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대전 인구 증가 디딤돌 보인다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대전 인구 증가 디딤돌 보인다

"이제 대전 가면 기본으로 들러야지?"

  • 승인 2021-08-1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어제는 점심에 얼큰이 칼국수를 사 먹었다. '이 칼국수는 우리 아이들도 참 좋아했는데…' 특히 딸은 더욱 칼국수 마니아다. 서울서 대학을 다닐 때도 집에 오면 반드시 칼국수를 탐했다.

모전여전(母傳女傳)이랬던가. 외손녀도 제 엄마를 닮았는지 벌써부터 칼국수를 참 잘 먹는단다. 대전은 자타공인 칼국수의 메카다. 각양각색, 다양한 맛의 칼국수가 지천이다. 오죽했으면 전국 유일의 '칼국수 축제'까지 있을까.

물론 지금은 코로나 19시대의 살벌한 즈음이라서 다른 축제와 마찬가지로 무기 연기된 상태지만. 8월은 의미가 깊은 달이다. 아들과 손자의 생일이 겹치기 때문이다. 아들을 낳던 날도 폭염이 단단히 기승을 부렸다.

당시 단칸방에서 살았는데 가난했으므로 지금처럼 에어컨이 있을 리 만무였다. 달달거리는 고물 선풍기 하나에 의존하며 무더위에 기진맥진한 아내가 특히 힘들었다. 아들이 생후 백일을 갓 지나 회사의 근무지 조정 덕분에 대전으로 이사했다.



사통팔달의 대전역과 목척교, 보문산과 대청호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차고 넘쳤다. 이후 출생한 딸도 데리고 대전의 이곳저곳을 나들이하길 즐겼다. 얼마 전 아들의 생일을 맞았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아들네 식구가 대전으로 다 내려오든, 아님 우리 부부가 아들 사는 화성으로 달려갔을 터였다. 그리곤 맛난 음식을 나누며 회포까지 풀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는 그마저 봉쇄하는 악재로 작용했다.

곧 도래하는 손자의 생일 때도 반가운 상봉과 정겨운 가족식사는커녕 고작 영상통화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손자 역시 부전자전(父傳子傳)으로 칼국수를 좋아한다던데….

언제부턴가 대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2013년에 153만 2811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올 7월 현재 145만 5300명으로 줄었다. 이처럼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아니면 말고' 식의 포퓰리즘 발언도 크게 작용했다.

인근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사상 최대로 폭등했음은 이런 주장의 방증이다. 인구 감소라는 우울한 모드에 잠겨있던 대전에 반전의 기회가 보인다. '대전 신세계 아트 엔 사이언스'가 주인공이다.

8월 27일 문을 여는 이곳은 앞으로 대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 건물의 엑스포 타워 38층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대전 시내를 조망하며 마시는 차라면 어떨까.

당연히 한국 영화 '내부자들'에서 명대사로 꼽혔던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해야지?"를 뛰어넘어 "이제 대전 가면 신세계 사이언스는 기본으로 들러야지?"라는 유행어까지 촉발시킬 듯싶다.

이와 더불어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대전 역세권 개발과 함께 그동안 장기 과제였던 유성복합터미널 건설이 마침내 삽을 뜨게 됐다는 것이다. 지금은 임시방편으로 지하철 구암역 옆에서 승객을 맞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으면 용전동의 대전복합터미널처럼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그야말로 명실상부 고객 만족의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과 고령화 급증 현상은 어쩌면 전쟁보다 더 무서운 국가 위기 상황이다.

인구 감소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소비 감소는 기본이며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인구 절벽=생산 가능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까지 발생하게 된다.

누구보다 대전을 사랑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대전 신세계 아트 엔 사이언스'의 개점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를 계기로 대전 인구 증가의 디딤돌까지 보이는 듯하여 반갑다. 가족 모두 동행하여 얼른 가고 싶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2021051301000775300030521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