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89강 당랑포선(螳螂捕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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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89강 당랑포선(螳螂捕蟬)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1-09-20 09:3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 89강: 螳螂捕蟬(당랑포선) : 사마귀가 매미를 잡다

글자 : 螳(사마귀 당), 螂(사마귀 랑/낭), 捕(사로잡을 포), 蟬(매미 선)



출처 : 한시외전(漢詩外傳) 정간(正諫)

비유 : 눈앞의 이익만 탐하여 뒤에 올 위험을 돌아보지 못한다.



당랑포선(螳螂捕蟬)의 교훈은 현대인들에게 많이 회자(膾炙)되고 있다. 이어 뒤에 황작재후(黃雀在后/後)라는 구절을 이으면 의미의 확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전국시대 오(吳)나라 왕(王) 수몽(壽夢)이 싸움을 무척 좋아하여 자국의 강대한 군사력만 믿고 이웃 나라를 침략하곤 했다. 그로 인하여 오나라는 끊임없는 전화(戰禍)속에서 민생은 도탄(塗炭)에 빠지고 곳간은 비어 나라가 멸망의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도 오왕(吳王)은 또 인접해 있는 강대국인 초(楚)나라를 침공할 계획을 세우자 오나라 대신(大臣)들은 당시의 정세와 군사력으로 보아 출병을 하게 되면 오나라의 패배가 확실하고, 나라가 위태로울 것을 우려하여 왕에게 계획을 취소하도록 극구 권하였다. 그러나 오왕은 본래 성격이 강직하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은 꼭 하고야 마는 고집불통인지라 이러한 권유를 듣고 침략 계획을 스스로 포기하기는커녕 오히려 청천벽력 (靑天霹靂)같은 명령을 내렸다.

"누구라도 초나라 침공을 방해하는 자는 용서 없이 모두 처단할 것이다."

이로 인하여 대신들은 왕의 침략행위를 막지 못하고 모두 목숨이 두려워 감히 간언(諫言)은 생각조차 하지를 못했다. 이때 소유자(少孺子)라고 하는 대신이 자기의 뜻을 굽히지 않고 왕의 출병을 막고자 곰곰이 방책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매일 아침 일찍 활과 화살을 들고 왕궁 후원에 나아가 배회하면서 아침 이슬로 옷을 흠뻑 적시고 다녔다. 그리고 사흘째 되던 날 그의 행동은 왕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그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왕이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무엇을 하길래 아침 일찍 옷을 적시게 되는가?" 소유자가 대답하기를 "신은 아침 일찍 뒤 화원에 와서 황작(黃雀)를 잡으려다 그만 연못에 빠졌습니다. 비록 옷은 젖었지만 오히려 귀한 교훈을 얻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이상히 여기면서. 그 이유가 궁금하여 오히려 재촉하여 물었다. "꾀꼬리를 잡는데 무슨 교훈을 얻었는지 그 사실을 상세히 아뢰렸다."

소유자는, "조금 전에 신(臣)이 후원에 와서 새를 찾아 활솜씨를 시험해 보려 했는데, 갑자기 나무 위에서 매미 한 마리가 소리 높여 울더군요. 그래서 머리를 들어 처다 보니 나무 중간 쯤 매미 한 마리가 붙어 길게 울고 있는데 바로 뒤에는 사마귀 한 마리가 두 팔을 내어 밀고 막 매미를 덮치려고 하고 있지 않겠어요? 그러나 매미는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울고 있으니 사마귀는 틀림없이 아침 식사로 잡았다 생각했겠지요. 그런데 천만 뜻밖에도 그 사마귀 뒤에는 황작(黃雀) 한 마리가 조용히 앉아서 사마귀를 노려보며 그도 사마귀를 잡아먹으려고 온 정신을 기울여 주시하고 있더군요. 신은 그 때 활을 잡아당기고는 바로 쏘질 않았고. 사마귀가 팔을 뻗어 매미를 잡자 꾀꼬리가 확 덮쳐 사마귀를 잡아 한 입에 넣어 막 삼키려는 찰나에 신이 꾀꼬리를 조준하여 활을 쏘니까 꾀꼬리가 맞고 땅으로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제가 달려가 그 꾀꼬리를 주우려다 옆에 연못이 있는 것을 모르고 발을 헛디디어 물에 빠지는 바람에 이렇게 온 몸이 물에 젖었습니다. 사마귀와 꾀꼬리가 다 같이 눈앞의 이익만을 탐내고 뒤의 위태로움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다가 그러한 결과가 생겼다고 신은 생각했습니다. 제자신도 똑 같은 과오를 저질렀음을 깨달았습니다. 이 얼마나 귀중한 교훈입니까?"

왕이 듣고는 무언가 한참동안 깊이 생각하더니 소유자의 언중(言中)의 말뜻을 깨달아 초나라를 침공할 계획을 포기하였다.

고집불통인 오왕(吳王)이 소유자(少孺子)의 간언에 언뜻 교훈을 얻어 자기를 돌아보고 고집을 접은 행동은 다행한 일이며 왕 또한 보통 인물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숨을 담보로 과감한 간언을 보낸 소유자는 보통사람으로는 해낼 수 없는 역사에 남을만한 선비요 충신이다.

이 고사는 위정자나 사회고위층 인사 일수록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출세욕이 강한 고위공직자나 재물에 욕심이 많은 소인배들에게 많이 인용되고 있다.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리는 존재들! 자기를 노리는 또 다른 천적(天敵)의 위협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음이 새삼 뭇 사람들에게 오히려 교훈이 된다.

채근담(菜根譚)은 아래와 같은 가르침을 준다.

"나아갈 때 물러섬을 생각하면 오도가도 못 하는 재앙을 막을 수 있고, 손을 델 때 손 뗄 것을 생각하면 이도저도 못 하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進步處, 便思退步, 庶免觸藩之禍. 著手時, 先圖放手, ?脫騎虎之危./진보처, 변사퇴보, 서면촉번지화 저수시, 선도방수, 재탈기호지위.)

觸藩之禍(촉번지화)는 숫양이 마구 내달리다가 뿔이 울타리에 처박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 것.

騎虎之危(기호지위)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 내릴 수도 없고 그냥 있을 수도 없는 처지. 내리면 호랑이게 잡아먹히기 때문.

요즈음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정치인들의 행태가 꼭 당랑(螳螂)과 황작(黃雀)의 처지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권력의 벼랑 끝에 서 있으면서도 곧 끝날 마감시대를 인식치 못하고 법과 규정을 마음대로 고치고, 백성들의 고혈을 자기 마음대로 남발하여 나라의 위태로움까지 처해져 있음을 알지 못하고 있으니…… 얼마 후에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장상현/ 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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