃거리들은 아직도 고구마 줄기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효자 효녀를 둔 집안은 그 자체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누구처럼 부동산투기와 도박 따위는 근처에도 안 갔다.

그럴 여력도 없었거니와 평소의 또 다른 신앙이 '산이 가파르면 무너지기 쉽고 연못이 차면 넘치기 쉽다'였기 때문이다. 이는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반성을 모르는 사람에게 던지는 일종의 경고장이다.

예컨대 작금 문제가 되는 LH 직원과 일부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가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연중 라이브 ? 차트를 달리는 여자'를 통해 밝혀진 '효자 효녀 스타 5위'에서 5위~1위는 다음과 같다.

5위는 개그맨 이휘재, 4위엔 개그우먼 이영자, 3위는 가수 별, 2위는 가수 현숙, 1위엔 배우 심형탁이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초경서반-홍경석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승조 "충남에서 검증된 실력 통합특별시에서 완성"
  2. 대전시 설 연휴 24시간 응급진료체계 가동
  3. 대전경제 이정표 '대전상장기업지수' 공식 도입
  4. 대전 중구, 설연휴 환경오염행위 특별감시 실시
  5.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1. 대전 서구, 2년 연속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우수'
  2. 대전 대덕구, 청년 창업자에 임대료 부담 없는 창업 기회 제공
  3. 대전시 2026년 산불방지 협의회 개최
  4. 대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부활할까 "검토 중인 내용 없어"
  5. 유성구, '행정통합' 대비 주요사업·조직 재진단

헤드라인 뉴스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재정·권한 이양 방식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재정과 권한을 법에 명확히 담지 않은 통합은 실효성이 없다고 여당을 겨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통합 출범을 위한 법 제정을 우선한 뒤 재정분권 논의를 병행해도 충분하다며 맞섰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관련 입법공청회에서는 광역단위 행정통합의 실효성을 좌우할 핵심 쟁점으로 재정·권한 분권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여야는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과 권한을 '지금 법에 담아야 하느냐', '출범 이후..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회장 김원식, 사장 유영돈)가 대전·충남권 일간지 중 최초로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는 9일 2026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중도일보를 포함해 일간지 29곳, 주간지 45곳 등을 선정했다. 중도일보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돼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2025년에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통해 '대전 둔산지구 미래를 그리다' 등 다양한 기획 취재를 진행하며 지면을 충실하게 채워왔다. '둔산지구 미래를..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을 비판하며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과 ‘충청북특별자치도법’ 제정을 촉구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을 대동해 행정통합 논의과정에서 배제되고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충북은 대전·충남과 엄연히 다르다며 특별법안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회 행안위 공청회에 참여하려 했으나 끝내 배제됐다”며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