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69강 모가택선(母價擇選)

  • 문화
  •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69강 모가택선(母價擇選)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1-05-0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 69강 母價擇選(모가택선) : 어머니의 가치 있는 선택

글자는 母(어머니 모) 之( ~의) 價(값 가) 擇(가릴 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처는 강효석의 대동기문(大東奇聞)과 장지연의 일사유사(逸士遺史)에 보인다.

비유로는 어머니의 올바른 자식교육과 재물(財物)은 재앙(災殃)을 낳음에 비유함





5월이 시작되었다. 통상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빛나는 햇살과 살아있는 대자연, 생명들의 활발한 삶의 동력이 더없이 넘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생동감 넘치는 계절의 중심인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하고 부모, 형제, 이웃, 스승의 은혜에 고마움과 공경의 마음을 표하고 있다. 참 아름다운 풍속이다.

가정(家庭)은 가족(家族/부모, 자식, 형제, 부부 등 혈연)이 함께 생활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을 말한다.

사서(四書)중 대학(大學)의 8조목(八條目 /格物 ,致知, 誠意, 正心,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가운데 필자는 제가(齊家)를 주목하고자 한다.

천하를 평화롭게 다스리는 데에는 제가(齊家/집안을 바르게 다스려 바로잡음)라는 덕목(德目)이 가장 기본이다. 가정이야말로 개인이 아니요 집단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 작은 집단의 집합체가 모여서 국가도 되고 천하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집안의 규범과 화목을 조화롭게 관리하는 어머니가 있고 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한 선비의 위대한 어머니의 자식교육에 대한 다스림을 본다.

조선 후기 규장각제학(奎章閣提學)을 포함하여 순조로부터 고종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나라의 주요 요직을 두루 역임하고 나라를 위해 힘써온 송석(宋石) 김학성(金學性 1807~1875)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훈훈하고 올바른 모범적 교육사례를 본다.

한양에 살던 김학성, 그의 어머니는 그가 어릴 적부터 일찍 남편을 여의고 두 아들을 어려움 속에 삯방아를 찧고, 삯바느질을 해서 김학성과 동생을 공부시켰다. 어느 여름날 하루는 방안이 더워 대청마루에 나와 삯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먹장구름과 함께 소나기가 퍼부었다.

그런데 부엌 옆 처마 밑에서 평소에 듣지 못했던 강한 금속성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어머니는 비가 잦아들자 궁금해서 지붕 처마 밑을 파보니 뜻밖에 그곳에는 큰 솥이 묻혀있었다, 어머니는 뚜껑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그 가마솥 속에 백금이 가득 차 있었다.

오래전에 난리가 나자 어느 부자가 이 집 처마 밑에 백금을 묻어놓고 피난을 간 것으로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가난에 찌든 어머니는 몹시 기뻐 어쩔 줄 몰랐으나, 그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아니다, 아이들이 지금 고생을 참으며 열심히 공부하여 스스로 장래를 개척하고자 하는 정신을 흔들어 놓아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한 어머니는 아이들이 서당에서 돌아오기 전에 그 항아리를 마당으로 옮겨 구덩이를 더 깊이 파고 묻어 버렸다. 그 후 고민 끝에 어머니는 집을 팔고 조그마한 초가삼간을 사서 열심히 삯바느질로 아이들을 양육하였고. 어머니의 진정한 성원을 받아 열심히 공부한 김학성은 학문에 더욱 정진하여 드디어 과거에 장원급제 하였다.

그러던 어느 해 아버지 제삿날, 어머니는 그 백금 항아리 이야기를 아들들에게 하게 되었고, 이를 듣게 된 두 아들은 재물을 두고도 고생한 어머니를 안쓰럽게 여기는 말을 했다.

"어머니 그때 그 백금을 살림에 보태었으면 고생하시지도 않고 넉넉히 살 수 있었을 것 아닙니까?"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그렇지 않느니라. 그때 너희들은 시래기죽일망정 감사히 생각하며 가문을 빛내고자 열심히 공부했다. 나도 역시 기쁘게 뒷바라지를 했었다. 그런데 만일 그 재물 때문에 마음이 흔들렸다면 어찌 되었겠느냐. 본디 사람은 가난이 무엇인지 알고서야 재물의 참다운 가치를 아는 법이다. 갑자기 들어온 재물(財物)이 재액(災厄)의 원인이 됨을 명심하여라. 노력하지 않고 돈을 번 사람은 크게 되기 어렵다. 노력해라."

그의 어머니는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편한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택했던 것이다.

과연 어머니는 위대하다.

우리는 역사를 통하여 훌륭한 인재들의 출현을 알고 있다. 그 훌륭한 인재들의 뒤에는 언제나 훌륭한 어머니의 뼛속 깊은 진정한 성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동양의 거유(巨儒)인 맹자(孟子)도 어머니의 삼천지교(三遷之敎) 덕분에 그 위대함을 이룰 수 있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어디 어머니의 역할이 꼭 외국에만 있겠는가? 또 훌륭한 인재의 어머니에게만 국한되어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머니들은 모두 위대한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가정의 달 첫 일성(一聲)으로 하고 싶은 요약된 단어를 필자는 단연 '어머니'를 꼽는다. 어머니들의 헌신(獻身)은 곧 가정의 화목과 평안을 가져옴은 물론 한 나라의 기반을 튼튼히 다지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릉 친정 생활을 정리하고 어머니를 떠나 한양으로 가면서 대관령을 넘으며 지은 신사임당(申師任堂)의 시(詩) '유대관령망친정(踰大關嶺望親庭)'을 소개한다.

慈親鶴髮在臨瀛(자친학발재임영) 자애로운 하얀 머리 어머니 임영(강릉)에 두고

身向長安獨去情(신향장안독거정) 장안(한양) 향해 홀로 가는 이 마음

回首北村時一望(회수북촌시일망) 고개 돌려 북촌을 한 번 바라보니

白雲飛下暮山靑(백운비하모산청) 흰 구름 하늘 아래 저무는 산만 푸르구나.

화목(和睦)을 기반으로 평안과 행복이 늘 넘치는 모든 가정이 되도록 기원해 본다.

5-장상현-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동래구, 제3회 온천천 빛 축제 개최
  2. 김포시농기계임대사업소, 노후농기계 불용품 매각
  3. 천안 벽산 블루밍 파크포레, 사업계획 승인 및 도급계약 모두 마쳐
  4. 상명대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 개최
  5. 천안시보건소, '생명존중 안심마을' 4곳 지정
  1. 한기대 STEP, '열정 가득' 온라인 서포터즈 3기 출범
  2. 나사렛대, 기아자동차 정주훈 상무 초청 '경영인의 날' 성료
  3. 충남창경센터, 'The Future with AX Forum' 개최
  4. 한기대, 충남경제정책 경연대회 우수상·장려상
  5. 천안법원, 만취상태로 차 들이받아 상해입힌 50대 여성 벌금형

헤드라인 뉴스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손잡아… 공동운영체 출범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손잡아… 공동운영체 출범

유성복합터미널을 운영할 주체가 최근 결정되면서 대전 시민들의 고속·시외버스 운송체계가 동구 용전동과 유성구 구암동의 두 개의 복합터미널의 양강 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대전교통공사는 11월 19일 주식회사 루시드 및 금호고속주식회사와 유성복합터미널의 공동운영사로 결정하고 5년에 추가 5년 연장 가능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성복합터미널은 2010년부터 민간사업자 공모방식으로 4차례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2020년 대전시의 공영개발로 전환됐다. 시가 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버스 15대가 동시에 승객을 승하차하는 플랫폼을 갖추고..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부터 전국에서 누리호 관련 행사가 진행되며 4차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다. 23일 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7일 오전 12시 54분에서 1시 1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발사 예비 기간은 이날부터 12월 4일까지며 이 기간 중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이번 발사는 기존과 달리 늦은 시간 진행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기의 궤도 진입을 고려한 시간이다...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은 고유가 행진을 이어가 주목된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고환율로 인한 원유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주간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ℓ당 25.80원 오른 1729.72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38.54원 오른 1636.57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4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내 기름값도 10월 넷째 주를 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