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의문 더해가는 무늬만 사형제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의문 더해가는 무늬만 사형제

당신의 자녀가 이런 참변을 당했어도

  • 승인 2021-09-0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형(死刑) 제도는 수형자의 목숨을 끊는 형벌이다. 우리나라는 형법 41조에서 형벌의 종류에 법정 최고형으로 '사형'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23명에 대한 사형 집행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 엠네스티는 우리나라를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사형은 법정 최고형으로, 여러 방식으로 집행되는데 우리나라는 교수형으로 집행한다. 사형제를 성문화한 최초의 법은 기원전 18세기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보다 300년 정도 앞선 수메르의 우르남부 법전으로 알려져 있다.

살인죄와 절도죄를 저지른 경우 사형으로 처벌했다고 명시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조선 시대의 '8조 법금'에 살인한 자는 즉시 사형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18세기 이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탐구가 확산하면서 사형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이에 일부 국가들에서 사형 제도를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유럽 의회의 경우 2003년 7월 45개 회원국에서 전시 상황에서도 사형제를 전면 금지하는 의정서를 발효시켰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가 발간하는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으로 사형제 폐지국가는 142개국, 사형제도가 존재하면서 실제 집행하고 있는 나라는 59개국이다.

특히 사형제 폐지국 142개국에는 사형제도 자체는 존재하나 10년 이상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으로 분류된 32개국이 포함돼 있다. 대한민국은 형법 41조에서 형벌의 종류에 법정 최고형으로 사형을 포함시키고 있다.

법정형으로 사형을 규정한 범죄는 내란, 외환유치, 살인죄 등 16종이다. 출소 3개월여 만에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연쇄 살해한 전과 14범 강윤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사형 실제 집행 여론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예정됐던 당연지사다. 인간이길 포기하고 마치 쇼핑하듯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이런 악귀를 현행법에선 눈도 못 뜨는 유아를 죽여도, 멀쩡한 행인을 살해해도 전국 교정 시설에 수용하여 먹여주고 재워주기까지 한다.

이러니 사람을 죽여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이런 뇟보 같은 자들을 여전히 생존하게 하는 것이다. 전문가의 주장처럼 형벌의 목적은 범죄자들의 범죄 심리를 억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흉악범들은 '사람을 죽여도 내가 죽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며 맘껏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 장발장은 겨우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를 한다.

너무나 억울했지만 우연히 만난 신부의 손길 아래 구원을 받고 새로운 삶을 결심한다. 교도소의 설치 목적은 범법자가 제2의 범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막고 밖으로 나다니며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을 함의(含意)로 한다. 그렇지만 현실에선 어떻게 투영되는가.

전자발찌를 차고 있음에도 또 범죄를 저지르고, 사람을 살해하는 장면에서 세인들은 교도소는 갱생(更生)의 장소가 아니라 때론 새로운 범죄를 배우는 '학교'라는 은어로 폄훼하기까지 하는 게 현실이다.

흉악범에 의해 졸지에 불귀의 객이 된 영혼은 구천에서 통탄하며 부르짖을 것이다. "이유도 없이 나를 무자비하게 죽인 저 악마를 왜 따듯한 밥을 먹이고 잠까지 재워주는 겁니까? 당장 사형을 집행하여 내 곁으로 오게 해 주십시오!"

꽃무덤의 젊은이 한탄은 더하다. "나는 결혼도 안 했는데 저 살인마 때문에 죽었습니다. 당신의 자녀가 이런 참변을 당했어도 묵과할 겁니까?" 의문 더해가는 무늬만 사형제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2021051301000775300030521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건고추 100%로 속여 판 충북 옥천 식품업체 대표, 벌금 8억 7000만원 선고
  2. '읍면 공동주택' 1.2만 호 무산 여파… 세종시 후속 대책 추진
  3. 올 가을 행정수도특별법 결실 맺나… 연내 제정 기대감 커져
  4. 대전맹학교, 휠체어 리프트 갖춘 대형 전기버스 도입
  5. “건물 폭파하겠다” 방위사업청서 소란 피운 여성 도주…경찰 추적
  1. 중기부 이어 국정자원마저?… 대전, 또 ‘기관 이탈’ 위기감
  2. 대전시가족센터·대전오페라단 업무협약
  3. '한글 비문'에 담긴 광복의 기쁨… 대전 속 잊힌 독립 유산을 아시나요?(영상있음)
  4. [날씨] 광복절 연휴 첫날 충청권 흐리고 비…오후부터 곳곳 소나기
  5. 대전사랑메세나·동안미소한의원,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 위한 의료품 지원

헤드라인 뉴스


`한글비문`에 담긴 광복의 기쁨… 대전 속 잊힌 독립 유산을 아시나요?(영상있음)

'한글비문'에 담긴 광복의 기쁨… 대전 속 잊힌 독립 유산을 아시나요?(영상있음)

1945년 8월 15일 조국 독립의 감격은 대전 도심 곳곳에 깊은 역사적 족적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세워진 대전의 대표적 광복 상징물이 마침내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시 문화유산으로 결실을 맺었다.대전시는 제81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중구 보문산에 위치한 '대전 을유해방기념비(乙酉解放記念碑)'가 대전시 문화유산으로 정식 등록됐다고 밝혔다.을유해방기념비는 1946년 8월 15일 광복 1주년을 맞아 대전부민(시민)들이 십시일반 뜻을 모아 대전역 광장에 세운 약 3m 규모의 비석이다. 다른 지역의 해방기념..

올 가을 행정수도특별법 결실 맺나… 연내 제정 기대감 커져
올 가을 행정수도특별법 결실 맺나… 연내 제정 기대감 커져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 가능할까. 앞서 범국민적 연대 조직이 닻을 올린 데 이어 전국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법안 제정을 실현할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시민사회의 협력과 전국 시·도지사들의 지지를 발판삼아 본격 법제화 행보에 돌입한 가운데,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이란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14일 서울에서 열린 제61차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행정수도특별법의 연내 제정을 위한 전국적 지지를 요청하고 나섰다. 조 시장은 "올해는 20여..

충남대·공주대 통합대학 명칭 ‘충남대’로… 법적 대표주소 대전
충남대·공주대 통합대학 명칭 ‘충남대’로… 법적 대표주소 대전

통합을 추진중에 있는 충남대와 국립공주대의 통합대학 밑그림이 구체화 됐다. 통합대학은 '충남대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법적 대표주소는 대전으로 정하되, 대전과 공주에 통합본부를 두고 캠퍼스별 특성에 따라 주요 행정기능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양 대학은 14일 세종공동캠퍼스 학술문화지원센터에서 양교 총장과 통합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의 통합 추진 경과와 주요 쟁점에 대한 협의 결과를 중간 발표했다. 이번 조정안에 따라 통합대학의 교명은 충남대학교로, 법적 대표주소는 대전으로 정해졌다. 통합본부는 대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백중사리 기간에 침수된 보령시 오천항 일대 백중사리 기간에 침수된 보령시 오천항 일대

  • ‘자동차 불법 튜닝 안됩니다’ ‘자동차 불법 튜닝 안됩니다’

  • 대전시-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당정협의회 대전시-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당정협의회

  •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